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본주의의 엔진은 인센티브 시스템이라 할 수 있다. 경제적 유인에 의해서 움직이는 인간의 속성을 무시했기 때문에 사회주의 국가들은 몰락했고 또 몰락해가고 있다. 최근 우리 사회에 만연하고 있는 도덕적 해이 현상도 감시감독만으로 해결할 수는 없다. 인센티브 시스템의 재구축이 동시에 이뤄져야 한다.기업의 성장과 이윤 엔진도 인센티브에 의해 돌아가긴 마찬가지다.경영자들이 자신들의 이익을 기업 이익과 일치시키도록 유인되지않는다면 기업의 성공은 기대하기 어렵다. 많은 유형의 기업 구조조정이 경영자 인센티브의 개선을 목적으로 이뤄진다는 것은 전혀놀라운 일이 아니다. 지금 재벌그룹들이 추진하고 있는 구조조정도그 효과의 극대화를 위해선 이런 부분에 더 많은 관심을 기울여야한다.재벌 조직은 지난날에는 효율적이었는지 모른다. 그러나 지금처럼복잡하고 급변하는 경영환경에선 재벌총수나 본부 조직이 의사결정에 필수적인 충분한 정보를 획득하기가 어렵다. 예컨대 지난 60년대말에 등장했던 미국의 거대 복합기업(Conglomerate)들이 80년대들어 대부분 자취를 감춘 것도 정보문제에 그 원인이 있었다. 각사업부 경영자들은 자신들의 사업부문을 성장시키기 위한 로비에만관심을 보였고 정확한 정보의 제공에는 인색했다. 이런 상황에서사업부문간 효율적 자원배분을 기대하기는 어려우며 이런 문제들이복합기업의 잠재적 시너지 효과를 상쇄시켜 버린 것이다.최근 발표된 재벌들의 구조조정 계획에는 경영자들의 인센티브를개선시킬 수 있는 내용들이 포함돼 있다. 그동안 그룹 전체를 단일회사처럼 경영해온 점을 감안하면 그룹사 일부를 계열분리한다는것은 사실상 기업분할에 해당한다. 기업분할은 경영자들의 인센티브를 크게 개선시킨다. 이러한 효과는 사업부 또는 계열사간의 상호보조가 불가능해지고 경영자 보상이 그 회사만의 경영성과에 보다 밀접하게 연계될 수 있기 때문에 생겨난다. 이번 구조조정에서일부 그룹이 상당수 기업의 계열분리를 계획하고 있으나 더 많은그룹들이 이러한 대안을 고려해 볼 필요가 있다.이사회 중심 경영을 통해서 계열사들을 실질적으로 독립 경영시키는 것도 경영진의 인센티브를 크게 개선시킬 것이다. 상당수 그룹들이 이를 천명하긴 했으나 실질적으로 독립경영을 할지는 두고 볼일이다. 독립경영이란 비시장 가격에 의한 내부거래, 자금지원, 인력지원 등을 배제하고 경영의사 결정을 계열사 단독으로 하는 것을의미한다. 각 계열사가 독자적인 의사결정체제를 갖추고 독립경영만 된다면 문어발식 경영이란 더 이상 의미가 없게 되며 재벌은 사실상 해체되는 것이나 다름 없다.경영자들의 인센티브를 개선하는 더 좋은 방법은 이들의 주식보유비율을 획기적으로 높이는 것이다. 선진국 기업들의 구조조정은 자주 사업부를 그 경영자들이 차입과 출자를 통해 매입하는 경영진매수(Management Buy-out) 방식으로 이루어진다. 이 방식을 통해 사업부 경영자들이 부채비율이 높은 회사의 대주주이자 최고경영자로변신하게 되면 그들의 행동과 사고방식은 크게 달라진다. 금융시장이 발달되지 못하고 고금리 상태에 있는 우리의 여건에선 이런 구조조정 방식의 이용이 쉽진 않겠지만 고려대상에는 넣어볼 수 있을것이다.앞으로 순수지주회사제가 도입될 것으로 보이지만 지주회사 설립을통해 소기의 성과를 얻으려면 무엇보다도 자회사들간에 상호보조나어느 일방에 도움이 되는 거래를 지양하고 완전한 독립경영을 실시하는 것이 중요하다. 경영자들의 주식보유가 없거나 미미한 경우에는 강력한 성과급제를 시행해야만 그들의 이해가 주주들의 이해와일치되고 기업가치 극대화가 명실상부한 경영목표가 될 것이다. 과거에는 경영자들에게 직장과 승진기회를 주는 것만도 대단한 인센티브였고 아직도 그런 측면이 없진 않다. 그러나 점차 노동시장을통한 직장이동이 쉬워지고 창업 등의 기회도 확대되고 있기 때문에경영진에 대한 보상체계를 이용한 인센티브 부여의 중요성은 더욱커지고 있다.최근의 재벌 구조조정의 주요관심은 부채비율의 하향조정을 위한사업 또는 지분매각과 계열사 축소에 두어지고 있지만 경영성과 향상을 위한 인센티브 시스템의 구축에도 많은 관심을 기울일 필요가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