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시장 공동공략 이해관계 맞아 성사

한솔제지는 다른 기업들과는 달리 해외에 합작법인을 설립, 우회적인 방법으로 외자를 유치했다. 이 회사가 합작법인 설립을 통한 외자유치에 본격 나선 것은 지난 연말.IMF위기를 넘기 위해서는 외자유치를 통해 재무구조를 개선하는것이 급선무인데다 한솔이 재도약을 위해서는 해외 유수제지업체와전략적 제휴가 필요했다.이런 목적하에 한솔은 외자유치대행기관으로 모간 스탠리사를 선정하고 합작법인설립을 통한 외자유치에 나섰다. 이 회사가 어찌보면다소 번거로운 방법을 택한 것은 현행 외자유치법상 이 방법을 통하지 않고서는 다른 대안이 없기 때문이었다.현행 외자유치법은 외국기업에 사업을 넘기거나 회사를 매각할 때는 외국기업의 한국자회사를 통해 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한솔은해외제지업체로 하여금 한국자회사를 설립토록해 합작계약을 체결,외자유치를 하는 방안도 검토했으나 절차가 번거로워 우회하는 방안을 택했다.한솔은 외자유치에 대한 이런 마스터플랜을 모건스탠리사를 통해전세계 제지업체에 알렸다. 이때가 올 4월. 약 10여개 업체가 긍정적인 반응을 보내왔다. 이들 업체중 세계 최대 신문용지업체인 캐나다 아비티비 콘솔리데이티드사와 노르웨이 신문용지업체인 노르스케 스코크사가 가장 적극적인 반응을 보였다.두 회사는 아시아·태평양지역에 신문용지를 많이 판매하고 있어합작사를 설립할 경우 아시아지역에 확고한 교두보를 설치하는 효과가 있었다. 한솔로서는 합작사설립을 통해 해외진출을 보다 강화할 수 있고 외자를 유치, 현금유동성을 확보할 수 있는 이점이 있었다.합작사 설립은 순탄하게 진행됐다. 서로간의 이해관계가 맞아 떨어진 상태에서 거칠 것이 없었다. 몇번의 실무협의를 거쳐 합작법인설립을 통한 한솔의 외자유치안은 8월12일 발표됐다. 이를 통한 한솔의 외자유치액은 10억달러이다.합작법인명은 「팬아시아 페이퍼 컴퍼니(PAPCO)」. 팹코의 지분은한솔, 아비티비 콘솔리데이티드사, 노르스케 스코그사 등 3개사가똑같이 갖는다. 물론 경영권도 3개사가 공동으로 행사한다.현재 팹코는 법인설립에 필요한 최소한의 자본금이 납입돼 싱가포르에 본사를 두고 있고 한국에도 지사가 설립된다. 조만간 자본금을 6억달러 정도로 늘릴 예정인 팹코는 연산 1백4만t규모의 한솔제지 전주공장을 1백% 소유하고, 한솔제지 중국상해법인 지분 53%를 인수하게 된다.팹코는 이와함께 노르스케사가 신호그룹으로부터 인수키로 한 신호페이퍼 청원공장 지분 1백% 및 신호태국공장 지분 75%를 소유하게 된다. 이에따라 팹코는 연산 1백50만t 규모의 생산능력을 갖추게 된다. 한솔로서는 외자도 유치하고 해외경영도 가속화할 수 있는 계기를 마련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