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투신사 수탁고 1백50조원 달해 자율적 구조조정 유도

「증권사는 끝, 투신사는 시작」.최근 구조조정을 추진하고 있는 증권업과 투신업의 구조조정에 대한 평가다. 증권사에 대한 구조조정은 지난 9월말로 일단 마무리된반면 투신사는 내년에나 가야 구체적인 방안과 일정이 잡힐 것으로보이기 때문이다.금융감독원이 발표한 「구조조정의 추진현황 및 향후과제」란 보고서에 따르면 정부는 지난 6월에 부도가 발생한 고려 동서증권 등 2개 증권사에 대해 허가를 취소했다. 또한 산업 한남투자증권과 정상화가 불투명한 장은 동방페레그린증권 등 4개사에 대해서는 영업을 정지시킨 상태다. 정상적으로 영업을 하고 있는 증권사는 현재28개사.정부는 그동안 증권사에 대해 영업용 순자본비율을 기준으로 구조조정을 추진해왔다. 지난 7월부터 8월까지 모든 증권사로부터 재무보고서를 접수한 후 재무구조가 비교적 부실한 12개 증권사에 대해자산 및 부채에 대한 실사를 집중 실시했다. 이중 SK 쌍용투자증권 등 2개사가 조건부승인을 받았다. 이들 두 증권사는 경영개선이행계획을 금감위에 제출, 이행여부를 점검받고 있다. 현재 SK는그룹차원의 증자, 쌍용은 미국계 H&Q사에의 매각을 통해 회생을도모하고 있다. 안창희 한화증권 이사는 『증권사는 예금이 적고업무 특성상 고객과의 분쟁의 소지가 적어 부실증권사를 중심으로신속히 구조조정을 추진할 수 있었다』고 분석한다.그러나 투신사는 증권사와는 상황이 다르다. 투신사의 수탁고가 약1백50조원에 달하는데다 고객들이 투신사의 수익증권을 일종의 예금으로 인식하고 있어 일시에 구조조정을 단행할 경우 금융시장에일대 혼란을 야기시킬 수 있기 때문이다. 금융감독위원회가 증권사등 다른 금융기관들과는 달리 투신업계의 자율적 구조조정을 최대한 유도하려는 것도 이같은 투신업계의 특성을 고려한 것이다.◆ 투신업계. 금융시장 환경변화로 재편투신업계는 정부정책보다는 금융시장의 환경변화에 의해 재편되고있는 상황이다. 신세기투자신탁운용은 부실경영으로 부도가 나 인가가 취소됐다. 영업중지된 한남투신도 신탁계약을 9월말 국민투신으로 이전한 후 청산절차가 진행되고 있다. 또한 부실채권을 많이보유한 6개 기존투신사에 대해서는 경영정상화계획 추진상황을 지속적으로 점검한다는게 정부 방침이다. 다만 구조조정을 적극 추진해야 될 입장에 있는 은행이나 부도증권사의 계열 투신운용회사에대해서는 정부의 강력한 입김이 작용, 정리절차를 진행시키고 있다.이중 신설투신운용사인 동방페레그린 투신운용이 자진해산했고 고려 동서 장은 보람 으뜸 등 나머지 5개사가 해산의 절차를 밟고 있다.금감위는 올해안에 투신사 전반에 대한 실태조사가 마무리되는대로투신상품과 시장 구조를 개혁한다는 방침이다. 이를 위해 수익증권시가평가제도를 도입할 계획이다. 수익증권 시가평가제를 도입하면지금과는 달리 자산운용회사별 실적이 공개됨에 따라 실적이 좋지않은 투신사들은 자연스럽게 퇴출될 것이라는 것이다.금감위는 철저하게 시장원리를 도입하겠다는 입장이고 투신사들도내부적으로 이러한 변화에 대비한 전략을 펼치고 있다. 이미 한국대한 등 기존투신사들은 인원을 대폭 감축하는 등 세부적인 경영정상화계획서를 제출, 이에 따른 개혁조치를 단계적으로 추진하고 있다.이두형 금감위 구조조정기획단 과장은 『금융구조조정이 지난 9월말로 1단계 끝난만큼 앞으로는 증권사와 투신사의 구조조정도 다른금융기관과 마찬가지로 적기시정조치제도를 통해 수시로 추진될것』이라고 말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