지난 96년 스위스의 시바가이기(Ciba Geigy)와 산도즈(Sandoz)의합병으로 탄생된 세계 최대의 제약업체 노바티스(NORVATIS)는 메가머저의 가장 대표적인 성공사례중 하나로 꼽힌다. 합병 후 총자산이 58조원에 이르는 세계 최대의 생명과학 및 농화학 회사로 발돋움한 노바티스(라틴어로 새로운 기수 라는 뜻)는 세계시장 점유율4.7%로 시장의 선두자리를 차지하는 막강한 기업이 됐다. 특히 각자 중복되지 않는 분야에서 경쟁력을 갖춘 두 기업이 상호 보완적인 합병을 통해 시장 지배력을 키웠다는 점에서 시바가이기와 산도즈의 합병은 메가머저의 위력을 유감없이 보여주는 케이스다.●합병전 두 회사합병전 시바가이기는 세계 제3위의 제약사로서 지난 70년시바(Ciba)사와 가이기(Geigy)사가 합병돼 탄생했다. 시바가이기는지속적으로 군소 제약업체들과의 합병을 통해 종자분야 유전백신분야 등으로 진출하면서 사업을 다각화, 세계적인 화학업체이자 제약업체로 성장했다. 주요 핵심 사업부문은 의료 및 의약부문, 농화학부문, 산업부문 등으로 콘텍트렌즈나 류머티스 치료제, 제초제 살충제 항균제 접착제 합성제 등을 생산해 왔다.1886년에 설립된 산도즈사의 주요 사업분야는 제약과 영양학 부문.이 회사도 역시 인수합병 및 비핵심 사업부문 매각을 통해 사업을강화시키며 성장해왔다. 즉 미국의 완더 그룹,독일의자두니(Zaadunie)사, 미국의 시스테믹스사 등을 인수해 영양학분야 종자분야 생물공학 분야에 잇달아 진출했다. 주요제품으로는 이유식 혈관투입액 등이었다.●경쟁환경변화기존 제약업체들에게 신제품 개발은 성장의 핵심이었다. 이에 따라연구개발(R&D)투자나 효과적인 마케팅에 전념하는 것 만으로도 제약업체들은 충분히 성장할 수 있었다. 그러나 90년대 중반에 접어들면서 고객 제품 유통채널 규제 등이 변하고 업체간의 경쟁이 치열해짐에 따라 제약업계는 기존의 특허권을 획득하는 단조로운 경영전략 외에 새롭고 다양한 전략과 역량이 필요하게 됐다.대표적인 환경 변화로 사설 의료보험기관 성격의 MCO(Managed CareOrganization)가 등장한 것을 들수 있다. 미국을 중심으로 치솟는 의료비용에 대한 대응으로 MCO들이 등장하면서 의약제품 선택에 있어 가장 큰 영향력이 기존의 의사에게서 MCO로 옮겨가게 됐다.이러한 MCO들은 제약회사들과 보험 대상제품에 대해 조정하는 권한이 있었기 때문에신약 개발이나 가격 설정에 있어서도 제약회사에 대해 큰 영향력을행사했다. 이에 따라 제약회사는 MCO가 요구하는 제품의 효능이나서비스에 대한 객관적인 입증자료를 구비해야 하는 과제를 안게 됐다.둘째 환경 변화는 전자 상거래의 확대다. 처방전이 필요 없는 일반약품을 중심으로 전자 상거래에 의한 판매가 활성화되면서 제품의브랜드력을 갖추는 일이 시급해지게 되었다. 셋째는 세계 유수의제약업체들이 기존 선진국 시장의 성숙에 따라 수익성 저하를 만회하기 위해 인도 브라질 중국 등 개발 도상국으로 적극적인 진출을모색하지 않을 수 없게 된 것이다.●합병의 태동세계적인 시장변화에 대처하기 위해 제약업체간의 합병이 늘어나기시작했다. 과거의 합병은 영업권이나 특허권을 확보하기 위해 비교적 소규모 업체들 사이에서 일어났던데 반해 90년대에는 규모의 최적화를 확보하고 새로운 경쟁우위를 확보하기 위한 대규모 업체간의 합병이 활성화됐다. 영국의 글락소와 웰컴, 스웨덴의 파머시아와 미국 업존의 합병 등이 대표적인 예다.이러한 상황하에서 시바가이기와 산도즈는 합병을 검토, 양사간 합병에 따른 시너지 효과와 적합성 분석을 실시했다. 두 회사는 성공적으로 합병을 할 경우 경쟁력을 갖춘 최적 규모의 달성으로 전세계 시장 점유율 1위로 부상하는 게 가능하고 중복업무 제거를 통한원가절감 효과가 클 것이라는 결론에 도달했다. 