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날의 세계는 자동차나 가전제품을 탄생시킨 산업시대가 종말을 고하고 새로운 생활, 새로운 산업의 시대로 진입하고 있다.다가오는 새로운 시대란 다름아닌 멀티미디어의 시대로서, 생산방식이나 소비방식에서 인류의 생활에 엄청난 변화를 가져오고있다. 기업들도 경영방식이나 경영전략을 획기적으로 바꾸지 않으면 생존마저 위협받는 시대를 맞이하고 있다.이는 바야흐로 문명사적 전환기로 표현할 수도 있다. 국가간 지역간 장벽이 완전히 무너진 상태에서 무한경쟁을 벌여야하는 기업들로서는 새로운 가치관, 혁신적인 패러다임으로 재무장하지않으면 안된다. 그중에서도 가장 중요한 가치로 꼽히는 것은 정보이다. 『산업사회에선 자본가에게 권력이 집중되어 있지만 정보화사회에선 정보소유자에게로 권력이 이동된다』고 앨빈 토플러가 주장했듯이, 정보를 어떻게 관리하느냐에 따라 그 기업의 생존은 영향을 받게 된다.그런데 문제는 경쟁의 양상이 과거와는 전혀 다르다는 점에 있다. 컴퓨터는 통신 및 가전과의 융합은 물론 광통신기술의 눈부신 발전에 힘입어 쌍방향 대화가 가능한 통합 멀티미디어 기기로재탄생하고 있다. 기업의 조직도 독점보다는 상호협력이 중요한시대로 변해가고 있다. 최근 국제적으로 기업간 제휴나 컨소시엄이 부쩍 늘어나는 것도 이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지구촌이 하나가 되듯이, 기업도 이해관계에 따라 국경을 넘어 자유자재로 서로 뭉치고 있으며, 아예 국가나 지역의 개념이 없는 「가상기업」까지 출현하기에 이르렀다.특히 몇 년전까지만 해도 상상하지 못했던 인터넷 비즈니스가 현재 세계 최고의 사업으로 각광받고 있는 점에서 알 수 있듯이,기존 산업화시대의 많은 업종들이 종언을 고하고 전혀 예기치 못했던 업종들이 창출되고 있다. 이러한 경영환경의 변화는 더욱빠른 속도로, 그리고 지속적으로 일어날 것이기 때문에 어떻게보면 두렵기까지 하다.그리고 무엇보다도 중요한 것은 미래에는 모든 산업분야에서 독점기업이 존재하지 않을 것이라는 점이다. 대신 특정기술이 필요한 기업은 컨소시엄을 구성해 당면문제를 해결하든가 컴퓨터와네트워크로 통합해서 업무를 효율적으로 처리하게 될 것이다. 나아가 전자상거래나 전자쇼핑 등과 같은 새로운 거래형태의 출현은 기업간의 통합은 물론, 산업간의 업무통합을 야기할 것으로예상된다.IMF 관리체제 이후 국내기업들이 생존차원의 구조조정을 활발하게 전개하고 있는데, 대부분 사업철수 조직축소 인력감축 경비절감등에 국한되고있는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이것은 단기적인 처방이다. 장기적인 안목에서 사업의 구조를 원천적으로 재조정해야만 한다. 여기서 우리 기업에 절실히 필요한 것은 앞서 얘기한정보화시대의 변화의 흐름을 면밀히 주시하고 이를 주도해 나가는 적극적인 의지이다.결국 정보통신 혁명시대에 살아남기 위해서는 오로지 변신의 길밖에 다른 대안이 없다고 생각된다. 이와 관련해 한가지 예를 들고자 한다.1900년대에는 세계적으로 철도를 놓는 일이 어떤 일보다도 국가발전의 기초가 되었었다. 철도가 지나가는 마을은 크게 발전하고주민들도 부유해졌다. 그런데 당시 일본에서 생사(生絲)로 높은소득을 올리고 있던 도치기시(市)는 철도가 지나가는 것을 반대함으로써 낙후된 도시로 전락하고 말았다. 도치기시의 주민들은기차들이 지나가면서 시끄러운 소리를 내고 검은 연기를 뿜어내기 때문에 누에들이 경적에 놀라 생사가 검게 변한다는 이유로반대했던 것이다. 그러나 결과적으로 도치기시는 자신들의 근시안적 사고 때문에 더 이상 발전할 수 있는 기회를 놓치고 말았다.당시 변화의 주된 흐름이 「철도」였다면 오늘날의 세계는 단연「정보통신」이라고 할 수 있다. 우리가 여태까지 경험하지 못했던 가혹한 경제위기의 파도속에서 당장의 손익을 따지기 보다는「정보통신」을 화두로 삼아 10년후 20년후를 내다보는 혜안이그 어느 때보다 절실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