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시장의 풍향계 공매물건이 쏟아진다」. 성업공사와 금융기관, 기업들이 내놓는 공매물건이 올 부동산시장의 가격향방을 가늠할 중요한 변수로 떠오르고 있다. 시가에 비해 현저히 낮은 가격으로 대규모 물량이 부동산시장에 나온다는 점을 감안하면 부동산시장을 뒤흔들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다.올해 대규모 공매물건을 내놓을 곳으로 거론되는 곳은 성업공사와은행 신용금고 등 금융기관, 구조조정에 나선 기업 등이 있다. 이가운데 부동산시장에 가장 큰 영향력을 미칠 것으로 꼽히는 것은역시 물건이 많고 매각조건이 좋은 성업공사. 성업공사는 부실채권정리기금으로 사들인 총 39조원어치의 부실채권중 부동산을 담보로한 채권 16조8천억원의 80%인 12조원어치를 연내에 매각할 예정이다. 이는 과거 성업공사의 연간평균 공매실적인 5천억원의 24배에해당하는 규모다. 성업공사는 우선 퇴출금융기관과 부도기업들로부터 사들인 아파트 주택 점포 토지 공장 등 1백16건 3천4백90억원어치를 이달말에 공매할 예정으로 알려져 있다.기업과 금융기관들이 내놓는 공매물건들도 부동산시장에 대량으로유입될 것으로 보인다. 재계에 따르면 5대그룹을 포함한 기업들이부채비율축소 등 구조조정을 목적으로 올해 매각할 부동산이 23조원어치에 이르는 것으로 추산되고 있다. 금융기관에서 담보로 잡았다가 법원경매를 통해서도 팔리지 않자 PC통신이나 지점게시판 등을 통해 내놓는 공매도 최근 경락률이 상승하는 양상을 보이고 있다.이처럼 부동산시장으로 공매물건이 대량유입되면 수요자들로서는보다 유리한 조건으로 원하는 부동산을 구입할 기회라는게 부동산업계에서 나오는 말이다.대한부동산경제연구소의 김정렬소장은 『성업공사 공매물건이 업무형 위주라면 금융기관이나 기업의 공매물건에 상대적으로 아파트가많다』며 『잘만 고르면 좋은 아파트를 싼값에 마련할 수 있다』고말했다. 이를 증명하듯 최근 금융기관에서 공매로 내놓은 아파트등 일부물건들의 경우 나오기가 무섭게 소화되고 있는 양상이다.그러나 김소장은 『하지만 전체공매물건중 아파트의 건수가 많지않다는 점을 미리 감안해야 한다』고 충고했다. 참고로 지난해 성업공사의 1차공매시 전체물건 2백22건중 주택은 67건에 불과했으며공장 상업용건물 등이 대부분이었다.공매부동산을 취득하기 위해서는 성업공사공매의 경우 우선 일간지와 PC통신(go sungup) 등을 통해 나오는 공매공고를 꼼꼼히 살펴야하며, 기업이나 금융기관의 경우 신문공고외에 지점게시판 등을 통해 게시하는 경우도 많아 다리품을 팔며 수시로 확인하는 노력도필요하다.◆ 금융기관 공매부동산 노려볼만한편 공매물건이 대거 부동산시장으로 쏟아질 것이 예상되면서 부동산전문가들은 공매물건이 부동산시장을 압박할 것이라는 우려를내보이고 있다. LG경제연구원의 김성식연구원은 『공매물건의 경우기업들이 수요자지만 지금 국내기업들 처지로서는 그럴 형편이 안된다』고 말했다. 김연구원은 또 『매물해소과정을 거치지 못하고시장에 적체된 공매물건들은 결국 최근의 부동산가격 상승세를 조정한 후 일정기간이 지나면 약보합세 내지는 하락세로 돌아서게 만들 가능성이 크다』고 내다봤다.대한부동산경제연구소의 김정렬소장도 『대량의 공매물건이 팔리지않은 상태로 쌓이다 보면 결국 부동산시장전반에 가격하락을 부추기는 마이너스요소로 작용할 것』이라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