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MF 체제하에서 가장 자주 언급됐던 것 중의 하나가 외국자본 유치였을 것이다. 우리나라는 국내 기업에 대한 M&A나 신규공장 건설과같은 직접투자이든 주식이나 채권에 대한 증권투자이든 외국자본이라면 유치하고 보자는 것이 기본입장이었다.외국인 직접투자는 지난 4월까지만 해도 전년동월대비 감소세를 보였으나 5월부터 증가세를 보여 11월에는 약 14억달러의 투자신고가이루어졌다. 그 결과 11월까지 외국인 직접투자는 지난해 동기간에비해 16.4% 증가한 약 69억 달러를 기록했다. 한국경제가 위기를겪고 있는 가운데서도 외국인 직접투자가 증가세를 보인 것은 직접투자의 고유한 특성 때문이다. 단기적인 시장변동에 민감한 증권투자와는 달리 외국인 직접투자는 시장에 대한 접근, 현지에서의 자원과 경쟁력 확보 등 장기적인 전략하에서 이루어지기 때문에 경제적 불안이 가시지 않은 가운데서도 증가세를 보일 수 있었다.직접투자 중에서도 신규법인 설립보다 국내기업의 구주취득, 공장혹은 사업부문 인수 등 M&A형 투자방식이 크게 늘어나 전체의50%를 차지하고 있다. 신규투자시 공장 건설 등에 소요되는 시간을절약하고 바로 생산 및 영업에 나설 수 있을 뿐만 아니라 기존 기업의 판매망을 활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국내경기가 차츰 회복되기 시작하고 회계기준 강화 등으로 기업경영의 투명성이 개선되면 외국인 직접투자가 그동안 국내 시장규모에 비해 낮은 수준에 머물러 왔던 점을 감안할 때 계속 늘어날 가능성이 크며 내년중에도 약 70억달러 투자가 이뤄질 것으로 예상된다.외국인 주식투자가 11월 이후 급증하면서 국내 주식시장을 뜨겁게하고는 있으나 채권투자까지 포함한 전체 외국인 증권투자는 올해전반적으로 부진했다. 지난 10월까지 외국인 주식투자자금은 전년동기간의 약 12억달러에서 34억달러로 늘어났으나 채권에 대한 투자는 2억달러에 불과했다. 11월 이후 한국경제의 회복 가능성, 국가신용등급의 상향조정 가능성에 힘입어 주식투자 규모가 늘어나고있으나 여전히 채권 매수는 부진한 편이다. 특히 해외에서의 채권및 DR 발행 등은 IMF 이전보다 크게 줄어들어 10월까지 외국인의증권투자 증가규모는 약 7억달러 수준에 머무르고 있다. 내년 외국인의 증권투자는 우리나라의 국가신용등급에 크게 좌우될 것으로보인다. 한국 주식시장의 잠재력은 인정하고 있지만 신용등급이 「투자부적격」 수준에 머무르는 한 안정적인 장기 투자자금이 유입되는데 한계가 있기 때문이다.곧 신용등급이 상향조정될 것이라는 기대가 확산되고는 있으나 현재로서 그 성사여부는 불투명하다. 아직 국제 신용평가기관들은 우리나라의 신용등급을 올릴만큼 은행 구조조정과 이로 인한 재정 부담, 부실기업 처리문제 등에 대해 낙관하지 못하고 있다. 따라서등급이 조정된다고 해도 내년 하반기에 이뤄질 가능성이 크며2000년에 가서야 이뤄질 수도 있다. 하지만 미국증시 불안으로 마땅한 투자처가 없는 가운데 언젠가 신용등급이 조정될 것이라는 기대감이 존재하고 있고, 아시아내에서 한국은 비교적 경제위기를 빨리 극복하고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는 점에서 내년에도 외국투자자들은 국내 주식과 채권에 대한 투자를 꾸준히 늘려나갈 것으로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