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험료 1년대납·중간인출·가능·암보험 특약 혜택도

대기업 차장인 김모씨(40). 김차장은 최근 5대그룹의 구조조정이 본격화되면서 실직에 대한 위기를 절감하고 있다. 남들보다 학벌도좋고 상사로부터 능력을 인정받아 내심 「실직은 무능력한 다른 사람의 얘기」로만 치부해 왔다.그러나 최근 자신이 팀장인 부서 전체가 통폐합의 대상으로 거론되면서 위기를 느끼고 있다. 개인의 능력과 무관한 실직도 있다는 사실을 뒤늦게 깨달은 것이다. 여기다 실직의 스트레스로 최근 위장이 더욱 나빠지는 등 건강도 악화되고 있다. 이같은 고민은 김차장에게만 국한된 것은 아니다. 샐러리맨이라면 누구나 느끼는 위기의식이다.직장인이 공통적으로 느끼는 공포감을 겨냥한 보험상품이 나왔다.교보생명이 8월초부터 시판중인 「아빠 넘버원 보험」이 바로 그것이다. 매달 일정금액을 납입하면 실직했을 때 실업급여를 받는다.보험에 가입한지 2년이 지나면 전년도 납입보험료의 50%를 생활자금으로 지원받는다.또 이 상품은 만기 때 납입보험금을 시중실세 금리수준의 이자율로가산해줌으로써 수익률 경쟁력도 갖추고 있다. 이밖에도 간암 위장암 자궁암 등 중년남녀들에게 흔히 발생하는 암보험을 특약으로 가입할 수 있다. 별도의 암보험에 가입하지 않아도 된다는 얘기다.● 한달에 20만원까지 납입(실업급부형)이 상품은 크게 실업급부형과 일반형 2종류가 있다. 김차장같은 직장인들의 관심을 끄는 것은 단연 실업급부형이다.보험가입후 1년이 지난후 실직하면 최고 2백만원까지 실업급여를받는다. 또 교보생명측에서 실직한 가입자를 대신해서 1년간 보험료를 대납해 준다. 이밖에도 사망보장특약 암보장특약 과로사보장특약 입원특약 등 별도의 금액을 내면 보험혜택을 받을 수 있다.직장인들은 이 보험에 한달에 최고 20만원까지 납부할 수 있다. 맞벌이 부부인 경우 각자 명의로 가입할 수 있다. 가입기간은 10년15년 20년 등 3종류가 있다. 가입조건은 고용보험혜택을 받는 5인이상 사업장의 근로자라야 한다. 자영업자나 5인미만의 영세사업장의 근로자는 가입할 수 없다.● 실직시 최고 2백만원의 실업급부 받아이 보험에 가입했을 경우 받는 혜택을 예를 들어본다. 김차장은 올해 8월31일 매월 20만원씩 내기로 하고 10년짜리 상품에 가입했다.「몸이 밑천」이라 생각하고 입원특약에도 가입했다. 김차장의 우려대로 회사는 대대적인 조직통폐합조치를 단행했다. 보험에 가입한지 1년만에 김차장은 실직자가 됐다.김차장은 새로운 일자리를 찾아다녔다. 동시에 서울지방노동사무소에 실업급여를 신청했다. 근무당시 급여의 50%를 받았다. 김차장은이같은 실업급여증서를 교보생명에 제출했다. 교보생명측은 김차장에게 2백만원을 지급했다. 또 실직의 충격으로 한달간 병원에 입원했는데 입원특약에 들었기 때문에 하루에 2만원씩 모두 60만원을지급받았다. 김차장은 구두밑창이 닳도록 직장을 찾아다닌 보람이있어 재취업에 성공했다. 99년12월1일부터 새직장에 출근했다. 김차장이 실직한 98년8월31일부터 교보생명측이 매월 20만원씩 대납했기 때문에 보험계약은 그대로 유효했다.그러나 입사후 1년만인 2000년8월31일에 다시 회사를 그만뒀다. 김차장은 다시 교보생명으로부터 2백만원의 실업급부금을 받았다. 또매월 20만원씩 2년간 납입한 4백80만원의 25%를 중간에 인출하여급한 지출을 메웠다.★ 인터뷰 / 조연행 교보생명 상품개발관리팀 과장조연행 교보생명 상품개발관리팀과장은 『IMF한파로 실직 위험에고통받는 직장인들에게 작은 도움이라도 주기 위해 개발했다』고상품개발의 목적을 밝혔다.▶ 실직자에게 실업급부를 주는 등 상품내용이 매우 독특하다. 개발동기는.『이 상품은 실업 위험앞에 무방비상태인 직장인들에게 실질적인도움을 주자는 취지에서 개발됐다. 정부의 실업보험과는 별도로 대비책을 제공하자는 취지다. 또 실직하면 건강도 잃기 쉬운데 이런점도 상품에 반영했다. 물론 IMF 구제금융후 수익률이 높은 투자신탁회사 등으로 자금이 몰리면서 보험가입자들의 고금리 요구에대응해야 할 필요도 컸다. 7.5%인 공시이율을 은행금리수준으로 인상한 것도 이런 맥락이다. 수익률 경쟁에서도 결코 뒤처지지 않는다고 자부한다.』▶ 상품을 설계하면서 실업률은 얼마로 추정했는가.『보험감독원이 우리회사 상품을 허가해주면서도 의아하게 생각했던 부문이다. 보험가입자가 실직한다고 2백만원을 지급하면 어떻게수지를 맞추느냐고 계속 물어왔다. 여러 가지 안전책을 마련한 상태에서 해답을 찾았다. 우리회사는 실업률을 7%대로 가정했다.최근 대기업의 구조조정이 본격화되면서 실업률이 늘어나는 추세다. 우리회사가 부담해야할 비용이 그만큼 늘어난다는 말이다. 그러나 지금까지 한국경제를 이끌어왔지만 IMF 한파앞에 고통을 당하는 직장인들의 고통을 분담하는 차원에서 상품을 판매하고 있다.물론 그렇다고 자선사업을 하는 것은 아니다. 가입자가 많으면 수익은 분명히 나온다.』▶ 보험금을 노리고 자발적으로 직장을 그만두는 등 부작용도 예상된다. 이에대한 대비책은.『충분히 그럴 수 있다고 본다. 회사에서도 최소한의 안전장치를마련했다. 먼저 1년 이상 납부해야 실업급부를 받을 수 있다. 또 스스로 직장을 그만두면 혜택을 못받는다.정년퇴직자도 실업급부금을 받을 수 없다. 이밖에도 범법행위나 불법노동행위 등으로 실직할 경우도 혜택을 못받는다. 그러나 이들도실업급여 이외의 보험혜택은 제공받는다.』▶ 결국 다른 보험상품에 비해 최고 2백만원의 실업급부금을 더 받는셈인데 이것이 과연 실직자의 생계유지에 얼마나 도움이 되겠는가.『물론 이 상품이 실직자의 완전한 생계대책이 될수 없다. 직장인들의 다양한 실업대책중 하나일 뿐이다. 그러나 2백만원의 실업급여와 중도인출제도 1년간보험료대납 등은 실직자들에게 도움을 줄것으로 확신한다. 여기다 정부의 실업보험 등도 활용한다면 새로운직장을 찾는 동안 큰 힘이 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