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에 있으면서 한국의 경제위기를 잘 알고 있었습니다. 한민족의 핏줄을 이어받은 한국계로서 가슴이 아팠지요. 그러나 위기는새로운 기회라는 말이 있듯이 멀지않아 극복하리라 확신합니다. 이미 그런 징후들이 나타나고 있지 않습니까.』남태평양 신생 군주국인 폴리네시아 왕국의 부총리 자격으로 한국을 찾은 김상윤씨(38). 한국 기업들의 투자를 유치하기 위해 지난해 12월 한국을 방문한 김씨는 우선 한국경제에 대한 많은 걱정을했다. 특히 그는 국민들 사이의 빈부의 차가 더욱 커진 것 같아 보기에 좋지 않았다며 우려를 나타냈다.김씨가 한국을 찾은 가장 큰 이유는 투자유치다. 폴리네시아 왕국이 소유하고 있는 브라질 산림채벌권과 앙골라 석유시추권 등 자원개발 사업에 한국내 업체들이 참여해주기를 기대하고 있다. 지난1개월여 동안 대기업들을 포함해 국내 기업들과 투자유치 활동을벌였고 요즘도 활발히 뛰고 있다. 아직 구체적인 성과는 거두지 못하고 있지만 곧 만족할만한 성과를 안고 돌아갈 것으로 기대하고있다.『사실 폴리네시아 왕국은 85년 뉴질랜드로부터 독립한 신생국입니다. 아직 개발도 거의 안된 상태지요. 따라서 폴리네시아 혼자의힘으로 자원개발을 추진할 힘은 없는 셈입니다. 한국측 파트너를찾는 것도 이런 이유에서지요.』◆ 펀드매니저로 이름 날리기도부총리 직함을 갖고 내한한 김씨는 원래 펀드매니저 출신이다. 대전 출신인 그는 17년전인 21세때 부친과 함께 미국에 건너가 대학을 마친 다음 금융계에서 주로 활동했다. 특히 펀드매니저로 활동하면서부터는 실적이 좋아 이름을 날리기도 했다. 미차라 헤타라폴리네시아 국왕과 친분을 쌓게 된 것도 펀드매니저로 활동할 때다. 펀드운영 과정을 눈여겨본 국왕이 김씨의 능력을 높이 사면서신뢰관계가 싹텄다. 그러다가 지난 96년 국왕의 요청으로 폴리네시아 부총리 자리에 앉으면서 지금에 이르고 있다. 폴리네시아는 인구 10만명의 아주 작은 나라인 까닭에 주로 국왕과 친분이 있는 사람들이 요직을 차지하고 있는 실정이다.『투자유치를 위해 한국을 찾은 것도 제가 한국 출신이기에 가능했습니다. 어차피 삼림개발권과 유전개발권을 맡고 있는만큼 일단 고국인 한국에 가서 동반자를 찾고 싶었습니다. 폴리네시아 왕국에서도 이와 관련된 모든 권한을 저에게 일임한 상태입니다.』한국에서 투자유치 상담을 하고 있지만 어려움이 많다는 것이 김씨의 설명이다. 특히 폴리네시아는 한국과 수교관계가 되어 있지않아 일을 하는데 애로를 많이 느낀다며 고충을 토로한다. 『부총리의 역할은 크게 두 가지입니다. 우선 국제적인 신뢰관계를쌓는데 기여를 해야 합니다. 아직 신생국이기 때문이지요. 또 하나는 폴리네시아의 국부를 구축하는 겁니다. 이번의 투자유치 활동도그런 일의 일환이라고 보면 됩니다.』1월말쯤 폴로네시아로 돌아갈 예정인 그는 『한국에 투자하기에 좋은 곳이 있으면 투자할 의사도 있다』며 『이번 방문에서도 전국각지를 돌아다니며 투자환경 조사를 벌이기도 했다』고 말했다. 그는 또 자금사정이 좋지 않은 몇몇 기업들과 사옥매입 상담을 벌이기도 했다.『국내 기업들이 너무 서둔다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또 무조건 투자만 유치하면 된다는 식으로 문제를 해결하려는 기업 관계자들도여럿 만났습니다. 그것보다는 장기적으로 기업의 경쟁력을 강화할수 있는 기반을 하나하나 구축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