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한해 전세계의 금유통량은 4천2백54t으로 추정됐다. 이 가운데 기념·장식용 산업용등으로 거래된 금은 모두 3천8백90t으로 전체의 91.4%를 차지했으며 나머지는 금괴나 금융상품등의 형태로 거래가 이뤄졌다. 가공부문의 금산업은 갈수록 비중이 높아져 △94년3천79t △95년 3천2백80t △96년 3천3백22t 등의 증가세를 보이고있다. 특히 산업용 원자재로서의 용도는 96년 63t에서 97년에99t으로 늘어나고 있다.세계에서 금이 가장 많이 생산되는 나라는 남아프리카 공화국이었고, 금가공 및 제조규모가 가장 많았던 나라는 인도였다.그러나 금 가공·제조부문에서 세계 최대의 수출국은 전통적으로이태리이다. 이태리는 자체 금 생산량이 연간 10t에도 못미치지만작년에 4백t이상의 금을 수출했다. 이태리의 장식용 금제품은 세계시장의 20% 정도를 점유하고 있으며 유럽 전체에서는 무려 70%를차지하고 있다.◆ 미국 호황으로 금 수출 증가세이는 체인 팔찌 목걸이 귀고리등의 세공에 있어 이태리의 기술력과디자인이 독보적인 경쟁력을 갖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미세한 이음새부분의 처리기술과 요란하지 않으면서도 다채로운 색상과 디자인은 타의 추종을 불허하고 있다. 이에따라 금세공 산업도 대단히발달, 8천2백여개의 업체에 총 고용인원은 11만여명으로 추산되고있다.지난 97년 이태리의 금가공 규모는 총 5백12t으로 매출액은 11조리라(미화 65억달러 수준)에 달한다. 2위인 미국(연간 2백72t)보다두배 가까이 많다. 이태리는 이가운데 70%가량을 수출하는데, 97년의 경우 42억6천만달러 어치의 금제품을 해외에 내다 팔았다. 수출금액은 미달러화에 대한 리라화의 환율에 따라 들쭉날쭉 하긴 하지만 평균 40∼45억달러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이태리의 금수출은 지난 96년 이후 세계적인 불경기로 인해 다소줄어들고있는 추세다. 그러나 올해 3/4분기에는 미국 유럽등지로부터 주문이 늘어나면서 작년 같은 기간보다 19% 늘어난 1백28t을 수출, 완연한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 이는 금융위기를 맞은 한국 태국 인도네시아등 아시아지역에 대한 수출비중이 8%에 불과한 반면이태리 최대의 금수출 대상국인 미국은 전후 최대의 호황을 누리고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이태리 금장식용품에 대한 미국의 연간수입규모를 살펴보면 △ 95년 11억3천만달러 △ 96년 11억7천만달러 △ 97년 11억5천만달러 등이다.이에 반해 이태리의 장식용 금수입은 국내 총소비액의 2.5%에 불과하다. 97년기준 총 수입규모는 1억4천4백만달러로 스위스 미국 프랑스 영국등이 주수입원이다. 아시아에서는 태국이 연간 5백90만달러 가량을 수출하고 있다. 이중 우리나라 제품이 이태리 수입시장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1%이하(금액기준)로 극히 미미한 수준이다.작년에 겨우 11만달러어치를 팔았을 뿐이다.이는 한국산이 이태리 바이어들의 기호를 제대로 충족하지 못하기때문이다. 현지 바이어들은 이태리 국내산과는 구별될 수 있는 독특한 디자인과 스타일의 고가제품을 원하고 있으나 우리나라의 수출제품은 대중적인 중저가 브랜드가 주류를 이루고 있다. 실제로우리나라의 수출품가격은 t당 3백만리라인 반면 고품질의 태국산은t당 5천만리라까지 받고 있어 무려 17배 이상의 가격격차를 보이고있다. 고급브랜드로 해외시장을 개척하기에는 국내 산업 기반이 너무 취약하다는 지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