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매심리와 행동은 「쇼핑 욕구는 강렬하지만 현실적으로는 알뜰하고 실속있는 쇼핑을 추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심리적으로는 쇼핑을 하고 싶지만 경제적인 현실 때문에 쇼핑을 자제하기 때문인 것으로 분석된다.여전히 쇼핑하는 것을 좋아하고(43%) 새로운 상품이나 서비스에관심이 많으며(41%) 계획에 없던 물건도 눈에 띄면 사는 경우가많으며(35%) 판매원이 권하는 물건을 사는 경우도 많다(25%). 즉,소비 지출을 줄여야겠다고 생각을 하면서도 마음 한구석으로는 구매에 대한 관심과 욕구를 억누르며 소비할 수 있는 기회를 기다리고 있다. 충동구매 비율이 IMF 이전(34%)보다 이후에 오히려 1%포인트 증가한 것이나 쇼핑이 즐겁다는 응답 비율도 지난해 41%에서 올해 43%로 늘어난 것 등이 소비에 대한 억눌린 욕구를 보여주고 있다.잠재적인 소비 욕구나 충동 구매 경향이 IMF 이전과 비슷하거나오히려 높아진 한편 계획구매와 신중구매, 실속구매 등을 추구하는경향도 뚜렷이 나타나고 있다. 응답자의 절반 이상(51%)이 물건을구입하기 전에 여러 가게를 두루 둘러보고 충분히 비교한 뒤에 결정하며 31%는 쇼핑하기 전에 목록을 작성하는 것으로 조사됐다.세일기간을 십분 활용하는 실속구매도 구매행동의 또다른 특징으로나타나고 있다. 특히 의류의 경우 61%가 주로 세일기간을 이용해구입한다고 대답했다.반면 비싸더라도 이왕이면 유명상표의 물건을 산다는 대답은 25%로 96년(30%)과 97년(26%)에 비해 감소하는 추세를 보였다. 모르는 회사의 제품은 잘 사지 않는다는 대답도 41%로 96년의 47%에비해 줄어들어 유명하지 않은 회사의 제품도 실속만 있다면 기꺼이구입하는 관행이 증가하고 있었다. 그러나 유명 상표의 옷을 입어야 자신감이 생긴다는 대답은 10%로 IMF 전후에 별다른 변화가없었다. 이는 유명 브랜드를 좋아하던 사람은 IMF 이후에도 계속유명 브랜드를 선호하기 때문으로 보인다.실속구매가 확산되면서 신문과 잡지에 실리는 세일광고를 눈여겨본다는 대답이 지난해 37%에서 올해는 41%로 늘어났다. 또 전반적으로 광고에 대한 태도가 긍정적으로 변화, TV에서 광고가 나오면 채널을 돌려버린다는 대답이 지난해 20%에서 올해는 18%로 줄었으며 시시한 TV프로보다는 광고가 더 재미있다는 대답이 지난해 29%에서 올해는 32%로 증가했다.카드 사용 비율도 17%로 지난해(20%)에 비해 3%포인트 감소했으며 이자를 지불해야 하는 할부구매 비율도 24%로 지난해(27%)에비해 3%포인트가 줄어들었다.제일기획측은 설문조사 결과 IMF 이후 소비자들의 구매행동은「관성소비」의 특징을 보이고 있다고 결론지었다. 관성소비란 합리성과 충동성이 공존하는 소비 특성을 말한다. 즉, 경기침체에 직면한 소비자들이 머리 속으로는 합리적인 구매를 지향하면서도 마음 속에는 잠재적인 소비 욕구와 호황기때의 소비 습관이 남아있어가끔씩 소비 충동을 돌출하기도 한다는 설명이다. 가격과 기능을중시하는 1990년대 이전의 「이성소비」와 남에게 보이고 싶어하는과시 욕구, 욕망 충족, 개성 중심 등을 추구하는 1990년대 중반의「감성소비」를 지나 현재는 이 둘이 혼합된 「관성소비」가 구매행동을 지배한다는 결론이다. 관성소비 이후에는 개인의 개성과 취향을 충족시키면서 가격과 기능도 꼼꼼하게 따지는 「이성소비」가정착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