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국 인도네시아 등과 마찬가지로 한국에서도 투자규모를 늘리고있습니다. 이들 지역에서 최악의 위기상황은 끝났다는 판단에 따른것입니다.』템플턴애셋매니지먼트사의 모비우스 사장은 최근 한국 등 동남아시아 각국이 최악의 사태는 벗어났다며 바닥권인 현시점에서 주식을사들이는 것은 당연하다고 강조했다. 홍콩에서 활동중인 모비우스사장은 자산규모 2천4백억달러의 미국계 뮤추얼펀드 프랭클린템플턴그룹의 이머징마켓(신흥시장)의 투자를 총괄하고 있다. 현재 그가운용하는 자산은 1백억달러고 템플턴그룹의 대한투자 규모는 30억달러에 달한다.▶ 투자를 늘리는 것은 한국 정부와 한국기업의 구조조정 노력을 긍정적으로 평가한다는 것입니까. 특히 어떤 점을 높이 평가합니까.지금까지 김대중 대통령은 성공적으로 구조조정을 추진해 왔다고봅니다. 한국기업들의 투명성을 높이고 외국인투자자들이 투자할수 있게끔 다양한 투자환경을 조성했다는 점에서 높은 점수를 줄수있습니다. 그러나 아직도 아쉬운 점이 많습니다. 특히 노사문제와한국기업들의 높은 부채는 여전히 불만족스럽습니다. 이들 문제를좀더 과감하게 개혁하면 외국인투자가 훨씬 많이 늘어날 것입니다.▶ 지난 5월 본지와의 인터뷰에서 한국기업의 높은 부채비율이 투자의최대 걸림돌이라고 지적했습니다. 그동안 국내기업들이 만족할 정도로 부채비율을 줄였다고 봅니까.한국기업들은 여전히 경쟁관계에 있는 국가의 기업들에 비해 과잉투자를 하고 있습니다. 투자재원을 차입금으로 조달했기 때문에 부채는 한국기업의 현안중 하나입니다. 특히 그룹계열사에 대한 상호지급보증은 심각한 문제입니다. 여기에 대한 시급한 개선노력이 요구됩니다.▶ 외국인투자자들은 하나와 보람은행을 제외하고는 은행합병을 부정적으로 평가하는 것 같습니다.외국인투자자들은 현재 진행중인 은행합병에 대해 2가지 점에서 우려를 나타내고 있습니다. 먼저 합병이 너무 천천히 진행된다는 점입니다. 죽이 되든 밥이 되든 하루속히 은행구조조정을 마무리해야합니다. 또 우량은행과 부실은행간의 짝짓기가 다수를 차지하는 것도 불만족스럽습니다. 우량은행간의 합병은 보다 강력한 은행을 탄생시키나 부실은행과 우량은행의 결합은 그렇지 못합니다. 우량은행의 긍정적 측면이 부실은행의 부정적 요소에 희석되기 때문입니다.▶ 한국에 제2의 외환위기가 재발할 가능성은 없습니까.현재 한국기업들의 경영투명성 수준을 봤을 때 매우 답변하기 곤란한 질문입니다. 한국정부의 외채관리능력은 우수합니다. 이것은 지난해말 외채상환문제를 처리하는 과정에서 입증됐습니다. 그러나외국인투자자들과 애널리스트들이 한국금융기관과 기업들의 투명성을 완전히 확신하지 못합니다. 한국금융기관과 기업들의 정확한 부채내역을 알지 못한다는 얘기입니다. 그래서 또다른 외환위기가 재발하지 않는다고 단언하기 어렵습니다.▶ 미국 등 선진국들의 금리인하가 템플턴의 한국투자전략에 영향을미칩니까.미국등 선진국이 금리를 내려도 템플턴의 한국투자전략에 큰 변화는 없습니다. 우리는 내재가치에 비해 저평가돼 있는 우량기업을발굴해서 투자할 뿐입니다. 이같은 투자전략은 한국시장 뿐만 아니라 전세계에 공통적으로 적용되는 투자전략입니다.▶ 템플턴은 투자종목의 주가변동 위험을 어떻게 관리하고 있습니까.파생상품에 투자하지 않아 주가변동에 무방비로 노출돼 있지 않습니까.템플턴은 주식예탁증서 말고는 지금까지 파생상품에 대해 투자해본 적이 없습니다. 앞으로도 마찬가지입니다. 우리는 장기투자자로서 단기간의 주가변동에는 무관심합니다. 굳이 주가위험을 방어하는 수단이라고 말한다면 저평가된 우량종목을 발굴해 내는 애널리스트들의 역량입니다. 애널리스트들이 제 역할만 담당한다면 파생상품에 투자할 필요는 없다고 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