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직자가 1백65만여명(노동부통계, 7월말 현재)을 넘어섰다. 덩달아다시 직장을 얻는 일이 「낙타가 바늘구멍 통과하기」가 되고 있다. 그만큼 재취업 여건이 악화된 것이다. 게다가 이러한 사정이 나아지지 않고 내년까지 계속 이어질 것이라는 사실이 사회전체의 분위기를 더욱 침체시키고 있다.내년에 실업자수가 1백85만명에 이른다는 것이 한국노동연구원의분석이다. 일자리는 없고 실직자는 늘어나는만큼 재취업의 좁은 문을 통과하기 위한 경쟁이 치열해질 것이라는 전망이다.게다가 실직자가 증가하면서 채용시장에도 변화가 생겼다. 『구인업체들의 눈이 높아졌다』는 것이 한경플레이스먼트 인재뱅크 박미선팀장의 말이다. 규모에 상관없이 모든 기업들이 고학력 실직자를채용하길 희망한다는 것이다. 그것도 특정 직무만 수행하는 것이아니라 가능한한 모든 일을 수행할 수 있는 사람을 선호한다는 것이다. 이래저래 재취업여건은 나아질 기미가 없어 보이는 상황이다.그렇다고 포기할 수는 없다. 막무가내로 다시 취업하거나 재취업을준비하는 것도 이제 통하지 않는다. 쉽게 들어간만큼 쉽게 그만두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그래서 경력관리나 재취업관련 일선 상담기관의 많은 전문가들은 재취업을 위한 마음가짐이나 계명 등을들어가며 「치밀하게 준비된 재취업」을 수차례에 걸쳐 강조하고있다.가능한한 빨리 실업의 터널을 벗어나 재취업의 문을 통과하기 위해서는 우선 정보습득이 가장 중요하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일치된 지적이다. 「가능한한 많은 정보를, 가능한한 빨리」 얻어야 한다는것이다.경력관리 상담업체인 BH커뮤니케이션의 김부흥 사장은 『먼저 보는 사람이 임자』라는 말로 이를 강조했다. 『정보가 많을수록 그만큼 재취업의 기회가 많다는 것이며, 앉아서 기다리기보다는 「죽기 아니면 까무러치기」라는 식으로 열심히 알아보고 지원해야 한다』는 것이다.재취업 과정에서 면담을 가질 경우 자신감이 필수조건이라는 것도누누이 강조되는 사항이다. 퇴직자 종합관리업체인 한국알앤씨의이영희 전문위원은 『재취업을 희망하는 많은 퇴직자들이 자괴감을갖고 있지만 막상 구인업체로서는 자신감과 패기를 갖춘 사람들을선호한다』고 말했다.◆ 부족한 경력 보완도 필요좋은 직장경력과 학력을 갖고 있더라도 막상 면담에서 자신감이 없는 모습을 보였거나 개인적인 부분을 제대로 드러내지 못해 탈락하는 사람들이 의외로 많다는 것이다. 그래서 『경력사항과 함께 구인자의 성격 적성 등 개인평가에 많은 비중을 두는 사실을 명심하고 면담시 자신있고 적극적인 면을 보여줘야 한다』는 것이 이위원의 충고다.경력관리도 중요하다. 한경플레이스먼트의 박팀장은 『요즘 구인업체들은 경력을 가장 중요시하며 최소한 1년반에서 2년의 직장경력을 가지고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물론 영어회화나 PC사용 등은이제 기본이다. 『관리직이나 엔지니어경력자라도 영업능력의 유무를 보고 채용하는 경향이 있어 미리 준비해야 한다』는 것이 박팀장의 덧붙인 말이다.한국알앤씨의 이위원은 『학력과 경력이 일치하지 않는 경우 전문기관의 교육을 통해서라도 자신의 경력을 보완하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특히 최근 구인업체들이 대부분 중소기업체라는 점을 인식하고『달라진 기업환경에 적응할 수 있어야 한다』는 것이 이위원의 지적이다. 『대기업은 전문가 즉 스페셜리스트가 되도록 훈련받았지만 중소기업에서는 모든 일을 두루 할수 있는 즉 제너럴리스트를원하는 경우가 많다』는 것이다.