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성수동 MG전자 전시실에는 재미있는 제품들이 많이 진열돼 있다. 물속에 잠겨있는 형광등이 한 예. 이 형광등은 물속에 있으면서도 전혀 이상없이 불이 켜진다. 물론 전기가 물속으로 흘러나가는 일도 없다. 밝기가 자유자재로 조절되는 형광등도 있다. 백열전등의 밝기가 컨트롤되는 예는 있어도 형광등의 조도가 조절되는 것을 본 사람은 거의 없을 것이다.뿐만 아니다. 형광등은 껌벅거리다가 켜지는게 보통이다. 하지만 이곳에 진열된 제품은 순식간에 점등된다. 네온사인 대신 형광등을 이용한 간판제품도 있다.이들은 모두 MG전자가 개발한 첨단 조명제품들. 무궁화의 영어표기에서 따와 사명을 지은 이 회사는 순수 국내기술로 만든 조명기기로 세계시장을 제패한다는 웅대한 꿈을 갖고 있는업체. 아직 사업을 시작한지가 얼마되지 않아 국내에는 많이알려져 있지 않지만 벌써 외국의 관련사들은 대부분 알 정도로 인식돼 있다. 이 회사는 올 수출물량으로 이미 2천만달러어치를 확보했는데 주문자는 미국의 GE계열사를 비롯,일본의히타치 독일의 UV 등 굴지의 기업들이다. 이들이 MG전자 제품을 찾는데는 까닭이 있다. 첫째, 절전효과가 뛰어나다는 것.이들 제품의 핵심은 스타터(점등기)와 안정기인데 MG전자제품은 평균 30%안팎의 절전효과를 갖고 있다고 밝히고 있다. 둘째, 기존의 어떤 제품과도 호환성이 있다는 점. 간단히갈아끼울수 있다. 셋째, 안전성이 우수하다.◆ 일본 나리타 공항 등 15만개 수출이런 장점은 KS를 비롯,ISO9001 유럽의 CE, 독일의 VDE, 미국의 UL과 일본 T마크 획득을 통해 하나씩 입증하고 있다. 특히 0.2초내에 순간점등되는 인버터식 전자스타터는 국내외에17개사가 생산하는데 타사가 채택하는 트리거방식과는 달리스위칭방식을 채택한게 특징. 스위칭은 단번에 안켜지면 또다시 점등을 시도하는 방식이다. 때문에 엘리베이터 처럼 전압이 불안정한 상황에서도 재시도를 통해 형광등을 점등시킨다.세계에서 첫번째로 개발한 것이다.이청우 사장(46)이 MG전자를 창업하게 된 것은 박영권박사(현재 MG전자 연구소장)를 만난게 계기가 됐다. 이사장은IMRS라는 외국제품 수입판매업체를 경영하고 있었다. 취급품목은 전기전자 제품에서 생활용품에 이르기까지 다양했다. 전기제품을 다루면서 관련분야의 사람들과 접할 기회가 있었다.그러던중 박영권박사가 획기적인 신제품인 전자식스타터를 개발했는데 사업화를 하지못해 안타까워하고 있다는 얘기를 들었다. 이사장은 사업성이 충분하다고 판단,함께 사업에 나서기로 하고 시제품을 만들어 일본으로 건너갔다. 히타치사를찾았다. 일본내 대기업을 통해 제품성을 인정받으면 판로를개척하기가 훨씬 쉬울 것으로 판단한 것. 하지만 히타치 연구실장을 만나는 것은 쉽지 않았다. 안면도 없고 제품에 대해들어본 적도 없는 상태에서 쉽게 만나줄리 없었다.이사장은 여러번에 걸친 시도끝에 겨우 만나 제품에 대해 설명했다. 전기분야에 박식한 그는 정 그렇다면 몇가지 테스트나 해보자고 했다. 시험결과에 놀라움을 감추지 못했다. MG전자의 전자식스타터인 Z스타터는 필라멘트 예열이 필요없어0.2초만에 점등이 되는 획기적인 제품이었던 것. 특히 점등을위해 소모되는 전기의 9.8%와 노후된 형광등으로 유입되는불필요한 전기를 차단,20%이상의 전기를 절약할 수 있다.형광등 수명을 3배이상 늘릴 수 있는 것은 또다른 강점이었다. 수차례 시험끝에 히타치와 일본내 판매계약을 맺었고 이회사의 스타터는 나리타공항을 비롯한 몇몇 주요건물에 납품하는 개가를 올리게 됐다.7년동안 10억원을 투자해 개발한 제품이 마침내 빛을 보게된것이다. 일본으로는 이제까지 모두 15만개가 수출됐다. 이사장은 국내시장 공급은 물론 미국 유럽등지로 시장을 넓혀가기로 하고 각종 인증을 획득했다. 아울러 다양한 제품개발에 나섰다. 고조도용 하이브리드안정기가 나온 것도 이같은 노력의결과. 재래식 안정기의 견고함과 전자식안정기의 절전기술을혼용해 만든 이 제품은 기존 안정기보다 33%의 절전효과를내며 전자파장애를 감소시킨다고 밝히고 있다.◆ '전기는 곧 외화' 절전기구 개발박차보통 형광등 밝기의 3배이상되는 밝은 형광등용 안정기다. 이제품은 선진 6개국의 특허도 획득,성능을 인정받았고 외관도미려,수입대체와 수출확대를 동시에 이룰 것으로 주목되는품목이다.이와함께 세계 최초로 개발한 110W용 조광시스템은 기존 밝기의 0%에서 70%까지를 자유롭게 조절할수 있다. 이들 스타터와 안정기는 수도권 7호선전철과 인천지하철 등에 납품된다.연구개발은 박박사가 주도하고 있는데 그는 40년동안 방전관(형광램프)개발에만 힘써온 박순봉박사의 아들이기도 하다.대를 이어 조명기기 개발에 힘을 쏟고 있는 것이다. 『조명분야는 전체 국내 전력소비의 18%에 달합니다. 이중 스타터나 안정기 같은 간단한 부품의 교체만으로도 전력소비를 20∼25% 줄일수 있습니다. 이는 원자력발전소 2기를 짓는 것과비슷한 효과지요.』 이사장은 이제는 우리도 절전에 관심을기울여야 하며 이는 단순히 한집 한등끄기와 같은 소극적인방법이 아닌,첨단기술제품을 통해 해결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예컨대 흐린 형광등 3개를 쓰는 것보다 더 밝은 형광등하나를 쓰면 전기소비를 더욱 줄이면서 밝기는 그대로 유지하는 효과를 가져온다고 소개한다.전기는 곧 외화다. IMF를 맞아 에너지 소비를 줄이면 곧 외화소비를 줄이는 효과를 거둘수 있다는 설명이다. MG전자가 속해 있는 무궁화그룹(회장 조희욱)은 섬유봉제 관련기계를공급하는 무궁화무역,다두식 컴퓨터 자수기와 한국형 종합물류시스템을 생산하는 무궁화산업,컴퓨터및 금융기관 통장프린터기를 생산하는 대성컴퓨터등으로 이뤄져 있다.MG전자를 맡고 있는 이사장은 단순히 국내 에너지절감에 그치지 않고 해외시장개척에 적극 나서 수출비중을 더욱 높일 계획이다. 이를 통해 현재 20%수준인 수출비중을 앞으로 80%수준으로 끌어올릴 생각이다.(02)463-080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