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맛,가격,서비스」. 음식점경영 성패를 좌우하는 3대요소이다. 굳이 서열을 매긴다면 맛이 으뜸요소이다. 그러나 IMF상황에서는 가격과 서비스도 맛못지 않게 중요하다. 적절한 가격에 종업원의 친절한 서비스가 곁들여지지 않으면 그 맛은 「맛」을 잃기 때문이다.소문난 「맛집」이 되려면 이 3대요소를 잘 조화시키는 것이 필요하다. 특히 식도락가들이 즐겨찾는 별미집들은 대부분 맛과가격,서비스를 잘 버무려 성공을 거뒀다.서울 강남구 삼성동 선릉로 우원빌딩 1층에 있는일식집「길상」(사장 윤경숙)은 특화된 메뉴와 서비스로 성공를 거둔 대표적인 음식점에 속한다. 개업한지 6개월밖에 되지 않지만 맛과 서비스가 입에서 입으로 전해져 점심시간은 물론 저녁시간에 항상 손님들로 북적거린다. 특히 대학교수, 정치인, 이사급이상 회사임원들이 즐겨찾는다.길상의 주메뉴는 일식특정식. 회도 먹고 회에 곁들여져 나오는 다양한 음식도 즐길수 있는 코스요리로 가격(1인분)은 3만원이다. 회정식은 길상이 보통사람들도 고급회를 즐길수 있도록 하고 이를 통해 불황을 타개하기 위해 개발했다. 이른바 IMF메뉴인 셈이다. 종업원의 안내를 받아 좌석에 앉으면 먼저 참치뱃살부분, 농어, 광어, 도미, 방어 등이 놓인 모둠회가 나온다. 회 재료인 생선은 참치를 제외하고 전부 전남 고흥군 녹동항에서 직송해 사용한다. 윤경숙사장은 『음식점의 대고객에 대한 최대 서비스는 맛이고 일식집 맛은 다름아닌 싱싱한 생선이 좌우하기 때문에 청정해역 생선을직송해 쓰고 있다』고 말했다.회를 먹고 나면 광어,도미 등을 재료로 쓴 생선초밥-새우튀김-도미머리조림-조기구이등이 차례로 이어진다. 아무리 먹성이 좋은 사람이라도 코스요리가 이 단계에 이르면 포만감을 느끼게 된다. 그러나 코스요리는 여기서 그치지 않는다. 성게알과 날치알, 참기름 등을 넣어 만든 솥밥이 이어지고 마지막으로 광어와 도미 서덜로 만든 매운탕이 제공되는 것으로 특정식코스는 끝난다. 1인분에 2만원인 보통 정식은 회로 참치대신 새우가 오르고, 도미조림이 빠진다.저녁시간대는 회정식과 함께 생선회(5만원, 7만원 두종류)도 먹을수 있다.◆ 음식점 대고객 서비스의 으뜸은 ‘맛’기본적으로 나오는 밑반찬도 맛깔스럽다. 밑반찬중 전북 남원출신할머니가 만들어 내는 「겉절이」는 별미이다. 이 겉절이는 된장과배, 양파를 섞어 3일동안 숙성시켜 만든 전통소스가 버무려져 식탁에 오르는데 밑반찬중 가장 먼저 바닥이 난다. 한마디로 길상은 음식점의 대고객 서비스 으뜸요소인 맛으로 승부를 걸고 있는 셈이다.맛도 맛이지만 종업원의 서비스도 어느 업소에 뒤떨어지지 않는다.주방장은 물론 서빙하는 아가씨등 모든 종업원이 서비스마인드로무장,항상 활기찬 목소리로 손님을 맞는다.종업원들이 팁을 받지 않는 것은 길상의 고객에 대한 서비스수준이어느 정도인지를 잘 보여준다. 사실 일반음식점에서는 식대외에 종업원들에게 1만원내지 2만원정도의 팁을 주는 것이 일반화돼 있지만 길상은 「노팁」이다. 손님들이 나갈때면 주방장과 아가씨들은카운터까지 나와 정중히 배웅한 뒤 곧바로 자기위치로 돌아간다.자칫 카운터에서 머뭇거리면 손님들에게 공연히 팁에 대한 부담을줄 수 있어서다.종업원들이 팁을 받지 않는 대신 윤사장은 이에 걸맞는 대우를 해주고 있다. 이 업소 종업원들은 주방장이든, 주방에서 허드렛일을하는 아주머니든 어느 누구할 것 없이 다른 업소 종업원보다10만~20만원정도를 더받는다. 손님에 대한 최상의 서비스는 최고의대우를 해줄 때 가능해 윤사장은 자신이 수입을 적게 올리더라도봉급은 다소 후하게 주고 있다.IMF한파가 가시화된뒤 매상이 다소 줄어 「임금조정」을 할까 했으나 이를 포기했다. 이런 방식으로 2년정도 버티다보면 「별미집중의 별미집」으로 도약할수 있는 자신감이 있기 때문이다. 길상은불황기에 음식점이 무엇으로 승부를 걸어야 하는지 벤치마킹해도좋은 업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