또 두 기업의 제품구성이 일부에 국한되어 상호 보완적인 성격이 강할 뿐더러 합병후 확대된 자본금을 통해 R&D 투자를 늘려 시너지를 통한 연구개발성과 확대가 가능하다는 분석도 나왔다. 전세계 1백40여개 국가에서 운영하고 있는 기존 사무소를 활용하면 미진출 지역에도 보다손쉽게 접근할 수 있다는 점도 합병의 효과로 파악됐다.●합병의 성공요인시바가이기와 산도즈의 합병이 성공적으로 완수될 수 있었던 요인으로는 크게 두가지를 들수 있다. 하나는 합병절차가 체계적이고구체적으로 계획됐다는 점이고 다른 하나는 공유문화의 정착을 위해 인트라넷을 적극 활용했다는 것이다.우선 두 회사는 합병을 진행하면서 앤더슨컨설팅의 조언을 받아 시너지 효과를 극대화 할 수 있는 공유 목표에 합의했다. 또 이를 합병 과정에서 발생한 모든 선택의 문제에서 판단기준으로 삼았다.시너지를 창출할 수 있는 제약 농화학 영양학 부문으로의 사업집중과 신속한 사업구조 재조정을 통한 조기 안정화 추구, 그리고 지속적인 R&D투자 등이 공유 목표였다. 이 공유 목표 달성을 위해 합병과 동시에 비핵심사업 부문의 매각을 결정할 수 있었다. 비핵심 사업부문의 매각을 통해 합병에 수반되는 비용을 조달하고 R&D 투자를 지속할 수 있는 자금을 확보했다. 시너지를 창출할 수 있는 사업 부문만 운영하게 됨으로써 인원 및 원가를 절감하고 합병이후나타날 수 있는 시장 독점 우려를 불식시켜 유럽연합(EU)과 미국연방통상위원회(FTC)의 승인을 획득할 수 있었다.두 기업이 합병되고 난 후 가장 먼저 한 것은 노바티스가 앞으로나아갈 발전 방향 즉, 미래 비전을 설정한 것이었다. 앤더슨 컨설팅의 M&A 접근법에 따라 우선 기업의 새로운 모습에 대한 명확한정의를 내린 후 그것을 바탕으로 사업 운영에 대한 설계를 순차적으로 해 나갔다.노바티스의 경우 초기 1년은 기존 사업을 원할하게 유지하면서 미래 설계를 하는 사전단계로 진행했으며 그후 2년은 사업혁신의 단계로 계획에 따라 유기적으로 진행시켰다. 초기 단계에서는 두 조직의 통합화, 안정화가 가장 우선 목표였다. 이 단계에서의 성공이다음 단계인 시너지 효과를 내기 위한 사업 전략을 세우고 실천해가는 과정을 뒷받침한 것이다. 초기단계의 작업내용중 한 예가 고객관리 통합이다. 즉 두 기업의 고객에 대한 데이터베이스를 연계하고 새로운 관리체계를 확립했으며 합쳐진 고객 분석을 위해 추가자원을 투입했다. 이후 통합된 고객관리 계획을 수립하고 고객 세분화 작업 등을 수행, 확장된 고객으로부터 야기되는 모든 부작용을 해소하면서 동시에 기존의 두 기업 고객에 대한 매출을 극대화할 수 있는 체계를 마련했다.또 노바티스는 조직의 모든 관계자를 동원해 운영목표와 운영원칙을 신속하게 정의하고 비전을 구체화했으며 앤더슨컨설팅의 BI(사업통합모델)에 근거해 사업운영 모델을 설계했다. 노바티스는 「생명과학에서의 새로운 기술(New Skills in the Science of Life)」을 새로운 비전으로 설정하고 핵심사업 가치와 핵심전략을 세워 그에 따라 운영모델과 마스터플랜을 수립했다.노바티스 합병의 두번째 성공요인은 공유문화 정착을 위해 인트라넷을 이용한 효과적인 커뮤니케이션 네트웍을 개발한 것이다. 전세계에 산재한 거대 조직의 공유문화를 가장 효과적으로 전달할 수있는 기술로 인트라넷을 선정해 이를 가장 중요한 전달 채널로 활용했다.두 회사 합병이전에도 인트라넷을 R&D 등에서 활용하고 있었으나합병 이후 새로운 회사를 알리고 기업문화를 개혁하기 위한 커뮤니케이션 수단으로서 인트라넷을 더욱 적극 활용한 것이다.진행과정은 먼저 팀을 구성하여 네비게이션 툴을 만들고 게시판 기능을 활용해 새 회사의 전략, 형태, 업무흐름에 대한 정보를 제공했다. 또 전문분야 지식을 저장할 수 있는 「지식 시장(KnowledgeMarketplace)」이라는 데이터 베이스를 구축해 공동기업이라는 의미를 창출했다.