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세리 롱런할 수 있을까」.사실 이런 질문에 대한 대답은 성급한 것일 수밖에 없다. 나이20세에 메이저우승을 차지한 선수가 롱런 못할 수도 없고 롱런 못한다고 단언할 사람도 없기 때문이다.박세리의 향후 가능성은 이제까지의 골프역사에서 추정할 수 있다.골프의 미래는 「어느정도의 재목감이냐」가 핵심이다. 박은 미국투어 초년생으로서 메이저대회인 98 LPGA챔피언십에서 우승, 큰 재목임은 증명했다. 박세리가 큰 재목임을 전제로 하면 그 미래의 예측은 「역사적 비교」와 「단기적 비교」 등 두가지 방법이 있다.역사적 비교는 낸시 로페즈(41, 미국)를 예로 들면 된다. 박세리만한 출발로 세계골프계를 풍미한 인물은 많지만 그중 대표적 선수는 역시 로페즈. 로페즈는 프로 초년생이던 1978년(당시 21세)LPGA 챔피언십을 비롯, 무려 9개 대회에서 우승했고 그중 5개 대회연속우승은 아직도 그 기록이 깨지지 않고 있는 연속우승 신기록이다. 로페즈는 그해 신인왕과 올해의 선수, 그리고 평균타수부문1위에 수여되는 베어트로피를 수상했다. 로페즈는 20여년의 프로캐리어에서 총 48승을 거두었고 1991년 명예의 전당에 헌액됐다.현존하는 「전설적 골퍼」인 낸시 로페즈와 박세리를 직접 비교하기는 불가능하다. 그러나 로페즈의 캐리어는 박세리의 캐리어가 될수 있다. 로페즈는 프로테스트에 합격한 77년 이후 22년째 미국투어에서 뛰고 있고 나이 40이 넘은 지난해 치크필 채리티챔피언십에서도 우승했다. 지난주까지 총 상금누적액은 5백11만9천달러로 총상금랭킹 5위이다.우승경쟁이 더 할수 없이 치열해진 요즘 골프를 감안할 때 박세리가 로페즈만한 성취를 거두기는 극히 힘들다고 봐야 한다. 그러나선수 수명적 측면에서는 향후 20여년 동안의 활약이 가능하다. 골프는 여러 운동중 유일하게 「40대까지(여성의 경우) 할수 있는스포츠이고 실제 40대 우승도 많다. 박세리가 앞으로 몇승을 더 거둘지는 아무도 모르지만 그녀의 기본적 전력이나 승부욕을 감안하면 분명 우승은 계속될 것이고 오랜기간 투어 활동이 가능할 것이다.최근의 비교대상자로는 캐리 웹(23, 호주)과 애니카 소렌스탐(27,스웨덴)을 손꼽을 수 있다. 캐리 웹은 초년생이던 96년 첫 출전대회에서 2위를 한후 바로 그 다음대회인 헬사우스에서 우승을 거머쥐었다. 그녀는 루키로서 4승에 성공했고, 루키로서 단일시즌 상금1백만달러를 돌파하며 상금랭킹 1위가 됐다. 웹의 첫해 전과는 믿을 수 없을 정도의 성취로 그녀는 95년 상금왕인 소렌스탐과 데뷔첫해부터 라이벌 관계를 형성했다. 현재 소렌스탐은 총상금랭킹14위(3백13만6천달러), 웹은 23위(2백33만2천달러)를 마크하고있다. 기껏해야 프로경력 3~5년차인 이들의 상금이 엄청난 것은 요즘의 상금액이 로페즈시절의 상금과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올랐기 때문이다.한편 동양선수로 미 LPGA투어를 평정한 선수로는 일본 여자프로골프의 대모인 오카모토 아야코(47)가 있다. 오카모토는 지난 81년부터 92년 사이 미투어에서 총 17승을 올렸다. 총상금 랭킹은19위(2백74만3천달러). 오카모토의 성공은 세계무대에서의 아시아여자프로의 가능성을 최초로 입증했다는 의미가 있다.결론은 다음과 같은 추리로 대신한다.『미국투어에서 연간 1승이면 그자체가 큰 성공이다-박세리는 물론추가적 우승이 가능하다-그러나 앞으로 수개월 동안 우승이 없으면다시 슬럼프 운운하는 소리가 나올 것이다-장기적 관점에서 그녀는오카모토만큼의 성취가 가능하다-그러나 로페즈만한 성취는 시대적핸디캡이 크다-이상의 추리는 이번 우승으로 인한 우리 모두의 도취에도 근거한다. 그리고 덧붙인다면 장기적으로 그녀 골프인생은결혼이 좌우할 것이다』가 아닐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