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에서 갈비집을 운영하고 있는 이용호씨(41)는 지난 6월 하순일본을 다녀왔다. 5년간 꾸려온 가게의 매출이 급격한 하락세를 보이고 있어 뭔가 돌파구를 찾기 위해서였다. 특히 이씨는 국내에서도 책을 보고 신문을 뒤적여 많은 자료를 챙겼으나 보다 장기적인안목에서 창업아이템을 고르기 위해서는 일본의 현지사정을 알아보는 것이 꼭 필요하리라는 판단에서 1백여만원의 여행비용을 감수했다. 다행히 일본에는 대학동창인 친구가 2년여전 직장일 때문에 나가 있어 많은 도움을 받을 수 있었다.이씨는 일본에 3박4일간 머무르며 오사카 지역을 중심으로 주변 상가를 둘러 보았다. 바쁜 시간을 쪼개 일본으로 건너간 목적이 사업아이디어를 구하기 위함이었던만큼 한눈팔 시간이 없었다. 새로워보이는 곳에는 직접 들어가 두루두루 살펴보며 가게 운영 스타일이나 취급품목, 또는 인테리어 상태 등을 메모하기도 했다. 또 친구의 도움을 받아 궁금한 것은 주인에게 직접 물어보기도 했다.이렇게 해서 이씨는 귀국하는 날 약 10여개 유망업종의 자료를 모을 수 있었다. 물론 국내에는 아직 도입되지 않은 것들이었다. 이씨는 어떤 업종으로 전환할지 아직 결정하지 않았지만 가능하면 일본에서 챙겨온 아이템 가운데 하나를 고를 생각이다. 의외로 괜찮은 것이 많았기 때문이다.◆ <일본을 읽으면 돈이 … designtimesp=8083> 일본 열풍 주도일본에서 빅히트를 치고 있는 사업아이템에 대한 관심이 높아가고있다. 일본으로 떠나는 창업여행이 성행하는가 하면 서점가에도 일본의 아이디어사업을 다룬 책자가 불티나게 팔려나가고 있다.또 최근에는 이런 바람을 입증이라도 하듯 일본에서 인기 끄는 창업아이템을 소개한 비디오까지 등장, 창업 희망자들의 눈길을 끌고있다. 한마디로 일본에서 아이디어를 따와 이를 창업에 활용하려는사람들이 크게 늘고 있는 셈이다.국내에 일본 사업아이템 붐을 일으킨 주역으로는 소설가이자 영화감독 출신인 이규형씨가 꼽힌다. 현재 일본에서 유학을 하며 글을쓰고 있는 이씨는 지난 96년10월 <일본을 읽으면 돈이 보인다 designtimesp=8086>(가서원 발행)를 출간, 일본 열풍을 주도했다.물론 그 전에도 일본을 소재로 한 책은 많았다. 일각에서는 일본은「있다」, 「없다」를 놓고 논쟁을 벌이기도 했다. 또 어떤 책은베스트셀러 대열에 오르며 독자들의 뜨거운 호응을 얻기도 했다.그러나 이들 책은 어디까지나 사회나 문화현상을 다뤘을 뿐이다.돈벌이 문제를 공식적으로 거론한 것은 앞서 말한 이씨가 처음이었다.이씨 책에 대한 독자들의 반응은 가히 폭발적이었다. 초판이 발간15일만에 완전매진 됐고, 어떤 날은 하루 주문량이 7천부를 기록하기도 했다. 경제경영 관련 서적으로는 상상도 할수 없는 일이었다.석달만에 무려 20만부를 돌파했고 현재까지 25만여부가 나갔다.가서원의 이진아 기획실장은 『일본의 반짝반짝 빛나는 아이디어와일본의 창업트렌드를 집중적으로 소개한 것이 독자들에게 새로운느낌을 준 것 같다』고 말했다.이씨는 이후에도 <불황을 읽으면 돈이 보인다 designtimesp=8091>(형선출판사),<100개의 아르바이트를 읽으면 100개의 프로인생이 보인다>(계몽사) 등 비슷한 포맷의 책을 잇달아 펴냈다. 이들 책 역시 많은 인기를 끌었는데 각각 10만부 안팎씩 팔려 나간 것으로 알려졌다. 최근의 서점가 불황을 감안할 때 크게 성공한 단행본으로 꼽히기에손색이 없는 수준이다.이씨가 일본의 아이디어사업을 소개해 서점가를 강타하자 다른 많은 출판사에서 비슷한 내용의 책을 펴냈다. 한가지 다른 점이 있다면 저자가 일본을 둘러보고 쓴 것이 아니라 국내에서 인터넷 등을통해 자료를 모은 다음 이를 간추리거나 아예 일본에서 출판된 것을 번역했다는 점 정도였다. 