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징어나 땅콩, 라거 있어요.』OB라거맥주의 CF에 등장하는 영화배우 박중훈씨와 김혜은씨가 『이럴땐 ....우리 뽀뽀나』라며 분위기를 잡는 순간 훼방꾼으로 나타난 최종원씨. 최씨는 청춘남녀의 데이트를 짓궂게 방해하며 맥주를판다. 이같은 코믹스런 광고로 최씨는 일약 무명에서 대중적 스타로 부상했다. OB맥주가 수도권지역에서 하이트맥주를 추월하는데결정적으로 기여했다. 이를 인정받아 3번째 연장계약을 맺었다. 최씨의 「코믹CF연기」가 진가를 인정받은 것이다. 이같은 이미지는휴렛패커드사의 복사기 광고로도 이어졌다. 「곱추춤을 추는 CF」에 출연한 것이다. 최씨는 IMF한파로 인기에 걸맞는 출연료를 받지못했던 「OB라거맥주CF」의 아쉬움을 다소나마 달랠 수 있었다.그러나 이같은 「코믹연기」가 최씨의 진면모는 아니다. 「오로지연극이 하고 싶어서」라며 68년 태백공고를 졸업하고 1년간 근무하던 함태탄광을 박차고 무작정 상경할 정도의 「깡따구」도 배어있다. 연극인들의 권익을 옹호하기 위해 연극협회를 조직하거나 문화예술을 이해하는 후보라며 김대중대통령을 위해 지난 대선기간 선거유세원으로 TV에 출연한 것도 최씨의 「철학」을 엿보게 한다.최씨는 최근 이같은 「진지함」을 또한번 보여주고 있다. 올해 3월고려대학교의 최고경영자과정인 「산업정보대학원」에 진학한 것.「IMF체제」「외환위기」등 전국민의 입에서 회자되는 경제현상을좀더 체계적으로 이해하고 싶어서다. 특히 자신이 지난 대선기간중지지한 김대중 대통령이 「IMF체제 조기극복」을 국정의 최고목표로 내세우면서부터 경제현상을 좀더 진지하게 알고 싶었다. 최씨는『경제현안의 해결방안을 둘러싸고 강사로 나온 대학교수와 기업체경영자나 고위공직자 등 수강생 사이에서 벌어지는 설전을 관심있게 지켜보고 있다』면서 『경제문제해결도 연극처럼 「앙상블(조화)」이 요구된다는 것을 절감하고 있다』고 소감을 밝힌다. 즉 연극의 미적 가치를 완성하기 위해 출연자들이 스스로를 낮추는 것과마찬가지로 경제현안을 해결하기 위해 모든 경제주체들이 조금씩양보하는 자세가 아쉽다고 얘기한다. 특히 너무 조급하게 문제를해결하려는 태도는 자칫 상황을 더욱 악화시킬 뿐이라고 지적한다.무명배우로 오랜 세월을 지내온 최씨로서는 당연한 결론이다. 「기다림의 미학」에 익숙하기 때문에 출범 6개월도 안되는 현정부의경제정책을 공격하는 정치인들과 경제인들 그리고 언론에 대해 매우 비판적인 반응을 보인다. 「철학있는 CF모델」최종원씨. 그는6월부터 KBS-TV가 「용의 눈물」의 후속편으로 내보낼 「왕과 비」에서 한명회역으로 출연한다. 최씨는 그동안 한명회역을 연출한 연기자들의 이미지가 워낙 강해서 다소 부담스럽다면서도 『과거 연기자들을 의식하기 보다는 극중 분위기에 맞는 자연스런 이미지를연출하고 싶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