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진국 금리인하 이어질듯...국내 경제에도 긍정 효과

98년9월29일에 미국의 연방준비위원회(FRB)는 공개시장조작회의(FOMC)에서 하루짜리 초단기금리인 연방기금(Federal fund) 금리를 연 5.5%에서 5.25%로 0.25%포인트 인하했다. 이번 인하폭은 예상치 0.5%포인트보다 작은 것으로 이것만으로는 세계경기의 회복과 엔달러환율에는 별 영향을 주지 못할 것으로 예상돼 세계의 주가는 일제히 하락했다.그러나 미국은 자체적으로도 금리를 한 두차례 더 인하할 가능성이크다. 다소 시간이 걸릴 수도 있겠지만 기타 G7국가들도 미국과 공조차원에서 금리를 인하할 것으로 보인다. 따라서 이번 미국의 금리인하는 세계대공황 방지와 세계금융시장 혼란을 방지하기 위한첫걸음이라는데 그 의미가 있다. G7국가로는 캐나다가 미국의 금리인하 발표후 곧바로 중앙은행의 기준금리인 콜금리를 연 6%에서5.75%로 0.25%포인트 인하하기로 발표하였으며 10월8일에는 영국이 단기금리인 RP(환매채) 금리를 5%에서 4.75%로 0.25%포인트내렸다.미국이 금리를 인하한 배경에는 크게 대내적인 원인과 대외적인 원인이 있는 것으로 보인다. 대내적으로는 최근들어 둔화조짐을 보이고 있는 미국경제를 부양하기 위한 것이다. 대외적으로는 최근 세계경제의 불안이 미국 일변도의 자금흐름 과정에서 지나친 달러화의 강세에도 책임이 있다는 주장을 받아들여 미국이 금리인하를 단행함으로써 최소한 세계경제가 대공황에 빠지는 것을 방지하고자하는 것으로 분석된다.◆ 국내경기 부양·세계금융불안 해소 조치미국경제는 `98년 1/4분기에 5.5%의 성장세를 보였으나 2/4분기들어 성장률이 전기대비 1.8%로 하락했다. 이는 수출증가율이 아시아경기의 침체로 6%의 감소로 반전됐기 때문이다. 이에따라 미기업들의 수익도 `98년 1/4분기까지 5% 이상의 증가를 나타냈지만 2/4분기 이후엔 감소세로 반전됐다. 다우존스 주가지수도 `98년들어9천포인트를 상회하다가 8월이후엔 8천포인트 수준으로 하락해 침체조짐을 나타냈다. 또한 9월들어 30년만기 재무성증권의 이자율이5% 이하로 속락하여 장기금리가 단기금리보다 낮은 금리구조의 역전현상을 보이면서 경기둔화국면의 조짐을 나타냈다.미국은 `94년까지만 해도 3% 수준이었던 연방기금의 금리를 약 1년만에 7차례에 걸쳐 인상, 6% 수준으로 올리면서 아시아 등 개도국의 자금을 미국채권으로 흡수해 달러강세를 초래했다. 이와같은달러 강세는 아시아 금융위기의 주요요인으로 작용한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그러나 아시아 금융시장 붕괴 여파가 러시아에 이어 브라질로 확산됨에 따라 미국 수출의 20%를 차지하고 있는 중남미시장의 붕괴 우려가 확산되었다. 또한 헤지펀드의 도산이 속출하는등 미국 홀로 호황을 유지할 수가 없다는 사실이 확인됨에 따라 미국은 세계 금융위기 완화의 필요성을 인식하게 된 것으로 판단된다.미국의 금리인하 폭이 0.25%포인트에 불과해 그 영향이 미미할 것으로 예상됨에 따라 미국을 비롯한 세계주가는 발표직후 일제히 하락했다. 당초 금리인하폭은 0.5% 포인트 정도는 될 것으로 예상됐는데 미국이 당초 예상보다 금리인하폭을 작게 가져간 것은 잠재적인 인플레를 우려했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이와같은 소폭의 금리인하는 미국에 몰린 해외자금을 아시아 개도국들로 이동시키지는 못할 것으로 보여 세계금융시장의 불안은 여전히 지속될 것으로 전망된다. 