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다산기술상 수상을 축하합니다. 백신소프트웨어인 V3의발전 가능성은 어떻습니까.V3는 국내 백신소프트웨어시장의 70~80%를 장악하고있습니다. 매출액 대비 그렇다는 것이고 불법복제까지 고려하면 시장점유율이 95%는됩니다. 이는 단지 V3가 국산소프트웨어라 그런게 아닙니다. 소프트웨어는 무한 경쟁에 돌입한 분야입니다. 써보고 성능 안 좋으면 곧바로컴퓨터에서 삭제합니다. 비교상대는 세계적인 기업들입니다.세계 일류제품과 비교해 손색없는 상품을 만들지 못하면아무리 한국시장이라도 살아남을 수 없습니다. 소프트웨어의 특성상 한 지역의 시장에서 검증받았다는 것은 이미세계시장에서 검증받은 것이나 마찬가지입니다. 한국에근무할 때 V3를 써본 주한미군이 미국에 돌아가서도 계속V3를 사용할 정도입니다.▶ 안철수컴퓨터바이러스 연구소와 경쟁관계에는 어떤 기업들이 있습니까. 이들 기업과 비교해서 어떤 면에서 경쟁력이있습니까.세계시장의 40%를 장악하고있는 네트워크어소시에이션노턴안티바이러스 시만텍 트랜드 모두 다국적 기업입니다. 모두 쟁쟁한 실력을 갖추고 있습니다. 그러나 이들 기업은 민첩성이 떨어집니다.저희는 바이러스가 새로 나오면 24시간 이내에 처리합니다. 그런데 외국회사의 경우규모가 크다 보니 보통 4개월이상 걸립니다. 그런데 한국은 미국 동유럽권에 이어 세번째로 많은 바이러스 생산국입니다. 지난 10년간 한국산바이러스가 6백여종이나 됩니다. 세계 평균의 20배나 됩니다. 외국기업이 한국산 바이러스에 제대로 대응하기란 불가능에 가깝습니다.▶ 가격도 경쟁력의 중요한 요소일텐데요.V3프로98의 소비자가격은 3만8천5백원입니다. 외국산 백신소프트웨어가 5만원대인 점과 비교하면 가격면에서도 경쟁력이 있는 것입니다. 그런데 문제는 덤핑입니다. 외국업체들은 기업에 납품할 때터무니 없는 가격인 1백80원정도로 덤핑공급합니다. 기술경쟁력이 없다 보니 덤핑하면서 공급하는 겁니다. 문제는소프트웨어 구매결정을 내리는 기업의 높은 분들이 가격만 보고 외국산을 선택한다는것입니다.그런데 외국산 백신들은 한국내에서 새롭게 발견되는 바이러스에 대해서 신속하게 대처하지 못합니다. 백신소프트웨어를 구입했어도 바이러스에감염되기도 합니다. 그러면상품은 외국업체에서 구입해도 어쩔 수 없이 저희들에게도움을 요청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일반인들에게는 계속 무료로배포하고 있는데 기업을 꾸려나가는데 부담스럽지 않습니까.백신소프트웨어는 공익성이강합니다. 공익성이 존립기반이기도 합니다. 구매할 수 있는 경제적 능력이 없다고 바이러스의 위험에 방치할 경우사회적 비용은 훨씬 더 많이들어갑니다. 바이러스에 대한대응이 하루 늦으면 피해가배로 증가합니다. 92년 미켈란젤로 바이러스로 전세계가떠들썩했을 때 한국은 조용하게 지나갔습니다. 미국은 백신을 돈을 받고 팔아 이를 구매하지 못한 많은 사람들이피해를 본 것입니다.반면 한국은 제가 군의관시절무료로 공급한 백신으로 미리미켈란젤로바이러스를 제거했기 때문에 무사하게 지나간것입니다. 일반인들에겐 앞으로도 계속 무료로 배포합니다. 처음에 소프트웨어를 무료로 돌린다고 하니까 주변에서 많이 걱정했습니다. 그러나 저희 회사는 계속 성장하고 있습니다. 처음 회사를 세울 때 7명이던 것이 이제는33명으로 늘었습니다.하지만 기업은 비용을 지불하고 구입해야 합니다. 즉 기업은 바이러스로 인해 컴퓨터가멎고 영업이 안되는 경우를미리 예방할 수 있게 되고 그만큼 영업이익을 내는데 도움을 얻는 것입니다. 그만큼 대가를 지불해야 합니다.▶ 공익성에 대한 외국인들의 태도가 궁금합니다.외국인들은 기업의 공익성을이해하지 못하는 듯합니다.일반인들에게 무료로 공급한다고 하면 불교신자냐고 묻기도 합니다. 