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기업 대부분 개별 접촉 ... 중기는 기협중앙회 등 관련단체 활용

북한과 거래를 하고싶은 기업들은 어떤 방식으로든 북한측과 접촉채널을 확보해야 한다. 통신수단이 없고 왕래가 어려운만큼 상시적으로 대화가 가능한 루트를 만들어둬야 한다.그러나 웬만한 정성과 공을 들이지 않고는 이같은 루트를 개척하기어렵다. 대북비즈니스 자체가 그다지 역사가 길지 않다. 삼각무역을하든, 직접 교역을 하든 상호간의 신뢰를 쌓을 기회도 많지 않았다.이 때문에 어설프게 접근하다간 낭패를 보기 십상이다.중국인이나국경지역에 거주하는 조선족을 거래중개인으로 채용했다가 사기를당하는 경우도 자주 발생한다고 한다.그렇다면 북한과 교역을 희망하는 업체들은 어떤 채널을 통해 북한에 접근해야 하는가. 우선 북한 당국이 봤을 때 교역에 별다른「하자」가 없는 루트를 통해 접근해야 한다. 또 교역의 내용이 상호간에 이롭게 작용해야 한다. 물론 그 채널은 소상하게 알려져 있지 않다. 채널이 외부에 노출될 경우 남북관계에 민감하게 작용할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대체로 대기업은 자체 힘으로, 정보수집능력이 취약한 중소기업은일부 사회단체나 무역관련단체를 통해 루트를 개척한다고 볼수 있다. 지금 활동하고 있는 일부 단체들은 북한당국으로부터도 그 필요성을 공인(?)받고 있다.◆독자적인 개척현대 삼성 LG 대우 SK등 대기업들은 대부분 자신들의 힘으로 루트를 개척한다. 지리적으로 가까운 북경지사 등을 통하거나 풍부한자금력을 바탕으로 유력한 중개인을 스카웃하기도 한다. 이가운데「영향력있는 중개인」을 확보하는 것은 필수적이다. 현대그룹 정주영명예회장의 소떼방북에는 북한측 실정을 잘 아는 재미교포가,대우그룹의 남포공단 합작사업에는 재일교포가 중재에 나선 것으로알려졌다. 평양에 전자제품 생산라인을 깔 계획인 LG상사는 북경에 지사외에 중개인을 위한 별도의 사무실을 마련해 놓았다는 후문이다.삼성은 강진구 삼성전자 회장을 위원장, 현명관 삼성물산 부회장을부위원장으로 하는 특수지역 전략위원회를 구성, 전자분야를중심으로 본격적인 투자사업에 뛰어들 채비다. 물론 이 경우에도 적당한인물을 중개인으로 물색해야 한다.그러나 이들 대기업은 개별적인 접촉루트를 일절 공개하지 않는다.중개인이 미심쩍거나 북측의 태도가 이상하게 여겨지면 국내정보기관 등을 통해 조회해보는 수도 있지만 그룹내에서도 1급 기밀로 분류해놓고 있다. 코오롱상사의 정창수 신사업팀 과장은 『대북루트는 기업마다 다르고, 접촉할 때마다 달라진다. 그때 그때 상황에 맞춰 접촉방식을 달리해야한다』고 말한다.제3의 법인을 끼고들어가는 것도 유력한 방법이다. 북한에도 전망이 밝은 사업체들이 있는만큼 이를 인수하고 싶어하는 국내기업들이 많다. 이에따라 최근 해외다국적 기업이나 합작방식을 통해 간접적으로 북한기업을 M&A하는 논의가 종종 이뤄지고 있다. 올들어 모그룹에 의해 평양내 호텔을 5백만달러에 인수하는 방안이 추진되기도 했으나 북한내부사정을 이유로 답보상태에 빠져 있다.중소기업들이 단독으로 접촉에 나설 경우에도 대기업과 비슷한 경로를 거쳐여한다.◆중소기업협동조합 중앙회중소기업들의 원활한 대북비즈니스를 위해 기협중앙회는 외국인 연수협력단을 운영하고 있다. 지난 1월 1차방북때는 6개업체의 투자상담을 성사시켜 현재 그 후속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중소기업들은주로 임가공위주의 대북협력사업을 추진하고 있기 때문에 기협중앙회의 지원도 이 부분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 김한수부장은 『제품샘플과 원자재를 북측에 보내주고, 다시 완성품을 받아 시험검사를해보는 식』이라고 설명한다.