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경제의 상황이 갈수록 나빠지고 있다. 그 이유는 국내 총생산을 결정하는 주요 요소로서 민간소비의 위축이 심화되고 설비투자가 극히 부진하며, 수출도 갈수록 감소폭이 커지고 있는 것 등에서찾을 수 있다. 민간소비, 투자, 수출 모두 우리 경제를 지탱하는 중요한 요소이다.그러나 이중 특히 중요한 것은 민간소비라고 할수 있다. 민간소비는 작년의 경우 국내총생산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52%(90년 불변가격 기준)로 수출(51%)이나 설비투자(14%)의 비중보다 높다. 즉 민간소비가 성장의 가장 중요한 엔진 역할을 하고 있는 것이다. 특히앞으로 세계경기 침체로 수출여건이 더욱 악화되어 우리경제가 수출에 의존하는데 한계를 맞이할 것으로 보이는 상황에서는 민간소비의 역할이 어느 때보다도 크다고 할수 있다.그런데 문제는 IMF자금지원 이후 실질소득 감소, 실업증가, 자산가치 하락, 미래에 대한 불확실성 등으로 민간소비가 크게 위축되고있다는데 있다. 특히 우리 경제를 장기복합불황으로 몰아넣을 뇌관의 위험성을 안고 있는 것이 자산가치 하락의 지속, 즉 자산디플레라고 할수 있다. 자산디플레 현상이 심화되면 우선 실물부문에서민간의 자산소득이 감소하여 소비를 촉진할 수 있는 구매력이 감퇴하게 된다. 소비위축은 기업들의 매출을 감소시켜 부도나 도산을증대시키고 산업기반을 약화시킨다. 한편 금융부문에서는 자산가치 하락이 금융기관의 부실채권을 증대시키고 기업에 대한 금융기관의 대출을 더욱 소극적으로 만들어 신용경색을 심화시킨다. 신용경색은 기업의 자금난을 심화시켜 부도와 도산을 증대시킨다. 즉자산디플레 심화는 경제의 두 바퀴인 실물과 금융부문 모두를 파탄시키는 위험성을 안고 있는 것이다.따지고 보면 자산가치 하락은 IMF자금지원 이후 경기위축이 심화되면서 기업이나 개인이 경영부진과 소득감소를 만회하기 위한 자구노력의 일환으로 보유하고 있는 부동산이나 주식 등을 시장에 내다 팔면서 야기되었다고 할수 있다. 시중에 나오는 자산의 매물은많지만 이를 살려는 사람은 경기위축 때문에 그다지 많지 않아 자산공급 초과 현상이 나타나고 이에 따라 자산가치가 하락할 수밖에없는 상황이 전개되었다. 또한 고금리 상태에서 시중의 여유자금이금융시장쪽으로 쏠리고 대신 주식 부동산 등의 자산쪽으로는 이동할 유인이 없었던 것도 자산가치 하락을 부채질한 요인이었다고 할수 있다.자산가치 하락이 지속되어 자산디플레 현상이 심화되면 우리 경제는 실물과 금융부문의 불황이 동시에 심화되는 복합불황의 터널로빠져들 가능성이 있다. 일본의 경우 90년대 이후 자산디플레 현상이 심화되어 민간소비가 살아나지 못하고 장기간 경제불황에서 헤어나지 못하고 있는 점은 우리에게 시사하는바 크다.자산디플레를 막기 위한 여러 대책중 가장 중요한 것은 금리인하라고 할수 있다. 금리인하는 다음과 같은 세가지 경로를 통해 우리경제를 회복시키는 효과를 발휘할 것이기 때문이다. 첫째, 금리인하는시중의 자금을 주식이나 부동산 쪽으로 이동시켜 이들 자산의 가격을 안정시키고 민간의 구매력을 증가시킴으로써 민간소비를 증가시킬 수 있다. 둘째, 금리인하는 기업의 금융비용을 경감시키고 설비투자를 촉진시켜 성장을 부추기는 효과를 가진다. 셋째, 금리인하를통한 자산디플레 억제는 금융기관의 부실채권을 완화하고 신용경색을 완화시킬 수 있다. 이와 더불어 미래에 대한 불안감을 없애 경제주체가 자산에 대한 투자를 마음놓고 할수 있도록 하는 환경조성도 중요하다고 할수 있다. (관련기사 경제노트 / 증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