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경제에 대한 우려가 높아지면서 주가가 다시 하락세를 보이고있다. 종합주가지수는 5월들어 3백60대에까지 떨어졌다. 이같은 주가지수는 IMF구제금융이 결정된 후 최저점인 지난해 12월24일의351.45에 가까운 수준이다.이번 주가를 하락시킨 요인은 금융기관과 기업의 구조조정이 가시화되지 않고 있는데다 수출증가가 지속될지에 대한 의구심, 엔화약세나 위앤화평가절하 가능성 등 동아시아경제에 대한 위기감, 정부정책의 혼선과 노동자시위 등으로 요약된다. 주가상승을 이끌어온외국인투자자들이 노동안정과 구조조정이 가시화될 때까지 지켜본다는 입장이어서 주가반등은 당분간 어려운 상태다.향후 주가는 결국 최대매수세력인 외국인투자자들이 과연 주식매입에 나설 것이냐에 달려 있다. 외국인들은 현재 파업가능성에 가장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최근 외국인들의 매수세가 위축된 것도노동자시위에 대한 우려가 크게 작용하고 있다. 만일 파업이 대대적으로 일어날 경우 대규모 매도사태는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외국인들은 구조조정의 향방에도 촉각을 세우고 있다. 정부가 외국인들의 시각에서 합리적인 구조조정방안을 제시하면 긍정적인 방향으로 전개될 것으로 보인다. 물론 여기에는 노조와 국민들로부터저항을 받지 않아야 한다는 한계가 뒤따른다.현재 정부는 7월까지 은행과 리스산업에 대한 구조조정을 끝낼 방침이다. 따라서 6월에는 정리대상이 될 금융기관으로부터의 자금인출사태가 예상된다. 은행들도 대출회수 및 매입외환과 신용장 개설축소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이 과정에서 추가부도의 발생도 예상된다.환율과 금리의 향방도 외국인투자를 좌우하는 큰 변수다. 최근 환율은 풍부한 외화예금을 바탕으로 안정된 국면을 유지해 왔으나5월들어 무역수지흑자의 축소, 외국인 주식자금유입의 저조, 파업발생 가능성 등으로 다시 1천5백달러대로 상승할 기미를 보이고 있다. 금리도 6월의 은행 리스 대기업의 구조조정을 앞두고 또 한차례 상승할 공산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다.동남아국가의 불안 또한 외국인투자에 걸림돌로 작용하고 있다. 특히 인도네시아의 소요사태로 아시아각국은 주가가 폭락현상을 보이고 있다. 이번 사건을 계기로 일부 외국인투자자들은 아예 아시아금융계에서 발을 빼려하고 있다. 한동주 대우증권 투자전략팀 연구위원은 『현재 외국인들은 국내적으로 파업과 환율 동향에, 대외적으로는 아시아사태에 가장 신경을 곤두세우고 있다』고 말한다.주가는 수급면에서도 공급과잉상태다. 유상증자규모가 3월에1조5천억원, 4월에 7천억원 수준이었으나 5월과 6월에는 각각1조4천억원과 1조6천억원에 달하고 있다. 기관의 매도물량도 은행증권 투신사를 중심으로 매월 3천억~5천억원에 달할 전망이다. 올해 내내 금융기관과 대기업들이 구조조정을 위한 자금소요 및 자본확충을 위해 매월 1조원 이상 유상증자할 것으로 보인다. 현재와같은 고금리상태에서 개인투자자의 주식매입도 기대하기는 어려운상태다.정부는 주가하락을 막고 구조조정을 원활히 추진하기 위해 다각적인 대책을 검토하고 있다. 5월중 외국인 주식투자한도의 전면확대를 앞당기고 한전 포철 등 공기업의 외국인투자한도를 늘리기로 했다. 3/4분기 이후 허용하려던 뮤추얼 펀드를 당초 계획보다 앞당겼다.현재 주가수준은 환율기준으로 IMF 구제금융 이전의 최저치보다 다소 높은 수준이다. 김성권 한화증권 리서치팀장은 『정부의 금리인하방침 등 호재가 있으나 6~7월의 은행과 리스 및 대기업의 구조조정을 앞두고 금융시장의 불안감이 증시를 지배, 주가가 3백50까지하락할 가능성도 있다』고 전망한다. 그러나 그는 『노사문제가 잘정리될 경우 주가상승 가능성도 높다』고 말한다. 한동주 연구위원도 『노사정합의가 이뤄지고 구조조정의 방향이 가닥을 잡을 경우현재의 주가를 저점으로 3, 4개월 후에는 6백선을 넘을 것』이라고 내다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