이윤추구와 공익성을 동시에 추구하는 태도에혼돈스러워하는 것 같습니다.그러나 냉철하게 설명하자면일반인들에 대한 무료배포는기업이미지구축과 시장확보를위한 마케팅 비용이라는 논리도 가능합니다.▶ 매출이 정체될 우려는 없습니까.자동차보험처럼 백신은 이미필수 소프트웨어입니다. 일단사고가 나면 피해규모가 너무크기 때문에 구매하지 않을수 없습니다. 이를 통계적으로 설명드릴 수 있습니다. 컴퓨터시스템을 설치한 기업은3년이면 바이러스에 감염될확률이 1백%라고 합니다. 그런데 일단 바이러스에 감염돼입은 피해규모는 10년간 백신소프트웨어를 구매한 비용과같습니다.백신을 구매하면 3년만에 투자액을 회수할 수 있는 것입니다. 안타까운 점은 한국기업이 바이러스 사고를 당하고나서야 백신을 구매한다는 사실입니다. 지난해 매출액이13억원이었고 올해는 24억원을 목표로 하고 있습니다. 이분야시장은 유망하지만 아직저희회사 매출은 어느 큰 식당 매출만도 못합니다.▶ 해외시장 진출전망은.중국이 1순위입니다. 백신시장은 1조원 규모로 상당히 크지만 이미 소비자시장이 된상태입니다. 시장 초기단계인공급자시장에서는 기술만으로승부할 수 있습니다. 기술을잘 아는 마니아들을 중심으로상품을 공급하기 때문입니다.그만큼 시장진입이 쉽습니다.그런데 소비자시장은 기술만으로 안됩니다. 기술을 잘 모르는 일반인들을 대상으로 하기 때문입니다. 소비자시장은제품성능 외에 광고나 마케팅등 자금을 집중적으로 투여해야 하는 특성이 있습니다. 그런데 미국이나 일본과 같은곳은 이미 소비자시장으로 성장한 상태입니다. 1천만달러써야 겨우 시장의 1%를 장악할 수 있을 정도입니다. 투자에 대한 보상이 너무 미미합니다.그런데 중국시장을 보니 아직초기단계에 머물러 있습니다.또한 정부가 인증하는 제품만시장에 내놓을 수 있습니다.게다가 인증과정이 복잡하고까다롭습니다. 때문에 중국정부의 인증받은 백신소프트웨어도 몇개 안됩니다. 저렴한비용으로 시장에 진입할 수있는 것입니다. 중국시장은3~5년후엔 위력을 보일 잠재력을 지니고 있습니다. 미국이나 일본시장에는 신개념의백신소프트웨어로 진출할 계획입니다.아무도 개척하지 않은 새로운 영역을 확보하는겁니다.▶ 경영공학 석사학위는 어떤 계기로 취득하게 됐습니까. 사업하면서 공부할 수 있는 여유는 어떻게 생겼나요.95년9월에 펜실베이니아주립대학 경영대학원인 와튼스쿨에 들어갔습니다. 당시 한글과컴퓨터가 소프트웨어의 판매와 영업을 모두 맡아 주었기 때문에 저는 기술에만 신경쓰면 됐습니다. 그만큼 경영부담없이 중장기 연구개발에만 전념할 수 있었습니다.또한 한국시장은 그 당시 기준으로 1~2년 뒤에 본격적으로 성장할 것처럼 보였습니다. 한국시장은 미국시장이뜬뒤 1~2년 뒤에 움직이는 경향이 있는데 당시 미국시장은이미 성장기에 돌입한 상태였습니다. 또한 평생 사업할 것같으면 제대로 경영수업을 받을 필요도 있다고 생각했습니다. 미국시장도 파악할 필요가 있었구요.▶ 해보니까 어떻습니까.그동안 잘못 생각한게 많다는것을 깨달았습니다. 사장은아무나 할수 있다고 생각했는데 이게 잘못된 생각이었습니다. 경영학을 공부하고 나니경영은 종합예술이란 생각이들었습니다. 여러 가지를 동시에 생각하면서 적절하게 판단해야 합니다. 한 사람이 그많은 것을 관리하고 진행한다는게 보통일이 아닙니다. 실리콘밸리에서 CEO가 바뀌면망해가는 회사도 회생하는 이유가 있다는 사실을 깨달았습니다.▶ 유학전과 유학후 시장을 보는눈도 많이 달라졌겠군요.그전에는 기술만 있으면 모든게 된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러나 이젠 마케팅이 그 회사의 운명을 결정한다고 봅니다. 저희는 마케팅팀이 소장의 참모기구로 돼 있어 모든제품에 대해 일관성있는 마케팅전략을 구사할 수 있게 돼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