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세리 선수의 LPGA 우승으로 스포츠마케팅에 대한 관심이 고조되고 있다. 스포츠마케팅이 기업의 이미지를 높이는 상징적인 효과뿐만이 아니라 실질적인 경제적 효과까지 낳을 수 있다는데 관심을기울이기 시작한 것.스포츠마케팅 중에서도 박세리 선수에 대한 지원을 통해 엄청난 광고효과를 얻고 있는 삼성처럼 스포츠 유망주를 통해 마케팅 효과를얻는 매니지먼트 및 후원(스폰서) 사업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운동 선수를 통해 펼치는 스포츠마케팅은 크게 두 가지 부분으로나눠진다. 하나는 미래가 기대되는 선수를 점찍어 지원, 관리하면서 그 선수가 벌어들이는 돈의 일정 비율을 매니지먼트 비용으로받는 것이다. 연예인들의 매니저들을 생각하거나 영화 <제리 맥과이어 designtimesp=7973>를 연상하면 이해하기가 쉽다. 이런 매니지먼트 사업은 전문스포츠마케팅 회사나 전문적인 개인 매니저들이 담당하고 있다. 미국의 골프선수 타이거 우즈를 관리하고 있는 세계적인 스포츠마케팅 회사인 IMG(International Management Group)나 박찬호 선수를관리하고 있는 매니저 스티브 김이 대표적인 예다.다른 한 부분은 운동 선수를 후원하는 대신 그 선수를 통해 광고활동을 펼치고 기업 이미지를 상승시키려는 기업들의 스폰서 사업이있다. 가까운 예로는 국내 골프용품 업체들이 대부분 몇명씩의 프로 골퍼들에게 골프용품을 제공하고 있는 것을 들수 있다.대표적인 해외사례로는 타이거 우즈에 대한 나이키의 스폰서 사업이 꼽힌다. 나이키는 골프사업 부문이 부진을 면치 못하자 96년1월에 타이거 우즈를 5년간 지원하기로 하고 4천만달러를 후원금으로지불했다. 우즈에 대한 투자는 다음해 곧바로 매출액 증가로 나타났다. 우즈가 나이키의 옷과 신발, 모자를 걸치고 필드에 나가는것만으로도 나이키는 엄청난 이미지 상승 효과를 누릴 수 있었다.골프사업 부문에서 바닥권을 헤매던 나이키는 97년에 미국 골프의류 시장에서 1위, 골프신발 시장에서 2위 자리로 올라섰다. 매출액도 전년 대비 60%의 성장률을 보이며 1억8천만달러를 기록했다. 나이키는 타이거 우즈를 농구선수인 마이클 조던의 이름을 딴 「에어조던」 브랜드를 넘어서는 스포츠 브랜드로 키우겠다는 야심을 가지고 「타이거 인스파이어드」라는 스포츠 의류를 내년 1월에 선보일 계획이다.타이거 우즈에 대해 IMG는 매니지먼트를, 나이키는 후원을 통한 마케팅 활동을 각각 펼치고 있는데 반해 박세리와 삼성물산의 관계는조금 독특하다. 이창식 IMG코리아 상무는 『삼성물산은 박세리 선수를 지원하는 스폰서일 뿐만 아니라 박선수의 매니지먼트도 담당하는 일종의 스포츠마케팅 회사』라고 지적한다. 삼성물산은 박세리 선수에 대해 IMG와 나이키가 담당하는 두가지 역할을 모두 수행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매니지먼트와 기업 스폰서 분리돼야코오롱상사 홍보팀의 여준영 대리는 『박세리 선수와 삼성물산의계약은 전형적인 한국식 계약』이라며 『코오롱도 지난해 미국에서활동하고 있는 골프선수 테드 오와 스폰서 계약을 맺었는데 한국식계약에 가깝다』고 설명했다. 코오롱은 테드 오에 대해 7년간2백10만달러를 지원하기로 했다. 코오롱상사의 골프사업부는 테드오에게 골프용품 및 의류를 지원함으로써 「엘로드」 브랜드를 세계적으로 알리고 홍보팀은 테드 오의 코칭 스태프와 협력, 테드 오의 상품 가치를 극대화하는 매니저로서의 역할을 수행한다는 계획이다. 삼성물산과 마찬가지로 코오롱이 IMG의 역할과 나이키의 역할을 모두 담당한다는 것이다.여대리는 『미국과 달리 국내에서 매니지먼트와 기업의 스폰서 활동이 통합된 형태로 나타나는 것은 스포츠마케팅에 대한 경험이 부족하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한 선수를 두고 다른 기업과 경쟁하게되는 상황을 피하기 위해서』라고 설명한다. IMG와 같은 기업은 선수의 몸값을 높이는 역할을 하면서 매출을 올리는 기업이기 때문에계약기간이 끝나면 더 많은 돈을 주는 후원 기업을 찾아 계약을 맺어버린다는 것이다. 여대리는 『후원기업이 운동 선수를 물질적으로 지원, 육성하면서 매니지먼트도 동시에 수행할 경우 선수가 유명해졌을 때 이 선수를 다른 기업에 빼앗길 염려는 줄어든다』고말한다.이제 스포츠 선수의 상품 가치를 극대화, 마케팅 활동에 이용하는스포츠마케팅은 박세리 선수의 사례를 계기로 국내에서도 본격적으로 시도될 것으로 보인다. 세계에 한국 선수의 우수성을 과시하면서 동시에 한국 기업의 이름을 널리 알리고 또 기업의 이미지를 높일 수 있는 스포츠마케팅에 대한 사례가 본격적으로 연구돼야 할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