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순교역이 대부분.....물류비 지원되면 위탁가공 늘 듯

「걸음마 단계. 그러나 뛰어다닐 날만을 기다린다」. 대북비즈니스의 현황을 설명하는 말이다. 많은 기업들이 북한측과 활발히 접촉했지만 실제 남한기업과 북한측이 비즈니스를 함께 진행하는 사례는 단순교역이나 위탁가공 등 초보단계를 제외하면 많지 않다. 그래서 대북비즈니스는 「아직 초보단계」라는 말을 듣는다. 그러나단순교역에서 위탁가공무역으로, 위탁가공무역에서 직접투자로 점차 대북비즈니스의 양상이 변하고 규모도 커지면서 대북비즈니스의앞날에 대해 낙관적인 전망이 한 세력을 이뤄나가고 있다.교역형태별로 보면 남북한간에 가장 활발히 이뤄지는 것은 단순교역. 무역업등록을 갖고 있으면 누구나 거래가 가능한데다 밀반입개인휴대반입 등으로 일일이 통계로 잡기 어려워 정확한 숫자를 제시하기 힘들다. 하지만 『몇백건은 훨씬 넘을 것』이라는 게 통일부 관계자의 추정이다. 통일부의 또 다른 한 관계자는 『전체 교역규모에서 정부와 민간의 대북지원사업 위탁가공무역 등을 제외하면순수교역규모는 1억7천1백23만달러선』이라고 설명했다.◆ 반입 광물·농산물, 반출 섬유류 주종단순교역을 통해 북에서 들여오는 물건은 광물 농산물 등 주로 1차산품이며, 반출되는 것은 중간재 특히 임가공교역을 위한 원부자재인 섬유류가 주종을 이루고 있다. 이처럼 단순교역이 활기를 띠는것은 『북한의 미흡한 투자조건 즉 자본 및 투자에 관한 제도적 장치가 없기 때문』이라는 것이 통일부 관계자의 설명이다.최근 가장 활발하게 진행되는 대북비즈니스는 단순교역에서 한단계나아간 위탁가공무역. 지난 91년 코오롱상사에서 가방위탁가공을시작한 후 꾸준히 증가해 지난해에만도 48개업체에서 7천9백6만9천달러의 실적을 올렸다. 전체 교역액의 25.6%를 차지하는 금액이다.품목도 과거에는 섬유 가방 신발 등 단순가공분야에서 컬러TV 스피커 헬멧 자동차전기배선 자전거바퀴 등 다양하게 확대됐다.위탁가공무역이 활성화된데에 대해 통일부 관계자는 『북으로서는생산과정의 직접관리에 따른 외부정보유입 차단, 기술습득과 국제시장의 동향파악 등이 가능하고 남으로서는 직접투자보다 투자리스크가 적고 향후 직접투자로 전환이 용이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그러나 문제점도 있다. 삼성경제연구원 특수T/F팀 김연철 수석연구원은 『섬유류 위탁가공의 경우 생산원가의 40% 정도를 물류비가 차지해 위탁가공무역의 성장세를 가로막고 있다』고 지적했다.남북교역은 해상운송에 의지할 수밖에 없는데 인천 - 남포간 운송비가 20ft 컨테이너당 1천달러선으로 부산 - 함부르크간의 8백50달러보다도 비싸다. 따라서 『물류비 지원이 이뤄지면 위탁가공무역은 급증할 것』이라는게 김연구원의 말이다.대북직접투자 즉 경제협력사업의 경우 다른 부분에 비해 현격히 뒤떨어진 실적을 보이고 있다. 직접투자에 따른 위험과 각종 부가비용으로 수익성을 맞추기 힘들다는게 이유다. 통일부에 따르면 지난8월말 현재 모두 35개 기업이 남북경제협력사업승인을 받았으며,그 가운데 12개 업체가 협력사업자승인을 받아 사업을 추진중이다.경협사업의 대표적인 사례로 지난 96년 (주)대우와 북한의 삼천리총회사가 남북최초의 합영회사로 설립해 가동에 들어간 민족산업총회사를 들수 있다.현재 남포공단에서 셔츠 블라우스 재킷 가방 등을 생산하고 있다.통일부의 한 관계자는 『대우외에도 실제투자가 진행중인 사례가더 있다』고 말해 직접투자가 활발히 진행되고 있음을 시사했다.그래서인지 최근 미응식품산업의 수산물채취, 두레마을영농조합의씨감자 파종, 태영수산·LG상사의 가리비양식업 등에 일부 투자가이뤄졌으며 녹십자도 곧 실제사업에 착수할 예정이라는 말도 나오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