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감독위원회와 은행권에서 재벌그룹간 빅딜(사업 맞교환)에관해 준비해 왔다. 김대중 대통령이 귀국하는대로 그 내용이 발표될 것이다.』박태영 산업자원부장관이 12일 로스앤젤레스 투자포럼에서 빅딜을기정사실화해 한풀 꺾이는 듯했던 빅딜파문이 다시 확산되고 있다.특히 은행고위관계자가 쟁점이 되고 있는 3각빅딜(삼성자동차 현대석유화학 LG반도체간 교환) 대상 기업 모두 부실판정대상에 올라 있다고 확인, 부실판정작업과 빅딜의 연계가능성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지난 9일 김중권대통령비서실장의 발언으로 활화산처럼 타오른 빅딜논의는 진화되는듯했다. 정치권은 파문을 의식, 「사업 맞교환을강제할 수는 없는 일」이라며 발을 뺐다. 박지원 청와대대변인도12일 『김실장의 발언이 잘못 전달됐다』고 해명했다. 그러나 이날박장관이 또다시 불을 지피는 발언을 터뜨려 파문이 재연되고 있다. 산업자원부는 『박장관의 발언이 와전됐다』고 해명했다.그러나 박장관 발언의 진위 여부와 관계없이 은행권에선 심상치 않은 일이 일어나고 있다. 빅딜의 후보로 알려져 있는 빅3가 부실판정의 도마 위에 올라 있는 것이다. 이는 금감위가 지난달말 끝난1차 부실기업 판정작업을 보완토록 지시하면서 「미분류」대상 기업도 회생여부를 판정하라고 요청했기 때문이다.당시 은행들은 장치산업이거나 설립된지 3년미만인 기업, 본격적인매출을 올리지 않은 기업들을 「미분류 기업」으로 간주했다. 부실여부를 판정하기 어려운 기업으로 제쳐놨었다.◆ 재계 가능성 일축해도 배제 못할듯물론 3각 빅딜후보기업들이 이번 재판정작업에서 회생가능기업이될지, 정리대상으로 분류될지는 알수 없다. 하지만 일단 생사여부를 심사한다는 것 자체가 해당 그룹에는 엄청난 부담으로 작용하고있다.재계는 3각 빅딜 가능성을 여전히 일축하고 있다. 현대가 석유화학을 LG에, LG가 반도체를 삼성에, 삼성이 자동차를 현대에 넘기는것은 바람직하지도 않고 실제 생각하지도 않고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이와 관련, 은행관계자는 『만일 3각 빅딜후보중 어느 업체가 정리대상으로 분류될 경우 상황은 달라질 것이다. 사업 맞교환이라는대안도 전혀 배제할 수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은행들은 그러나 이들 빅딜 후보에 대해 부실여부판정만 할 뿐 사업 맞교환은 해당 그룹이 알아서 할 것이라고 밝혔다. 은행이 사업맞교환에 끼여들지는 않겠다는 입장이다.3대 그룹간 사업 맞교환은 실효성이 적은데다 부작용도 크다는 지적이 많은게 사실이다. 그러나 박장관이 주최한 투자포럼에 참석한컨설팅업체인 수킨사의 제임스 수킨대표의 말은 예사롭지 않다.『5대 그룹에 속하는 한국의 2개 재벌 그룹회장이 사업교환을 전제로 기업분석을 의뢰해 재산평가를 한 적이 있다. 이 사업교환은 한달이내 공식 발표될 것으로 안다.』잠잠해지는 듯했던 빅딜이 부실기업판정작업과 어떻게 맞물려 돌아갈지 주목된다. 부실기업 판정결과는 18일 전후 공식 발표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