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라믹스 분야의 국내 기술수준은 아직 일본에 미치지 못하는 것이 사실입니다. 하지만 조금만 더 분발하면 일본을 따라잡을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세계적인 전자세라믹스 회사로 우뚝 설수 있도록최선을 다할 작정입니다.』전자세라믹스 전문기업인 (주)발해 강원석 사장(36)의 의욕은 한여름 무더위를 무색케 한다. 나이가 젊어서인지 패기 또한 하늘을 찌를듯하다. 주변에서는 채산성이 높지 않다며 세라믹스 분야를 포기하는 기업들이 늘고 있지만 강사장은 이런 움직임에 손을 내젓는다.어느 분야 못지않게 장래성이 크다는 판단을 내리고 있는 것이다. 특히 강사장은 세라믹스 가운데서도 고부가가치 품목을 집중육성해 발전시킨다면 발전 가능성은 무궁무진하다고 믿고 있다. 회사이름을 다소 생소한 발해로 정한 것도 세계 진출을 적극 추진하겠다는 의지를 담고 있다.사실 강사장은 지금처럼 고생을 자청하지 않아도 되는 입장이었다.지난 2월까지만 해도 일본 린나이와의 합작기업인 (주)린나이코리아 창업자의 장남으로서 사장 자리를 지키고 있었다. 하지만 그는일본측 파트너가 자금을 지원하는 조건으로 대표이사 부사장을 일본인으로 임명하겠다는 의사를 전해오자 부친인 강성모 (주)린나이코리아 회장의 만류를 뿌리치고 자리를 박차고 나왔다. 더 이상 실권없는 사장 자리를 지키며 현실에 안주하기보다 젊음을 무기로 뭔가 새로운 일을 하는 것이 훨씬 나을 것으로 판단했던 것이다. 결국 그는 (주)린나이코리아가 정리대상으로 꼽아온 세라믹스사업부를 떼어내 지난 3월 (주)발해라는 이름으로 독립을 감행했다.대기업의 우산 속에서 보호를 받으며 안주해왔던 강사장에게 중소기업을 새로 창업하는 일은 쉽지 않았다. 특히 자금력의 열세는 커다란 걸림돌이 되었다. 그러나 강사장은 결코 포기할 수 없었다.어렵사리 부천에 3백60여평 규모의 공간을 얻어 공장과 사무실로꾸몄다. 다행히 린나이코리아 시절 세라믹스사업부에 근무하던 직원들이 고스란히 따라왔다. 중소기업이라 근무여건이 변변치 않다는 것을 알면서도 군말 없이 동참했다. 5명의 연구원들 역시 한 사람도 빠지지 않고 강사장을 믿고 (주)발해에 합류했다. 여기에다린나이코리아 계열 무역회사이던 RK통상을 흡수, 수출영업망을 확보했다. 기업의 3박자라 할수 있는 연구와 생산, 그리고 영업망을골고루 갖추었던 셈이다.◆ 공격적 경영 …출근·휴식 간섭 없어강사장은 기술로써 세계시장을 평정하겠다는 목표를 세우고 있다.물론 지금의 기술력 역시 국내에서는 정상을 자랑한다. 린나이코리아가 지난 85년 기초연구실을 만든 이후 세라믹스 분야에서 쌓아온노하우를 그대로 물려받았기 때문이다. 연구원들의 자질 또한 어디에 내놓아도 뒤지지 않는다.강사장은 회사 운영방침에서도 아주 공격적이다. 연봉제를 도입하고 있고 출퇴근 시간에 대해서도 일체 간섭하지 않는다. 특히 젊은경영인답게 직원들이 최대한 창의력을 발휘할 수 있도록 배려한다.근무시간 중이라도 휴식을 취하고 싶으면 얼마든지 잠을 잘수 있도록 회사내에 침대를 들여놓았다. 하지만 강사장은 결과에 대한 책임은 반드시 묻는다.강사장의 꿈은 발해를 21세기 한국을 대표하는 전자세라믹스 전문업체로 키우는 것이다. 일단 올해 매출목표를 30억원으로 잡아놓고있고 오는 2000년까지는 2백억원대로 끌어올릴 방침이다. 특히 그동안은 내수에 주력해 왔지만 앞으로는 세계 시장을 적극 공략, 수출비중을 크게 높일 계획이다. 세계시장을 뚫지 않고는 한계가 있기 때문이다. 한가지 고무적인 사실은 이러한 계획이 상당한 성과를 거두고 있다는 점이다. 이미 첨단제품을 중심으로 이탈리아와대만 등 10여개국에 수출을 시작한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