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널리스트는 결코 단순직이 아니다. 고도로 숙련된 지식이 필요한직업이다. 특히 복잡한 분석업무를 수행하는만큼 이에 걸맞는 전문지식이 절대적으로 요구된다. 경제를 읽는 정확한 시야 또한 필수조건으로 꼽힌다. 요즘처럼 경제상황이 아주 복잡하게 돌아갈 때는더욱 그렇다.이것 뿐만이 아니다. 애널리스트에게는 풍부한 경험 역시 아주 중요한 자산이다. 업무의 특성상 아무리 이론적인 토대가 풍부하더라도 경험이 모자라면 기업 분석과정에서 잘못된 판단을 내릴 가능성이 있다. 각 금융기관들이 실전경험을 충분히 쌓은 애널리스트들에한해 업무에 투입하는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그렇다면 애널리스트는 어떤 과정을 통해 탄생하는 것일까. 현재국내에는 국가에서 공인하는 애널리스트 자격증이 따로 없다. 따라서 시험을 쳐서 자격증을 따기란 원천적으로 불가능하다. 다만 한국금융연수원에서 소정의 과정을 마친 사람들에게 자체적으로 주는신용분석사와 대출심사역 자격증이 있을 뿐이다.현실적으로 애널리스트가 되는 길은 크게 두 가지가 있다. 증권회사나 은행 등 자신이 속한 직장에서 예비 애널리스트로 선발된 이후 훈련을 쌓아 되거나, 외부 기관에서 소정의 과정을 거쳐 자격을얻는 길이 있다. 먼저 직장내에서 애널리스트가 되는 방법을 알아본다. 가장 일반적인 패턴은 증권회사 등에 입사해 기업 관련 업무를 하면서 경력을쌓은 다음 여신심사나 신용분석을 담당하는 부서(조사부)에 배치돼애널리스트로 변신하는 것이다. 이는 애널리스트의 주업무가 기업분석인만큼 기업을 얼마나 아느냐가 가장 중요한 경력이 되는 까닭이다. 이때 필요한 경력은 적어도 3년은 돼야 한다는 것이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조사부 배치돼 애널리스트로 성장아예 신입사원 시절 조사부에 배치돼 애널리스트로 성장하는 경우도 있다. 회사에서 신입사원 연수를 마친 사원 가운데 일부를 조사부 등에 배치, 집중적인 교육을 시킨 다음 애널리스트로 키우는 것이다. 자격은 따로 없지만 업무의 특성을 고려, 대개 경영학이나 회계학 전공자를 중심으로 선발한다. 물론 이들에게 처음부터 분석업무를 맡기지는 않는다. 업무의 중요성을 감안해 적어도 3년 이상의실무교육을 익히게 한 다음 실전에 배치해 애널리스트로 활용한다.회사에 따라 다르지만 일부 회사에선 사내공모나 공개채용 형식으로 사람을 선발해 분석업무를 맡기기도 한다. 이 가운데 사내공모의 경우는 대개 입사 3년 이상자를 대상으로 애널리스트 지원자를뽑아 일정한 교육을 시켜 일을 맡긴다. 여기서 하나 주목할만한 점은 최근 들어 애널리스트에 관심이 높아지면서 경쟁률이 5대1을 웃돌 정도로 아주 높다고 한다.국내에서 활동하는 애널리스트는 30대 중반이나 후반이 주류를 이룬다. 직급으로 치면 고참대리나 과장급에 해당한다. 40대도 눈에띄지만 그리 많지는 않다. 대우증권 인력개발부의 한 관계자는『애널리스트는 분석업무를 담당하는만큼 나이가 너무 많거나 적어도 안된다』며 『애널리스트로 활동하다가도 보통 40세가 넘으면차장이나 부장으로 승진해 관리자 신분으로 바뀌기 때문에 현업에서는 손을 떼게 마련』이라고 말했다.외부 기관의 도움으로 애널리스트 자리에 오를 수도 있다. 외부에서 운영되는 애널리스트 교육과정을 이수하면 애널리스트로서의 자격을 인정받게 되는 것이다. 먼저 한국금융연수원에서 개설해놓고있는 신용분석과정(7주과정), 여신심사과정(5주과정), 여신법률과정(5주과정)이 있는데, 각 과정을 마치면 그에 해당하는 자격증이 나온다.예를 들어 신용분석과정을 이수하면 신용분석사 자격증이 나오고여신심사과정과 여신법률과정을 마치면 대출심사역 자격증이 발급된다. 