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보게 왓슨,이리와서 나 좀 도와주게.』1875년 전화기를 발명한 알렉산더 그레이엄 벨이 조수인 토머스 왓슨과 처음 통화했다는 내용이다. 이때까지만 해도 벨은 이 조그만전기장치가 인류의 역사를 바꿔놓을 줄은 상상하지 못했을 것이다.그후로도 오랫동안 전화기는 그저 먼거리의 사람들을 엮어주는 통신기기였을 뿐이다.1백년이 지난 지금 「전화」는 지금껏 인류가 경험하지 못했던 새로운 미래를 열어가고 있다. 인간의 생활문화가 바뀌었으며 기업조직과 비즈니스 형태가 변했다. 「사이버」로 통칭되는 가상공간은현실세계를 점점 대체해가고 있다. 통신기능에 갖가지 부가가치를입혀낸 결과로 전화는 이제 뉴비즈니스의 중심에서 빼놓을 수 없는필수도구가 됐다.대부분의 뉴미디어가 그렇듯 전화 역시 포르노에서 첫 사업성을 찾았다. 대표적인게 폰섹스 사업이다. 우리나라에서는 전화방으로 더일반화된 업태이다.할리우드의 반항아 스파이크 리 감독이 만든 <걸 식스(Girl 6) designtimesp=8051>는이러한 폰섹스를 통해 현대소비사회의 익명성과 관음증을 풍자하고있다.여주인공 주디는 배우지망생. 그러나 세상은 호락호락 그녀를 받아들이지 않는다. 오디션에서 그녀가 받은 대접은 『가슴을 보여봐』『꼭 보여드려야 되나요』 『샤론 스톤은 다리도 벌렸어. 뭘 모르는구만』식의 3류 포르노배우 취급 뿐이다.자존심 강한 그녀가 할수 없이 취직한 곳이 폰섹스 업체다. 전화저편에 보이지 않는 남자의 욕망을 바짝 달궈주는 업무다. 주디는배우출신답게 매혹적인 음성과 탁월한 임기응변으로 곧장 인기절정의 상담원 「걸6」가 된다.주디는 높은 인기가 주는 자아도취감에 빠져 점점 현실세계와 전화로 연결된 가상공간에 대한 변별력을 잃어간다. 그러나 변태 고객의 언어폭력에 시달린 주디는 자신의 본모습을 되찾고 다시 한번배우가 되는 꿈에 도전한다.스파이크 리는 연극배우 출신의 전화응접원 주디를 통해「폰섹스=가짜 사랑」 「연기=거짓 실제」라는 교묘한 대비를 시도한다. 그리고는 주디가 오디션 받는 영화속 영화의 제목을 다시 「걸 식스」로 설정함으로써 미국사회의 저변에 깔린 저급문화를 반성한다.영화에서 폰섹스가 인기사업이듯이 전화는 현대인에게 수많은 사업기회를 제공하는 기회의 매체이다. 특히 전화와 컴퓨터가 결합함으로써 다양한 서비스와 기술의 유통이 가능해져 그 위력은 무한정늘어날 전망이다.현대인은 전화선을 통해 외부에서 집안의 난방을 조절하며 도둑이들었는지도 감시할 수 있다. 팩스를 연결해 과외공부를 하기도 하고 병원진료도 받는다. 경치좋은 산골에서 살며 대도시의 회사업무를 보는 재택근무도 가능해진다. 이러한 편익은 모두 돈벌이 기회이기도 하다. 그래서 소규모 사무실 단위의 소호(SOHO)사업을 시작하려는 사람에게는 전화와 컴퓨터가 필수장비가 됐다.<걸 식스 designtimesp=8056>는 「인기절정의 폰섹스 배우」라는 기발한 발상을 통해역설적으로 뉴미디어 시대에도 가장 실패 위험이 없는 상품은성(性)임을 고백하고 말았다. 그러나 전화로 판매할 수 있는 서비스상품은 무한하다. 지금도 수많은 사람들이 저마다의 독특한 정보서비스를 제공해 돈을 벌어들이는 IP(Information Provider)사업에도전하고 있다.문제는 누가 반짝이는 아이디어로 시장을 선점하느냐이다. 대량실업시대를 맞아 독자적인 창업을 꿈꾸는 사람이라면 전화가 갖는 무한한 잠재력에 주목하고 한껏 상상의 날개를 펼쳐볼 필요가 있다.이영훈 문화레저부 기자영화 프로필제작년도:1996년제작사:40에이커&뮬필름감독:스파이크 리출연:테레사 랜들(주디,걸6) 스파이크 리(지미)흥행수익:4억9천3백만달러네티즌 평가(http://www.imdb.com):6.9점(10점만점).흑인감독인 스파이크 리는 인종갈등문제를 정면으로 다루며 강렬한주제의식과 흥행실력을 동시에 인정받았다. <똑바로 살아라 designtimesp=8061> <말콤X designtimesp=8062> <모 베터 블루스 designtimesp=8063> 등으로 흑인영화의 기수로 떠올랐다. 따라서섹스코미디인 <걸 식스 designtimesp=8064>는 그의 작품으론 다소 의외라는 반응. 자신의 작품엔 반드시 출연하는 버릇이 있다. 이 작품에선 주디의 남자친구인 지미역을 맡았다. 구엔틴 타란티노, 나오미 캠벨, 마돈나등 유명인들도 카메오로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