그러나 소자본으로 창업할 수 있는 일본의 히트사업을 소개했다는 점에서는 유사한 점이 많았다. 현재서점가에는 이런 책들이 대략 20여종 가량 나와있는데 꾸준히 독자들의 호응을 얻고 있는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컨설턴트 동행 … 히트사업 강연일본 배우기 열풍은 여행업계에도 이어졌다. 대표적인 업체는 하이터치여행컨설팅(02-778-7082)으로 지난 한해동안 무려 13차례의 창업여행을 실시, 참가자들로부터 좋은 반응을 얻었다.이 업체는 한번에 보통 10~20명 안팎의 창업여행 희망자를 모아2박3일, 또는 3박4일 일정으로 도쿄와 오사카의 대표적인 상가를순례했다. 특히 국내의 유명 창업컨설턴트들과 동행, 현지에서 직접 일본의 히트사업에 대해 소개해주는 기회를 갖기도 했다. 하이터치측은 앞으로도 계속해서 창업여행을 추진할 계획이다.하이터치의 새로운 시도가 인기를 끌자 허니문여행사 등 다른 여행사와 컨설팅 기관에서도 속속 창업여행을 마련했다.특히 한국능률협회(02-3786-0171)는 지난 6월24~28일까지 4박5일간의 일정으로 대규모의 방일 창업선상대학 프로그램을 준비, 2백여명의 참가자에게 일본 현지에서 각광받는 히트사업을 소개했다. 창업선상대학이라는 이름을 붙인 것은 배를 한척 빌려 선상에서 일본의 창업아이템에 대한 이모저모를 강연하기 때문이었다. 일본 현지에서는 도쿄, 오사카, 후쿠오카 등을 돌며 참가자들에게 일본의 소자본창업 실태를 직접 확인시켜줬다.그런가 하면 최근에는 일본의 인기사업 아이템을 망라한 비디오 영상물 <돈이 보이는 일본 히트사업 designtimesp=8098>이 등장, 비디오업계에까지 일본형 창업의 바람이 일고 있다.MBC프로덕션(02-789-0227)이 기획하고, 방송제작 업체인미디컴(02-786-1898)이 제작한 이 비디오는 「3만원대 창업여행」을 기치로 내걸고 소비자들을 공략하고 있다. 소자본으로 성공한일본의 창업아이템을 현지에서 직접 취재해 영상에 담았고 시테크이론으로 유명한 윤은기 정보전략연구소장과 창업컨설턴트인 이경희 창업전략연구소장이 관련 사업에 대해 자세하게 조언해준다. q★ 인터뷰 / 이구수한국능률협회 국제협력팀장한국능률협회 이구수 국제협력팀장은 최근 방일 창업선상대학 프로그램을 마련해 참가자들을 이끌고 일본을 다녀왔다. 참가자들의 열기가 의외로 높아 새삼 놀랐다는 이팀장은 국내에서 창업을 준비하는 사람들에게 일본의 사례는 많은 도움을 줄 것이란 느낌을 받았다고 말했다.▶ 이번 프로그램을 기획한 동기는.실직자들이 크게 늘면서 창업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특히지난해말 이후 이런 움직임은 뚜렷하다. 우리 협회에도 창업에 대한 문의가 빗발치고 있다. 그래서 이들에게 뭔가 새로운 정보를 제공한다는 차원에서 마련했다.▶ 행선지로 일본을 선택한 이유는.일본은 여러가지 면에서 우리에게 많은 영향을 미친다. 창업아이템도 마찬가지다. 일본에서 일단 인기를 끈 것은 국내에서도 성공하는 경우가 많다. 창업 준비자들 역시 일본의 사업아이템에 많은 관심을 갖고 있다.▶ 행사내용을 간략하게 소개한다면.일본의 최신 흐름을 알기 위해 대표적인 상가를 둘러봤다. 작은 공간을 효율적으로 이용해 창업에 성공한 사례가 의외로 많았다. 또전문가를 초청해 선상에서 체인점 운영방안과 성공비결 등에 대한강연회도 가졌다.▶ 주로 어떤 사람들이 참석했나.현재 점포를 운영중인 자영업자들이 가장 많았다. 전체적으로 약50%쯤 됐다. 이어서 퇴직자나 실직자가 30% 정도로 그 뒤를 이었다. 이밖에 기존의 기업체 임직원들도 적잖이 참여했다. 직장에 정리해고 바람이 거세게 불어 새로운 길을 찾기 위해 참석했다고들했다. 여성은 약 15% 정도 차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