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독주는 지속될 것인가. 아니면 일본과 중국의 견제가 어느정도 성공할 것인가. 이 우문(愚問)은 향후 엔화와 위안화의 향방및 제2의 대공황 발생여부와 관련하여 앞으로 세계경제에 큰 변수로 작용할 것이다.만약 지금까지 유지돼온 미국의 독주를 일본과 중국이 견제하는데실패할 경우 앞으로 엔화 가치는 더욱 떨어질 것이다. 자연 위안화의 평가절하는 불가피한 상황에 몰리게 되고 아시아 국가들은 제2의 외환위기에 휩싸이면서 세계는 다시 한번 대공황이라는 깊은 시련을 겪게 될 것이다.다행히 일본과 중국이 미국의 독주에 효과적으로 제동을 걸 경우엔화와 위안화 가치가 안정세를 찾으면서 아시아 국가들은 외환위기 국면에서 벗어날 것이다. 사실 동남아를 필두로 한국과 최근에는 러시아까지 금융위기가 확산되고 있는 것은 개별국가 차원에서도 원인이 있으나, 어떻게 보면 90년대 들어 재건된 미국의 경제력과 미국 일변도로 형성되고 있는 세계경제질서에서 배태된 측면이많다.문제는 지금과 같은 미국의 독주시대가 언제까지 지속될 것인가 하는 점이다. 물론 지금까지 쌓아둔 미국의 위상을 유지하고, 경제적인 측면에서 그동안 성장의 원동력이었던 외국자본을 끌어 들이고장기호황에 따른 부작용을 치유하기 위해서는 미국의 독주와 달러화 강세가 지속될 필요가 있다.그러면 앞으로도 미국이 모든 분야의 게임에서 승리할 수 있는 여건은 되어 있는가. 결론부터 말하자면 미국 뿐만 아니라 경쟁자인일본과 중국이 처한 여건을 감안할 때 지금까지 미국이 일방적으로독주할 때와는 사뭇 다르다. 우선 미국내에서는 「미국의 책임론」이 고개를 들고 있다. 만약 지금처럼 미국의 독주시대가 지속될 경우 궁극적으로 미국경제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인식이 확산되고있다. 오히려 지금 시점에서 세계경제의 균형적인 발전을 위해서는미국이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는 것이다.일본도 이제는 더 이상 미국의 독주와 달러화의 전횡을 막지 못할경우 그대로 고사될 수 있다는 위기의식이 팽배해지고 있다. 현재오부치 새 내각도 이런 점을 의식하여 적극적인 경제회복책와 엔화가치안정을 도모하고 있다중국도 엔화 가치가 더 떨어질 경우 위안화 평가절하를 단행할 수밖에 없다. 이 경우 중국은 세계무역기구(WTO) 가입과 홍콩과의명실상부한 경제통합을 이루기 어렵게 된다. 따라서 중국은 위안화절하라는 빅카드를 활용하여 엔화 가치안정을 위해 미국과 일본에시장개입을 유도하도록 압력을 넣을 것이다.과연 엔/달러 환율을 놓고 벌이고 있는 미국 일본 중국간의 게임결과는 어떻게 될 것인가. 지금까지도 그랬지만 자국의 이익을 전제로 한 게임이 지속될 경우 그 결과는 제로섬 게임이 될 것이다. 다시 말해 미국의 독주가 지속되고 일본은 후진국으로 전락하면서 중국은 현 체제유지가 어렵게 될 것이다.그렇다면 어떻게 하면 세계경제가 다시 안정되고 인류공영을 위한포지티브 게임(Positive game)을 만들어 나갈 수 있을 것인가. 이를 위해서는 미국을 위시한 세계 각국들이 이제부터는 자국의 이익희생과 양보가 전제가 된 게임방식으로 전환해 나가야 할 시점이아닌가 생각한다.미국은 더 이상 국익중시의 대외정책에서 벗어나 세계경제의 균형발전을 위한 책임을 다해야 한다. 일본도 지금의 상황을 독자적인힘으로 해결할 수 없다면 경기회복을 위해 미국의 역할을 인정하고적극적으로 협조를 구해 나가야 한다. 시장개방을 대폭 확대하고내수확대를 위한 소비촉진책을 강구해야 할 것이다.중국도 이제는 세계주도국으로서의 책임을 의식해야 한다. 분명한것은 지금까지 성장의 원동력인 저가수출은 만약 위안화 평가절하를 단행할 경우 경쟁국 통화의 평가절하를 불러 일으켜 실익이 없을 것이라는 점이다. 오히려 현재 세계경제를 어렵게 하고 있는 상품과잉현상을 심화시켜 세계 디플레 현상을 촉진시킬 것이다.이상을 놓고 볼 때 미국 일본 중국이 가야할 길은 자명하다. 지금시점에서 과거와 같은 게임이 지속될 경우 서로가 버틸 수 없는 임계점에 와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