이들 자격증은 국가공인은 아니지만 금융권에서 인정해주는만큼 상당히 유용하게 쓰일 수 있다.◆ 수강료 비싸도 일정부분 환급받기도그런데 여기서 한가지 주의할 점은 개별적인 수강은 허용되지 않고있다는 사실이다. 은행 등 해당기관에서 단체로 교육을 의뢰할 때만 접수를 받기 때문이다. 편의상 단체수강만 인정하는 셈이다. 따라서 금융연수원에서 애널리스트 관련 교육을 받으려면 회사의 추천을 받아 다른 동료들과 함께 팀을 구성해 신청해야 한다. 금융연수원은 올해 안에 10월과 11월 두차례에 걸쳐 각 과정별로 수강생을 모집할 예정이다.또한 개인적으로는 신용분석과정의 경우 신용분석기초과정 이수자또는 이와 동등한 자격이 있어야 신청이 가능하고, 여신심사과정은신용분석과정을 우선 마쳐야 지원자격을 갖게 된다. 여신법률과정은 신용분석과정과 여신심사과정을 이수했거나 금융권의 4급 이상책임자라야 수강이 가능하다.수강료는 과정에 따라 1백20만~1백70만원으로 다르다. 좀 비싸다는느낌도 들지만 금융연수원이 노동부가 지정한 직업훈련 교육기관인만큼 교육을 마친 다음 교육비 일부와 임금의 일정부분에 대해 지원을 받는다. 이를 좀더 구체적으로 설명하면 기본적으로 전체 교육비의 70%를 환급받을 수 있고, 교육기간 동안 받을 임금총액의70%를 보조받는다.연세대 경영대학원이 향영21C리스크컨설팅사(대표 이정조)와 함께지난 9월14일 개설한 「고급 애널리스트 과정 프로그램」도 눈여겨볼만하다. 이론과 실무능력을 겸비한 고급 애널리스트 양성을 목표로 문을 연 이 강좌는 학계와 전문컨설팅사가 손을 잡고 힘을 한군데로 모았다는 점에서 특히 눈길을 끈다.강좌기간은 총 6개월이다. 9월 개강해 내년 2월말까지 운영된다. 모집인원은 50명이고, 강사진은 연세대 상경대 교수를 비롯해 전문컨설턴트, 변호사, 공인회계사 등으로 구성되어 있다.선발기준은 대학 또는 대학원에서 경영학이나 회계학을 전공한 사람을 우선적으로 뽑고, 비전공자는 경영학이나 회계학 관련 학점을9학점 이상 취득했어야 한다. 아니면 금융 또는 기업분석 분야에서1년 이상 근무했거나 다른 교육기관에서 기업분석관련 연수를 받은경력이 있으면 수강이 가능하다. 수강료는 6개월에 4백만원이다.★ 인터뷰 / 이정조 항영21C리스크컨설팅 대표"연봉 1백만달러 애널리스트 곧 나온다"이정조 대표(45)는 금융계에서 「부도박사」 또는 「애널리스트 교육전문가」로 통한다. 지난 15년 동안 줄곧 리스크 관리문제에 매달려온데다 애널리스트 양성에 남다른 의욕을 보여온 까닭이다. 특히 이 대표는 95년부터 96년까지 약 2년여 동안 개인적으로 「애널리스트양성과정」을 운영했고, 최근에는 연세대 경영대학원과 공동으로 「고급애널리스트 과정 프로그램」을 내놓기도 했다.▶ 국내 애널리스트들의 수준은.개인적인 능력은 뛰어난 편이다. 그러나 시스템 자체에 문제가 있어 능력을 발휘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기업분석을 선진국 수준으로 하려면 금융기관의 업무시스템을 근본적으로 바꿔야 한다.애널리스트 양성기관이 부족한 것 같은데.절대적으로 부족하다. 체계적인 교육과정을 갖춘 기관이 거의 전무한 실정이다. 따라서 에널리스트를 양성하는데도 어려움이 많다.▶ 애널리스트에 대한 전망은.전망이 상당히 밝다고 본다. 이미 미국 등 외국에서는 연봉이 1백만달러나 되는 애널리스트들이 적잖다. 국내에서도 멀지않아 이에버금가는 애널리스트들이 나오리라고 본다. 금융기관들을 중심으로애널리스트의 중요성을 인식하는 곳이 늘고 있는 까닭이다.▶ 애널리스트가 갖추어야 할 자질은.가장 중요한 것은 역시 회계학적 지식과 분석적 마인드다. 여기에다 개인적인 정보네트워크를 잘 구축해놓고 있으면 금상첨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