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산 전공정을 아웃소싱에 의존하면서 브랜드 마케팅만으로 국내안경테시장의 석권을 노리는 업체가 나타났다. 서울 서초동에 자리잡은 안경테 유통전문업체인 (주)신영한이 그 주인공.지난해 10월 자본금 5억원으로 출범한 이회사는 벌써 전국에 5백여개의 가맹점(안경원)을 확보, 발빠른 시장개척에 나서고 있다. 올해 매출은 80억원에 달할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실제로 작년말 독자적인 브랜드로 개발된 「KAKI」 「MBA」등 2개 제품은 발매 한달만에 주문이 쇄도하고 있다는 전언이다. 30대 전문가그룹과 10대청소년층을 각각 겨냥해 나온 이들 제품은 비슷한 품질의 외국산안경테에 비해 상당한 정도의 가격경쟁력을 갖고 있다. 소비자 가격 기준으로 「KAKI」는 9만원대, 「MBA」는 4만원대 수준이다. 가격인하가 가능했던 요인은 철저한 아웃소싱전략 때문이다.신영한은 디자인부터 제작 전반을 철저하게 외부에 의존하고 있다.디자인 분야에서는 「이일리」 「선우디자인」등과 컨설팅 계약을맺고 있으며 생산분야에서는 국내 제조업체 뿐만 아니라 일본 홍콩이태리등의 업체들과 제휴를 맺고 있다. 직원수도 20명에 불과하다. 이로 인해 인력 시설 장비등에 투입되는 투자비용을 줄일 수있었다는게 정윤철 사장의 설명이다. 대신 신영한은 마케팅과 브랜드관리에 주력하고 있다. 생산은 아웃소싱을 통해서 하되 제품의유통은 스스로 개발한 마케팅 전략을 따름으로써 수익을 창출하겠다는 것이다. 물론 디자인과 제조공정 전단계의 기획은 신영한이맡는다. 소비자 기호의 변화를 반영하고 다품종 소량생산 체제에걸맞은 제품특성의 차별화도 자신들의 몫이다.그러나 이 회사가 아웃소싱을 선택한 이유는 몸집 줄이기 차원만은아니다. 그보다는 오히려 안경테 시장의 특수성이 아웃소싱을 채택하도록 만들었다는게 회사측의 설명이다.◆ 경쟁력 확보위해 독자 브랜드 개발현재 국내 안경테시장은 수입품이 30%, 국산품이 70%의 시장점유율을 차지하고 있다. 그러나 국산품은 수입품과는 달리 독자적인 디자인과 브랜드 부재로 인해 시장지배력이 매우 취약하다. 그 결과대부분의 고가품 시장은 수입품이 장악하고 있고 유행도 이들 수입브랜드가 리드하고 있다. OEM방식에만 의존하는 국내업계는 독자적인 디자인 개발은 엄두조차 내지못하고 수입품 카피나 부품조립에머물고 있는 실정이다. 다시 말해 해외 유명브랜드의 하청공장으로전락함으로써 사실상 우리나라에서 만들어진 브랜드를 다시 고가에수입하는 지경이라는 얘기다.아웃소싱이 불가피했던 또다른 이유는 열악한 국내시장의 여건이다. 국내 안경테 제조공장 규모를 살펴보면 상시 종업원 2백50명이상의 업체에서부터 불과 4∼5명을 보유하고있는 업체에 이르기까지다양하게 분포돼있다. 이에따라 제조 설비 검사 장비등에서 많은격차가 존재하고 업체간 품질수준도 커다란 차이를 나타내고 있다.또 안경테 산업의 기술수준은 신소재에 대한 개발부진, 도금처리에대한 기술 미숙, 디자인 개발의 후진성등의 요인 때문에 일부 업체를 제외하고는 경쟁력을 갖지 못하고 있다.신영한이 브랜드 마케팅을 타깃으로 삼은 이유는 바로 이같은 국내업계의 현실 때문이다. 