그러나 재취업에 너무 집착하거나 급급해하는 것도 주의해야 한다는 지적도 있다. 직업관, 인생관, 적성, 성격의 장단점, 직종의 선호등 보다 기본적인 사항들에 대해 자신을 세심히 돌아보고 사회생활의 첫출발선에 선 것처럼 진짜 원하는 일이 무엇이고 무엇을 신명나게 잘할 수 있는지 심사숙고해야 한다는 것이다. 『자신의 단점을 냉철히 반성하고 즐겁게 일할 수 있는, 진짜 좋아하는 일을 선택해야 한다』는 것이 재취업컨설팅업체인 DBM코리아 최석순컨설턴트의 지적이다.그렇지 않고 당장의 재취업에 급급해 섣불리 직장에 들어갔다가는금방 직장을 그만두고 다시 취업자리를 알아보는 악순환이 계속된다는 것이다.★ 성공스토리 / 신재용·유엘(UL)코리아 IS"MCSE자격증 따 취업문 무사 통과"세계적 전기제품회사인 유엘(UL) 한국지사 유엘코리아에 근무하는신재용씨(27)는 엄청난 행운아다. 그는 올해 7월 이 회사 전산전문직원(IS:Information Specialist)으로 취직, 승승장구하고 있다. 같이 대학을 졸업한 동기생들이 IMF여파로 아직도 일자리를 찾지 못한 상황에서 거뜬히 취업문을 통과한 셈이다.신씨가 「낙타가 바늘구멍 들어가기보다 더 어렵다」는 취업관문을뚫은 비결은 자격증. 올해 5월 MCSE자격증을 딴 것이 「위력」을발휘, 유엘코리아에 입사하게 됐다. MCSE(Microsoft CertifiedSystems Engineer)는 마이크로소프트 윈도NT 및 마이크로소프트서버 제품군인 백오피스를 사용해 정보시스템을 효과적으로 계획,구현 유지 및 지원 능력을 검증하는 국제자격증이다.현재 국내에서 이 자격증을 취득한 사람은 약 5백여명 정도밖에 되지 않는다. 시험과목이 많고 시험 또한 어려워 자격증을 따기가 쉽지 않다. 그러나 취득만 하면 「취업경쟁력」은 배가되는 것이MCSE다.신씨가 MCSE자격증 도전에 나선 것은 지난해 7월. 대학전공(동국대 철학과)이 취업에 별로 도움이 되지 않는 인문사회계열인데다평소 컴퓨터분야에 관심을 갖고 있어 도전해보기로 결심했다.당시 자격증을 따 취업을 하고자 하는 생각은 없었다. 전반적인 추세를 볼 때 컴퓨터소프트웨어 기술은 날로 발전하고 이와 관련된자격증을 갖고 있으면 무슨 일을 하든 도움이 될 것 같아 도전했다. 자기계발차원에서 시도하고 나선 셈이다.MCSE자격증은 독학으로 따기에는 버거워 그는 마이크로소프트사커리큘럼을 가르치는 국내 지정학원을 수소문해보았다. 서울에 8개학원이 있었다. 이 가운데 한 학원을 선택, 수강등록을 했다. 1년수강료만도 2백50만원에 달했으나 그는 『어학연수를 가지않는 대신 MCSE자격증을 따겠다』고 부모를 설득, 등록했다.그러나 몇 달이 안가 학원이 부도를 내고 문을 닫는 바람에 그는하는수 없이 독학을 해야만 했다. 졸업이 얼마 남지 않은 97년 연말 시험을 치러도 되겠다는 자신감이 생겨 응시했다. MCSE자격증을 따기 위해서는 원도 NT 서버,워크 스테이션, 서버엔터프라이즈,네트워킹에션셜등 필수 4과목과 선택 2과목을 통과해야한다.이 시험중에서 가장 어려운 것은 윈도 NT서버. 일종의 총괄편으로1백점 만점에 80점정도는 돼야 합격할 수 있는 난코스중의 난코스다. 신씨는 이 시험에 가장 먼저 응시했으나 보기좋게 낙방했다. 한달 뒤에 다시 응시,윈도즈 NT서버과목에 합격한 그는 한달에 한과목씩 차례로 합격, 올 5월 전과목을 패스했다.신씨는 자격증이 인연이 돼 취직을 했지만 자격증에 대한 환상을갖지 말라고 충고한다. 『자격증에 대한 지나친 기대감을 갖다가는낭패를 보기가 쉽다. 자기 실력을 쌓는다는 차원에서 자격증 취득에 도전해야 자연스럽게 길이 열릴수 있다』고 말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