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달 보증제·쿠폰제도 적극 활용.....독특한 아이디어로 성공

서울 길동에서 치킨전문점을 운영하고 있는 위정남씨(28)는 동네에서 「치킨맨」으로 통한다. 치킨을 배달해주는 슈퍼맨이라는 뜻이다. 근무할 때 입는 복장 역시 만화영화에서나 볼수 있는 슈퍼맨옷 그대로다. 얼핏 보면 슈퍼맨이 지구상에 나타나 치킨을 배달하는 것을 연상시킨다. 아주 특이한 차림새 덕분에 동네 꼬마들로부터 절대적인 인기를 누리며 고 있음은 물론이다.위씨는 올해 초까지만 해도 자동차부품회사의 평범한 회사원이었다. 하지만 IMF사태의 영향으로 회사가 휘청거리면서 퇴사했다. 무엇을 어떻게 해야할지 앞이 막막했다. 하지만 막 결혼한 부인을 생각해서라도 그대로 무너질 수는 없었다. 고민 끝에 조그만 가게라도 하나 차리기로 결심하고 시장조사를 했다.위씨는 일단 최소한의 자금으로 차릴 수 있는 업종을 찾았다. 가진돈이 워낙 적어 다른 방법이 없었다. 그러다가 다양한 업종을 검토해본 끝에 배달전문 치킨점을 떠올렸다. 간단한 튀김장비와 최소한의 공간만 있으면 가능할 것 같았기 때문이다. 특히 치킨은 어린이들이 좋아하는 음식인데도 대부분의 치킨점이 맥주를 함께 파는 등어린이들이 접근하기 어렵다는 점을 감안해 이들을 공략할 무기만있으면 돈벌이 면에서도 괜찮을 듯했다.먼저 위씨는 창업에 앞서 차별화 전략을 세웠다. 어디서나 흔히 볼수 있는 평범한 치킨점으로는 매출 면에서 한계가 있을 것이라는판단에서였다. 슈퍼맨의 이미지 역시 이때 떠올렸다. 어린이들에게꿈을 심어줄 수 있는 주인공을 찾다가 슈퍼맨이 괜찮을 것 같다는생각이 들어 여기서 이미지를 따왔다. 가게 이름을 「치킨맨」이라짓고 슈퍼맨을 연상시키는 독자적인 캐릭터도 만들었다. 캐릭터를만드는 작업은 미술을 전공한 선배들이 도와줬다. 또 일할 때 입는옷도 슈퍼맨 복장을 본떠 따로 맞췄다.◆ 동네 어린이들 스타로 떠올라치킨을 배달하는 슈퍼맨의 등장은 동네 주민들에게 단연 화제였다.지난 3월 가게를 열자마자 위씨는 어린이들의 스타로 떠올랐고, 덕분에 가게도 아주 쉽게 자리를 잡았다. 오토바이로 10분 거리인 둔촌동에서까지 주문이 들어왔다. 따로 돈을 들여 홍보할 필요가 없을 정도였다. 위씨 자체가 광고판 역할을 했던 것이다. 배달도 재미있게 하려고 노력했다. 초인종을 누른 다음 인터폰을 통해 커다란목소리로 『치킨맨~』이라고 외쳤고 거리에서 아이들을 만나면 슈퍼맨처럼 한손을 치켜올리기도 했다. 그럴 때면 아이들은 『와~ 치킨맨이 떴다』며 아주 반겼다. 또 30분배달 보증제도를 도입해 10분 늦을 때마다 1천원씩 깎아줬고, 한마리를 주문할 때마다 쿠폰 1장씩을 주어 10장을 모아오면 1마리를 무료로 줬다.여기에다 위씨는 가게를 아예 공부방으로 꾸미는 아이디어를 냈다.어차피 배달전문점인만큼 점포의 5평 남짓한 공간이 별 필요가 없을 것이라는 판단에서였다. 물론 고객의 상당수가 어린이들인만큼이들에게 뭔가 실질적인 도움을 주자는 점도 감안이 됐다. 누구든와서 공부를 하다가 갈수 있도록 배려했고, 필요하다 싶으면 위씨자신이 과외선생이 되어 직접 학과공부를 지도해주기도 했다.위씨의 독특한 전략은 일단 크게 성공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수입만 놓고 보더라도 가게를 시작한지 불과 5개월밖에 안됐지만 만족할만하다. 월평균 매출액의 경우 매달 약간씩 다르지만 6백만~7백만원쯤 된다. 여기서 재료비와 관리비 등을 뺀 순수입은 2백50만~3백만원 가량 된다. 점포보증금(5백만원)과 주방기구 구입비(8백만원) 등을 합쳐 1천7백만원을 투자한 사업치고는 상당히 잘 되는 셈이다. (02)473-255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