현재 기협중앙회에 투자의사를 전달한 업체는 1백여개로 박상희회장이 연내 중소기업인들과 함께 제2차 방북에 나설 예정이다.또한 중소기업 진흥공단내 대북접촉창구를 기협중앙회로 일원화하는 방안도 추진하고있다.(02)785-0010◆한민족 물자교류협회국내 대북교역업체인 씨피코국제교역 동북아국제교역 세원유화 가든무역 평화양행 효원물산등 통일부로부터 북한주민접촉권을 획득한 20여개업체가 지난 3월 결성한 단체다. 개별 회원사들이 저마다대북비즈니스에 충분한 경험을 갖고 있는만큼 그동안 축적된 노하우도 상당한 편이다.협회는 지난 7월 북한당국과 나진·선봉 자유경제무역지대에 「나진국제무역센터」를 설립키로 합의하고 오는 9월26일부터 29일까지공동투자방북단을 보낼 계획이다. 「나진국제무역센터」는 지상3층지하1층 규모로 내년 5월까지 건립될 예정이다.협회 회원사인 조선무역의 유세형대표는 『북측은 대기업보다는 사업의 실행력이 높은 중소기업을 더 원한다』며 『저렴한 물류비용과 노동력을 활용해 남북이 공동으로 국제시장을 공략해야한다』고강조한다.회원제로 운영되는 한민족 물자교류협회는 회원들에게 △북한관련각종 사업 아이템 제공 △각종 사업정보 교환 △대북 투자환경자료및 정보제공 △북한측과의 거래에 따른 각종 절차안내 및 수속대행△북한측 실무업체 및 실무요원 소개 등의 서비스를 해주고 있다.가입비는 1년에 20만원수준이다. (02)722-4001◆KOTRA서울 삼성동 무역센터 1503호에 북한경제정보센터가 있다. 종전의「나진·선봉 투자정보센터」를 올해 3월 국내기업들의 대북접촉창구로 확대개편한 것이다. 이곳을 찾으면 2천5백여종류의 북한관련각종 자료들을 쉽게 열람해볼 수 있다. 북한의 최근 경제 및 무역동향과 대북교역 및 투자와 관련된 각종 법규를 찾아볼 수 있다.북한의 외국인투자현황과 함께 개별적인 비즈니스와 관련된 유의사항도 알아볼 수 있다.북한내 임가공생산현장과 나진·선봉특구, 주요 관광명소들을 담은영상물도 준비돼있다. 그러나 무엇보다 도움이 되는 것은 KOTRA해외무역관을 통해 수집되는 최신정보들이다. 1백18개의 해외무역관중 북한관련 정보를 수집하고있는 곳은 미국 일본 러시아 중국홍콩 싱가포르 말레이시아 등 22개 무역관이다.적당한 중개인을 물색해주는 것 또한 북한경제정보센터의 빼놓을수 없는 서비스이다. 물론 이들 서비스는 모두 무료이다. 박재홍부장은 『방문객에게 자료열람에서부터 거래가 성사될 때까지 원스톱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고 말한다. (02)551-4304◆업종별 접촉전자공업협동조합(이사장 김영수)이 가장 활발하게 움직이고 있다.이 협회는 작년 9월 평양시내에 전용공장을 확보, 11월에 1차 조립분을 국내로 반입했다. 거래는 우리측이 1차 조립원료를 인천-남포간 직항로를 통해 북한에 보내 이를 다시 완성품 형태로 되돌려받는 방식으로 이뤄지고 있다.전형적인 임가공형태다. 협회는 또 이달중으로 2차 방북단을 북한에 보내 임가공 무역 확대방안을 논의할 계획이다. 북한측 교역창구는 북경에 있는 민족경제협력연합회이다.대한니트공업협동조합 연합회(회장 김경오)도 북한 근로자들의 높은 기술숙련도와 값싼 인건비 등을 활용하기위해 교역을 모색하고있다. 양말 니트의류 등을 제조하는 봉제업체들이 대북투자에 많은관심을 나타내고있다는 전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