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전 대우경제연구소는 우리 국민들의 고통지수(MiseryIndex)가 지난해 금융위기이후 급격히 높아져 일본의 3.1배, 싱가포르의 5.2배, 대만의 29.8배나 높다는 연구결과를 발표해 관심을 끌었다.고통지수란 국민들이 피부로 느끼는 경제적인 삶의 질을 가늠해볼수 있도록 지수화시킨 것이다. 실제 지수산출은 물가상승률과실업률을 합한 것에 소득증가율을 차감하는 방식으로 계산한다.따라서 이 지수가 높으면 높을수록 한 나라 국민들이 체감하는삶의 고통이 크다고 볼수 있다. 물가가 많이 오르고 실업이 많아지면 국민들의 고통이 커진다는 것은 쉽게 짐작할 수 있는 일이다. 반면 소득이 늘어나면 고통이 줄어든다는 것도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다.물론 이같은 산출방식이 한 나라 국민들의 고통을 정확히 표현한다고 말할 수는 없다. 특히 국별로 실업률과 물가상승률을 산정하는 기준이 다르기 때문에 국가간의 절대적인 비교지수로 삼기에는 한계가 있다. 그러나 어느 정도 어림해 볼수 있고 상대적인비교가 가능하다는 점에서 많은 나라들이 자주 활용하고 있다.고통지수는 원래 기상용어의 불쾌지수를 경제에 원용한 것이다.불쾌지수는 온도와 습도의 높고 낮음이 사람의 몸에 영향을 미쳐유쾌하게 하거나 불쾌하게 만드는 정도를 측정하기 위해 고안된것이다. 여기에서 온도와 습도를 물가와 실업, 그리고 소득으로대체해 국민 삶의 고통정도를 가늠해 본 것이다.대우경제연구소가 이같은 방식에 따라 올해의 고통지수를 산출한결과 우리나라는 20.9로 지난해의 1.5보다 14배 이상 높아졌다.대우경제연구소는 올해 실업률을 7.4%, 물가상승률을 7.5%, 경제성장률을 마이너스6.0%로 잡아 고통지수가 20.9로 나온 것이다. 소득증가, 즉 경제성장이 뒷걸음질을 하는 바람에 예년과는달리 고통을 덜어주기는 커녕 오히려 가중시키는 요인으로 작용했다. 지난해의 고통지수 1.5는 실업률 2.6%와 물가상승률4.4%를 더한 7.0에서 경제성장률 5.5%를 뺀 값이다.다른 나라의 고통지수를 보면 일본은 6.7, 대만은 0.7, 싱가포르는 4.0이다. 그러나 지난해 IMF로부터 구제금융을 받은 인도네시아 태국 한국등 3개국중에서는 우리가 가장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우리나라가 다른 국가들에 비해 소비자물가가 안정된데기인한다. 다만 지난해에 대비한 고통지수의 악화 정도는 우리가더 높은 편이다. 멕시코 등 중남미국가들의 고통지수 역시 점차높아지고 있어 최근의 어려운 경제사정을 반영했다.반면 선진국들의 고통지수는 지난해에 비해 전반적으로 개선되고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예컨대 미국은 지난해의 3.4에서 올해는2.8로 낮아졌고, 캐나다는 7.1에서 6.7, 독일은 10.7에서 7.0,프랑스는 11.4에서 10.0으로 각각 개선됐다.우리 국민들의 삶의 고통이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는 것은 외환위기의 비용부담이 경제주체들중에서 소비자인 국민들에게 상대적으로 많이 부담되고 있다는 해석도 가능하다. 특히 이같은 현상이 오래 지속된다면 사회불안으로 발전될 가능성도 크다는 점에유의할 필요가 있다. 철저한 구조조정도 중요하지만 실업과 소득감소를 어느정도 줄일수 있는 보완책도 함께 추진해야 한다. 즉구조조정을 추진하되 적절한 경기부양책이 구사되어야 하고 특히다양한 사회안전망을 구축함으로써 국민들의 삶의 고통을 덜어줄수 있는 대책이 마련돼야 한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