세계자금흐름을 예측하는IIF(Institute of International Finance)는 9월29일 정례보고서에서아시아지역에 유입되는 증권투자규모를 대폭 하향조정했다. IIF는`98년중 아시아 5개국(한국 인도네시아 말레이시아 태국 필리핀)에순유입될 증권투자자금을 `98년5월 95억달러로 전망했으나 이번엔이를 11억달러로 하향조정했고 `99년에는 순유출금액이 9억달러에달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이번 미국의 금리인하폭이 작아 세계경제에 미치는 효과가 작기는하지만 다음과 같은 의미를 가지고 있다. 첫째로 `94년이후에 미국이 해외의 값싼 자금을 활용하고 인플레압력을 완화하기 위해 인위적으로 취해왔던 달러화 강세정책을 수정했다는 점이다. 이는 더이상의 달러강세는 일본과 개도국들의 금융위기를 가중시켜 결국은 미국의 경제에도 마이너스 요인으로 작용하기 시작했기 때문이다.둘째로 `98년들어 세계금융시장의 안정을 위해 논의돼 왔던 선진국간의 금리인하를 실행함으로써 선진국간의 공조체제에 첫걸음을 내디뎠다는 점이다. 이번 미국의 금리인하조치는 독일에 대한 금리인하 공조에 압력요인으로 작용할 것으로 예상돼 선진국간의 공조체제가 보다 빨리 형성될 가능성이 높아졌다. 독일 프랑스 등 저금리국가들은 `99년의 유럽통화 통합을 앞두고 단일환율의 조성을 위해금리를 일정한 수준으로 안정시킬 필요가 있기 때문에 금리인하에 난색을 표명해왔다.◆ 주식시장의 활황은 `99년들어야 본격화전문가들은 세계경제의 극심한 침체를 막기 위해서는 G7국가들이최소한 1% 포인트의 금리인하를 단행해야 한다고 진단하고 있다.현재 미국은 기타 G7국가들이 공동 금리인하를 취하지 않더라도세계금융시장의 혼란과 국내경기의 둔화를 방지하기 위해 추가로0.75%포인트 정도 금리를 인하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전망되고있다. 캐나다와 영국 등은 미국과 보조를 맞추어 금리를 이미 같은크기로 인하하였으며 독일 프랑스 등도 `99년1월의 유럽통화 통합이후에는 공조체제에 가담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전망된다.대우경제연구소의 전망에 따르면 미국의 금리가 1%포인트 인하되면 첫째로 우리나라의 대외수출은 20~25억달러 증가할 것으로 추산된다. 또한 엔달러환율도 1백40엔대에서 1백35엔대로 하락하여 우리나라의 수출경쟁력도 향상될 것으로 전망된다. 둘째로 미국의 금리인하는 미달러화의 투자가치를 하락시켜 우리나라로의 자금유입을 촉진시킬 것으로 전망된다. 대우경제연구소의 전망에 의하면 미국금리가 1%포인트 인하되면 우리나라로의 자금유입이 증가해 국내 회사채 수익률은 1.2~1.5% 포인트 하락하고 원달러환율도 50~60원 하락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셋째, 미국의 금리인하는 외화부채의 이자비용을 경감시키고 국제금융시장의 불안을 해소시켜 외채상환과 대외신인도 제고에 기여할 것으로 전망된다. 미국금리가1% 포인트 인하될 경우 외채원리금상환부담은 연간 12~14억달러정도 경감될 전망이다.앞서 본 바와 같이 미국의 0.25% 포인트의 금리인하가 세계경제에미치는 효과는 미미하다. 예상보다도 작은 폭의 금리인하였기 때문에 세계주식시장은 전반적인 부진을 면치 못하고 있다.또한 세계경기에 영향을 주기 위해서는 선진 G7국가들이 1% 포인트 정도의 금리인하를 같이 해야 하는데 각국의 입장차이로 인해공조체제가 구축되는 것은 `99년에 가서야 가능할 것으로 보여`98년4/4분기에도 세계금융시장의 불안이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우리나라의 경우도 이 범주에서 벗어나기는 힘들 것으로 보여 `98년4/4분기엔 증시의 대세상승국면은 기대하기 어려울 것으로 전망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