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상 지표금리로 간주되는 3년 만기 회사채 유통 수익률이 10월들어 사상 처음으로 한자릿수로 급락한 뒤, 급등이나 급락없이9%대에 안정적으로 머물고 있다. 세계 경제 침체 방지와 국제금융 불안 완화를 위해 미국 일본 영국 등 선진국들이 잇달아 금리를 인하했고 미국의 금리 인하를 계기로 엔화가 강세로 반전되는 등 대외적 여건이 호전되고 있는 데다, 실물 경기 침체 방지를 위한 경기부양책의 일환으로 정책 당국이 통화 공급을 확대함에 따라 시중 자금사정이 풍부해졌기 때문이다. 또한 이렇게 풀린 자금이 신용경색으로 인해 금융권에서만 맴돌면서 금융기관간거래나 우량 회사채 또는 국채 매입에 집중됨으로써 자금 실수요자인 기업들의 자금난과는 관계없이 지표금리가 급락하고 있는것이다.5대그룹의 회사채 발행 규제나 채권 시가평가제도가 예상과 달리금리 하락의 걸림돌로 작용하고 있지도 않은 상황이다. 5대그룹의 회사채 편입이 운용 한도에 육박한 은행 및 투신사에서는 회사채 보유 한도제의 시행에 따라 상대적으로 신용등급은 낮지만수익률이 높은 5대그룹 이외의 우량기업들을 대상으로 회사채 매입에 나설 수밖에 없을 것이며, 그만큼 금리를 상승시키는 요인으로 작용하게 된다. 그러나 아직까지 그 효과는 그렇게 크게 나타나고 있지 않다. 한도를 넘는 동일계열 회사채 보유 물량 해소에 2년간의 유보기간이 있는 데다 아직까지는 시중 유동성이 풍부하기 때문이다.더구나 현재 정부의 금리 인하 의지가 워낙 강하기 때문에 이들제도의 시행에 따른 금리 상승 압력이 가시화되고 있지 못한 형편이기도 하다. 정부가 현재 7%대에 머물고 있는 콜금리와 같은단기금리를 5~6%대로 낮출 것으로 알려지면서 시장참가자들 사이에 금리 인하에 대한 기대감이 확산되고 있다. 이런 기대감으로인해 금리 하락세가 지속되고 있는 것이다. 적어도 연말까지는대외적 호조건도 지속될 것으로 보이므로 정부의 금리 인하 의지가 약화되지 않는 한 금리는 현행 수준보다 더 내려갈 가능성이있다.내년에도 금리 하향 추세가 지속될 것인가. 정부의 금리인하 의지가 내년에도 계속될 것이라는 점에 비추어 보면 금리는 한자릿수를 유지하게 될 가능성이 높다. 다만 금리 하락을 제약하는 몇가지 요인이 존재하기 때문에 금리가 한자릿수를 유지하더라도올해보다는 다소 높아질 수 있다.내년 상반기중 약 12조원의 국채발행이 예정되어 있어 통화공급이 적절히 늘어나 이를 뒷받침하지 못할 경우 시중금리를 높이는구축효과가 나타날 수 있다. 또 회사채 보유 한도제나 채권 시가평가제도의 도입에 따른 금리 상승 압력이 올해보다는 내년에 보다 본격화될 가능성이 높다는 점도 무시할 수 없다.뿐만 아니라 내년에는 올해보다 자금수요가 커질 것이라는 점에도 유념하여야 한다. 올해 금리가 급격히 떨어진 것은 소비와 투자 심리의 극심한 위축에 따라 자금수요가 현저히 줄어들었기 때문이기도 하다. 적어도 내년 하반기 이후 경제가 소폭이나마 회복세를 보이게 된다면, 자금수요가 다소 회복될 수밖에 없을 것이다.끝으로 대외경제 여건도 지금보다는 금리 하락에 불리하게 작용할 수 있다. 국제 금리는 올해에 이어 전반적으로 하향 안정세를보일 것으로 전망되지만, 현재와 같은 엔화 강세가 내년까지 지속될 여지는 많지 않다. 지금의 엔화 강세 상황은 미일 경제의기초여건 차이에 비추어 볼 때 과도한 측면이 있으므로, 내년에는 지금보다 엔화가 다소 약세로 돌아설 전망이다.다만 자산담보증권(ABS)의 발행이 활성화될 경우 위에서 언급된상승 요인을 상당 정도 상쇄시켜줄 수도 있을 것이다. 그러나 자산담보증권 발행 여건이 아직 취약한 국내 현실에 비추어볼 때내년에 당장 그 효과를 기대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