●합병의 효과성공적인 통합 후 안정단계에 들어간 노바티스는 세계시장에서 굴지의 제약업체로 명성을 날리고 있다. 생명과학 농화학 부문에서세계1위, 의료 및 의약부문에서 세계2위, 총시장 점유율은 글락소웰컴을 제치고 1위를 기록했다. 특히 주식시가총액은 합병전 7백억스위스프랑에서 합병후 1천억 스위스 프랑으로 증가했다. 총 20억스위스프랑의 원가절감 효과를 거둬 합병전 각각29억스위스프랑(시바가이기)과 26억 스위스프랑(산도즈)이었던 매출총이익이 96년에는 49억 스위스프랑, 97년엔 67억 스위스프랑으로 증가했다.결론적으로 노바티스는 합병을 통해 최고의 경쟁력과 규모의 경제를 달성해 사업의 범위와 깊이를 더하고 최고의 구성원을 확보 유지할 수 있게 됐다. 또 회사 이미지 신장으로 고객층이 확대됐을뿐 아니라 지적 재산권이나 영업권을 위한 협력 제휴에서 더욱 유리한 위치를 차지하게 됐다.◆ 합병의 성공과 픗?요인기업간 인수·합병 (M&A)이 성공하는 확률은 선진국에서도 16%에불과하다. 그만큼 기업간 합병이 생각처럼 쉽지만은 않다. 서로 다른 기업이 만나 하나가 되는 M&A를 성공적으로 이끌려면 조심하고챙겨야할 문제가 한두가지가 아니다. 전문가들은 M&A를 성공시키려면 사전단계부터 협상, 통합을 위한 사후단계에 이르기까지 상세하고 치밀한 준비가 필수적이라고 조언한다. 특히 기업 합병 등의 경험이 부족한 한국기업들은 더욱 세심한 주의를 기울일 필요가 있을것이다. 기업 M&A에 풍부한 경험과 노련한 노하우를 가진 외국기업과의 합병이라면 더욱 철저한 준비가 요구된다. 앤더슨 컨설팅이제시하는 M&A의 5가지 성공원칙과 5가지 실패요인을 소개한다.◆ 성공을 우한 5가지 원칙1 통합 비전을 먼저 수립하라: M&A 성사전이나 직후에 가장 먼저할 일은 새롭게 탄생될 기업이나 조직이 추구해야 할 비전을 수립하는 것이다. 이 작업이 빨리 이뤄져야 합병으로 인한 조직내 혼돈과 불안을 최소화할 수 있다.2 리더가 중요하다: 새로운 기업을 이끌 도전적이고 창의적이며 신념있는 리더가 반드시 있어야 한다. 그 리더를 뒷받침해 줄 실무차원의 중간 경영층 역할도 중요하다.3 변화 속도를 빨리하라: M&A가 이루어진후 일어나는 조직간 융합과 변화를 2년안에 달성하도록 하라. 통합 기간이 길어질수록 실패확률도 커진다.4 최고의 중개자를 선택하라: 법적 회계적 재무적 측면에서 여러가지 전략적 조언을 해줄 수 있는 신용있고 실력있는 중개자를 갖는것은 M&A의 필수다.5 계층간 의사 소통을 원활히 하라: 주주 경영자 이사회간의 원활하고 지속적인 유대관계를 유지시켜 주고 보다 효율적인 의사결정을 가능케 할수 있는 의사소통 체계를 M&A의 초기단계부터 운영하는 게 필요하다. 이는 M&A 진행과정에서 발생하는 각종 문제를 신속히 해결하고 궁극적으로 합병을 성공으로 이끄는 핵심이다.◆ 실패를 부르는 5가지 요인1 재무적 차익에 치중: M&A를 하면서 전략적 시너지 보다 재무적차익에만 급급하면 단기적으론 이익을 볼지 모른다. 그러나 중장기적으로는 기업의 경쟁력을 약화시키는 경우가 허다하다.2 지나친 기대: M&A를 통한 혜택을 지나치게 기대하는 것은 금물이다. 보통 M&A 진행은 2년 안에 신속히 이루어져야 하나 그 효과는보다 중장기적으로 나타난다는 점을 유념해야 한다.3 서로의 의견 조율 부족: M&A의 목적, 진행절차, 의사결정 과정,조직및 인력 처리문제 등에 대해 합병 당사자간의 의견 조율이 부족한 것은 M&A실패의 가장 큰 요인이다.4 내부자원의 통합능력 미흡: 이질적 조직 통합에 따른 각종 자원의 재배치, 통합에 관련된 조정능력의 부재도 M&A실패확률을 높인다.5 최고 경영층의 관심 저하: 합병 협상이 성사되면 그 전까지 고조됐던 최고 경영층의 관심이 급격히 낮아지기 일쑤다. 이는 M&A진행에 장애를 초래해 실패로 귀결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