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도전은 실패였다. 만달러 문턱에서 6천, 아니 5천달러로 떨어졌다. 이건 누구 탓도 아닌 우리의 실수요, 실패작이었다. 사람들얼굴엔 불안과 걱정으로 가득차 있다. 잘 나가던 경제가 바닥에 내려앉았으니 당연한 일이다. 어쨌든 이번 시합엔 졌다. 다만 안타까운 것은 상대가 잘 해서 진게 아니라 우리가 잘못해 자멸했다는 점이다.하지만 이 점이 오히려 고무적이요, 희망적이다. 이번 실패가 우리의 잘못인 이상 고치면 되기 때문이다. 우리가 절망해선 안될 이유가 여기에 있다. 무엇이 패인이었는지 과학적인 분석을 하여 하나하나 고쳐나가면 된다.최근의 사태가 준 교훈은 그 충격만큼이나 크고 소중하다. 겨우 그정도 성공에 도취되어 분수없이 흥청댄 것도 우리의 실수였다. 아직 넘어야 할 싸움 고비가 많은데 정말이지 너무 일찍 샴페인을 터뜨린 것이다.수많은 패인분석이 나와 있다. 우리가 이랬구나. 이제사 돌아보니한심한 생각 금할 수 없다. 창피하다. 이게 우리의 참모습인가. 실망이 크다. 하지만 이게 절망일 수 없는 것은 실패 속에 너무나 소중한 교훈을 얻을 수 있기 때문이다.◆ 에디슨도 실패에서 ‘건전지’ 발명잘 알려진 에디슨의 일화를 되새겨보자.그가 건전지를 만드느라 한창 열을 올리고 있을 때였다. 수많은 실험에도 번번이 실패, 아무래도 성공할 수 있을 것 같지 않았다. 주위에서 말렸다. 하지만 에디슨의 생각은 달랐다.『무슨 소리,실패할 적마다 왜 안되는지 그 이유를 한가지씩 알아내는 소득이 얼마나 큰데 그래!』 실패 속에 성공의 가능성을 읽고있는 그의 혜안이 없었던들, 건전지는 이 세상에 나오지 못했을 것이다.우린 겨우 한번의 실수를 했을 뿐이다. 이 정도로 주저앉을 순 없다. 실패가 성공의 어머니란 말도 있지만 그래도 실패는 쓰리다.실패만은 없으면 좋겠다. 하지만 성공의 그늘엔 수많은 실패의 응어리와 상처가 젖어 있다는 사실도 잊어서는 안된다. 이게 성공의특성이다. 실패 없는 성공이란 없다. 어쩌면 이 말은 진실인지도모른다. 다만 일단 성공하면 그 빛이 너무 화려하고 찬연하기 때문에 실패의 흔적들은 잘 보이지 않을 따름이다.야구의 3할 타자라면 대단한 선수다. 팀의 간판이자 대타자로서 인기를 독차지한다. 하지만 3할이란 의미를 따져보면 10번 타석에 들어가 7차례나 아웃을 당했다는 얘기다. 7번 실패에 3번의 성공, 이게 3할타자다. 그는 7할이라는 높은 실패타자이기도 한 것이다. 다만 3할의 성공에 가려 나머지 더 큰 실패는 팬들이 보고 있지 않을뿐이다.그러나 타자는 자신의 실패를 예리하게 보고 분석한다. 왜 헛 스윙을 했는지 면밀히 검토하여 다음 타석을 준비한다. 그가 대타자로서 군림할 수 있는 것은 3할의 성공이 아니라 7할의 실패를 분석,다음을 준비하는데 있다. 그에게 헛 스윙도 위대한 업적인 것이다.그래 이번 도전에서 우린 실패했다. 나라도, 회사도, 개인도 이 점을 외면할 순 없다. 그리고 분명히 의식해야 할 것은 지금의 실패가 최후의 판정은 아니라는 사실이다. 우린 아직도 예선리그를 치르고 있다. 지고 이기고 이게 게임의 속성이다. 우리 약점이라면계속 승승장구해 왔다는 사실이다. 완승을 거두고 왔다는 점이 실패에 대한 대비를 못해 허약체질이 되었다는 점이다. 백전노장의관록이 붙으려면 아직도 많은 게임을 치러야 한다. 지고 이기고 그래야 튼튼한 체질이 된다.일시적인 실패일 뿐이다. 그 속에 잉태된 성공에의 가능성을 읽어내는 혜안이 필요하다. 아무리 지금이 어렵고 힘들어도 역경을 극복하기 위한 우리의 줄기찬 목표에는 추호의 흔들림이 없어야 겠다. 그리고 그 길은 한 번에 내달을 수 있는 평탄한 길이 아니란사실도 명심하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