국내외를 가리지 않는 아웃소싱을 통해 우수한 품질과 디자인만 확보할 수 있다면 얼마든지 독자적인 브랜드를 개발, 수입산 안경테와 경쟁할 수 있다는 것이다.신영한은 디자인이 결정되면 생산은 공정별로 전문생산업체에 맡긴다. 현재 안경테 생산기술에서는 최고로 알려진 일본에서 일부 생산을 추진중에 있고 이태리에서는 디자인분야의 기술을 의존하고있다. 이 과정에서 브랜드의 이미지가 높아지고 소비자의 호응도가높아지면 「신영한」 간판을 단 전문유통업체의 설립도 추진할 계획이다.이 회사의 마케팅에서 주목할 부분은 보험상품과의 연계다. 신영한은 업계로서는 최초로 「보험마케팅」을 개발, 자사 개발 안경테를구입하는 고객에게 무료로 「휴일교통상해보험」과 「자녀안심보험」을 들어주고 있다. 또 제품을 공급받는 가맹점에 대해서는 광고등 마케팅전반에 관한 지원을 해주고 있다. 올해 마케팅 비용으로만 10억원이 책정돼있다. 김인진 마케팅부 차장은 『국내시장을 선도해나갈 수 있는 선진 유통기법과 신규 브랜드의 개발로 안경테시장의 고품질 시대를 열어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인터뷰 / 정윤철 (주)신영한 사장(주)신영한의 정윤철 사장은 국내 안경업계에선 꽤 알려진 인물이다. 수입산 바슈롬 콘택트렌즈와 레이벤 선글라스등을 다년간 국내에 유통시켰으며 국산인 서전안경테를 판매하기도 했다. 지난해말연세대학교 경영대학원에서 쓴 석사학위논문 <광고와 상표의 인지및 태도모형에 관한 검증연구 designtimesp=18059>는 안경테 광고를 주제로 하고 있다.그는 지금껏 「남의 물건」만 팔면서 느낀게 많은 탓인지 자기 상품개발에 상당한 집념을 보였다.▶ 국내에는 안경테 전문유통이라는 개념은 다소 생소한데.최근 안경테는 단순한 시력 교정용 보조용구이기 보다는 액세서리또는 패션 상품화됨에 따라 상표 선호경향이 강하게 나타나고 있다. 보석을 붙인 안경테나 금장식 안경테등 고급품의 지속적인 강세가 전망되고 있다. 또 10∼20대를 위한 다양한 컬러나 신소재를이용한 제품의 증대도 예상되고 있다. 유통의 전문화를 이루지 않고서는 이같은 변화를 따라잡을 수 없다.▶ 브랜드 마케팅이 어느 정도 효과가 있을 것으로 보나.안경테 산업은 보다 과학화되고 전문화된 마케팅기법을 통해 고부가 가치의 산업으로 도약할 수 있다. 품질이 문제지만 잘하는 업체에 외주를 주면 된다.▶ 올해중 가맹점은 몇개나 확보할 계획인가.일단 상반기까지 1천개점을 확보할 생각이다. 연간 매출목표는40만 피스이며 금액으로는 80억원이다.▶ 가맹점의 반응이 어떤가.아직 초기단계라서 단정하기는 이르다. 그러나 좋은 품질의 제품을공급해주면서 마케팅도 적극적으로 하면 가맹점들도 나쁠 것이 없다.▶ 해외시장 개척에도 나설 것인가.품질 디자인 마케팅등 모든 분야에 글로벌개념을 도입할 것이다.세련된 가공기술과 참신한 디자인을 자사상표의 확립과 결합할 경우 세계시장에서도 충분히 통할 것으로 본다.▶ 올해 이익은 어느정도로 예상되나.마케팅관련 투자비용이 많이 책정돼있어 흑자를 내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내년부터는 상당규모의 흑자달성을 장담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