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서울역앞 대우그룹 본사빌딩은 새벽늦게까지 불이 켜져 있다. 올해수출목표 1백80억달러를 달성하기 위한 마무리작업이 한창이다. 김우중회장이 신년사에서 「수출만이 IMF를 벗어나는 유일한 대안」이라고 독려한후 그룹차원에서 수출확대에 전력투구하고 있다.대우전자는 국내영업부문을 전자서비스로 분리시킨후 수출에만전력하고 있다. 경쟁업체에 비해 내수판매는 뒤떨어지지만 수출은 앞서있다는게 대우그룹의 주장이다. 대우자동차도 전세계 해외현지법인을 통한 수출에 전력하고 있다. 계열사들의 활발한 수출덕분에 만년 3위였던 (주)대우는 삼성물산과 현대종합상사를따돌리고 수출1위를 확정한 상태다. 1백70억달러였던 올해 수출목표를 10월초 1백80억달러로 늘려잡고도 3억달러를 더 초과달성할 수 있을 것이라고 대우그룹관계자는 설명한다.대우그룹은 외자유치에도 각별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2000년까지 70억달러의 외자를 유치하는게 목표다. 이미 10월말 현재7억5천만달러를 들여왔다. 이들 자금을 기존 부채의 상환이나 해외현지법인의 운전자본으로 활용하고 있다.계열사 축소 및 핵심사업 육성에도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지난6월 퇴출기업명단에 들어간 한국산업전자 등 5개사를 종업원지주제 등의 방식으로 정리중이다. 또 업무영역이 비슷한 회사의 통폐합과 사업이양 등을 통한 계열사분리로 37개의 계열사를2000년말까지는 20개로 축소할 방침이다.반면 (주)대우 대우자동차 대우중공업은 21세기 한국을 대표하는국제적 초우량기업으로 육성하겠다는 복안이다. 이들 트로이카체제로 국내산업기반을 강화하고 세계경영의 구심축으로 키운다는계획이다. 동시에 대우전자 대우통신 대우증권을 세계화 전초기업으로 선정, 국제화 전문기업으로 발전시켜 나가겠다고 밝혔다.이밖에도 재무구조 개선을 위해 2001년까지 자기자본비율을 선진국수준인 40%이상으로 끌어올릴 계획이다. 특히 지난해말 기준으로 4백13.8%인 그룹 제조업체들의 부채비율을 올해말까지1백83.8%로 개선키로 했다. 2002년까지는 79.8%로 낮추고 계열사간 지급보증도 99년말까지 완전히 해소하기 위해 노력중이다. 대우그룹은 투명경영과 책임경영을 강조하기 위해 상장계열사의 재무현황과 영업실적을 인터넷에 올리고 있다. 또 관련법규에서 요구하는 것보다 1년앞서 올해중에 이미 이사회 멤버의 25%를 사외이사로 선임했다.◆ LG / 화학 등 3-4개 업종 집중 육성LG는 재계에서 보수적인 경영을 펼치기로 유명하다. 많은 투자가뒤따르는 공격적인 경영을 펼치기보다는 내실 위주의 안정적인경영을 선호하는 까닭이다. LG하면 「은근과 끈기」가 떠오르는것도 이와 관련이 깊다. 하지만 이런 LG도 최근 들어서는 구조조정 작업에 박차를 가하는 모습이다. 지금 상태에서 변하지 않으면 살아남기 힘들 것이라는 위기감 속에서 체질개선에 적극 나서고 있다.구조조정에 대한 LG의 강한 의욕은 지난 9월 구본무 회장이 최고경영자 전략회의에서 사장단에 분발을 촉구한데서도 역력히 드러난다. 이날 구회장은 인사말을 통해 『자생력을 갖추지 못한 사업은 주력이건 비주력이건 더 이상 유지시키지 않을 것』이라며『아무리 불가피한 투자라도 은행 금리만큼의 수익이 나지 않으면 절대 용납하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일단 LG는 전자(정보통신 포함)와 화학의 2개 업종과 금융 및 서비스 업종에서 1~2개 업종을 선정하여 총 3~4개 업종을 중점적으로 키워나갈 방침이다. 자체적인 기술력과 시장성, 향후 전망 등을 감안해 이들 업종에 앞으로 그룹의 역량을 집중한다는 방침을세워놓고 있다. LG가 「선택과 집중에 의한 구조조정」이라는 표현을 즐겨쓰는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이밖에 LG가 최근 활발하게 전개하고 있는 분사를 통한 사업구조조정도 눈길을 끈다. 산전, 전자, 패션 등을 중심으로 일부 사업부를 떼어내 임직원들이중심이 돼 독립경영을 펼칠 수 있게 배려하고 있다.LG의 구조조정 최일선에는 총수인 구회장이 있다. 특히 구회장은평소 『전자와 화학을 중심축으로 하는 사업구조의 틀을 만들어나갈 예정』이라며 과감한 구조조정의 의지를 밝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LG가 현대와의 반도체 협상에서 경영권을 절대 양보하지 않겠다는 의사를 강력하게 주장하는 것도 이런 주력업종선정과 밀접한 관련이 있어 보인다.◆ SK / 에너지화학-정보통신 주력「에너지화학 정보통신 금융 물류서비스」.21세기 SK그룹의 주력업종이다. SK를 중심으로 한 에너지화학업종과 국내최대인 SK텔레콤의 정보통신업 그리고 SK생명과 SK증권을 주축으로 한 금융, SK상사 SK해운 SK건설 워커힐호텔 등 물류서비스업종을 그룹의 핵심역량으로 키워나가겠다는 복안이다. 나머지 업종은 사업교환을 추진하거나 중소기업에 넘긴다는 방침이다.이같은 구조조정계획은 지난3월 발표됐다. SK그룹은 이같은 구조조정안대로 올해말까지 SK컴퓨터통신과 대한텔레콤을 합병할 계획. 정보통신분야의 경쟁력을 한단계 강화하자는 취지다. 경정비관리업체인 스피드메이트와 가스판매회사인 국일에너지도 내년상반기중에 SK에너지판매에 흡수통합된다.빌딩관리업체인 중원은내년초 SK건설에 흡수합병된다. 지난 6월 퇴출기업명단에 올랐던마이TV SK창고 경진해운 등에 대한 정리작업도 마무리단계다.SK창고는 11월초 SK유통에 흡수됐고 마이TV는 현재 원매자를 물색중이다. 비주력계열사에 대한 구조조정이 계획대로 진행된다면SK그룹은 4개주력업종에 10여개사로 축소될 것으로 보인다.이같은 기업구조조정과 동시에 결합재무제표작성 상호지급보증해소 등 재무구조의 건전성과 투명성을 높이는 노력도 병행추진중이다. SK그룹은 지난해 3월말기준으로 15.1%인 상호지급보증비율을 지난 3월말까지 7.3%로 축소했다. 5대그룹중에서 가장 양호한실적이다. 내년중에는 채무보증을 완전히 해소한다는 방침이다.또 2000년까지 2조원의 자산매각과 외자유치를 포함한 유상증자등으로 자기자본비율을 늘릴 계획. 내년말까지 정부에서 요구하는 수준인 2백% 이내로 부채비율도 줄인다는 얘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