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근 삼성증권의 주가가 다른 경쟁사와 차별을 보입니다.최고경영자로서 삼성증권이 투자자들로부터 좋은 반응을 얻는이유를 무엇이라고 봅니까.최근 우리회사의 주가는 3만원 안팎으로 대형 경쟁사보다는1.8배, 중소형 증권사보다는 3배정도 높습니다. 개인적으로5만원대가 적정한 수준이라고 봅니다. 주식시장에서 좋은 반응을 얻는 것은 무엇보다 수익원이 다양하다는 점을 들 수 있습니다. 현재 우리 회사는 주식 수익증권 회사채인수 등에서업계 선두를 달리고 있습니다.경쟁사에 비해 건전한 재무구조도 투자자들의 인정을 받았다고 봅니다. 실제로 지급보증이나 관계사출자에 따른 무수익자산이 거의 없습니다. 여기다 증권업계 최고라고 자부하는 리스크관리시스템을 갖춰 경영부실이 적을 것이라는 투자자들의기대감도 작용했다고 봅니다. 이밖에도 96년말에 취임한후97년 한해동안 상품주식을 대량 처분해서 위험자산을 최소화시킨 것도 주가에 반영됐다고 봅니다.▶ 지난해 삼성증권의 영업실적이 괄목할 정도로 향상됐습니다. 98회계연도(98.4~99.3)의 (예상)영업실적을 밝혀 주십시오.지난해말 기준으로 세전순이익은 9백55억원에 달합니다. 증권업계에서는 최고수준입니다. 주요수익원을 세분해 본다면주식약정위탁수수료가 35%로 제일 많습니다. 그다음이 수익증권판매수수료(30%)증권매매익(13%)회사채인수·주선수수료(11%)의 순입니다. 선진금융기관과 유사한 구조로 어떤 시황 아래서도 안정된 수익을 올릴 수 있다고 자부합니다. 앞으로1/4분기까지 수익증권과 뮤추얼펀드의 판매가 호조를 보이고주식약정위탁수수료가 꾸준히 들어온다면 3월결산까지는1천5백억원 이상의 세전이익을 낼 것으로 봅니다.▶ 지난해 하반기부터 금리가 지속적으로 하락하여 채권형수익증권의 판매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입니다. 만기가 돌아오는 채권형수익증권의 재유치를 위해 어떤 대책을 마련했습니까.지난 12월중순부터 수익증권 증가세가 둔화돼 12월말까지2조원 가량 빠져나갔습니다. 전체 20조원중 10%에 달하는 금액이죠. 이것은 연말결산을 앞두고 BIS기준 자기자본비율을충족하기 위한 금융기관과 부채비율인하압력에 시달리는 기업들이 자금을 인출해 갔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올해들어 다시자금이 들어오고 있습니다. 1월21일 현재 23조원을 넘었습니다. 연12%에 달하는 채권형 수익증권의 수익률이 8%대인 시중금리보다 높고 단기간에 이같은 금리차가 해소되기 어렵다고판단한 것 같습니다. 그리고 만기가 돌아오는 물량은 뮤추얼펀드나 장기상품에 재투자 하도록 유도하고 있습니다.▶ 삼성증권은 미래에셋에 10%의 지분을 출자했습니다. 삼성그룹에 자산운용회사가 있는데 굳이 출자한 이유는 무엇입니까.미래에셋은 오래전부터 뮤추얼 펀드 도입을 착실히 준비해온 회사로서 향후의 성장성이나 수익성이 뛰어나다고 판단되어 투자를 했습니다. 뮤추얼 펀드는 정부가 투자신탁시장의발전을 위해 도입한 선진국형 투신상품인데 미국시장의 99%를차지하고 있습니다. 우리나라에서도 머지않아 뮤추얼 펀드가투신시장의 판도를 완전히 바꿔놓을 것으로 생각됩니다. 순자산이 마이너스인 회사에는 운영이 허용되지 않고 펀드운영의투명성이 보장되는 등 장점이 많기 때문입니다.▶ 삼성증권은 업계 최초로 뮤추얼펀드를 시판했습니다. 앞으로 자산운용회사의 뮤추얼펀드나 수익증권을 어떤 기준에 따라 판매할 계획입니까.우리회사는 삼성투신을 비롯해서 모두 13개의 투신사와 위탁판매계약을 맺고 있습니다. 또 미래에셋과 삼성투신운용 그리고 에셋코리아 등 3개사와 뮤추얼펀드 위탁판매계약을 체결한 상태입니다. 우리회사는 위탁판매계약을 체결할 때 재무구조의 건전성과 펀드매니저의 자질을 고려합니다. 동시에 주가나 금리등락에 대처하는 리스크관리능력과 고객자산을 투명하게 관리할 수 있는지도 검토합니다. 이같은 기준을 충족시킨다면 어떤 자산운용회사와도 위탁판매계약을 체결할 것입니다.▶ 증권사의 업무영역이 전통적인 주식브로커에서 수익증권판매 M&A 파생상품 등 다양해지고 있습니다. 어떻게 대응해 나갈 계획입니까.올해에는 주식이나 선물브로커 등 시황의존도가 높은 위탁매매사업에서 경쟁이 더욱 치열해 질 것으로 예상됩니다. 이들 분야는 증권사의 자본규모와 직접적인 상관관계가 없고 서비스의 차별화도 크지 않기 때문입니다. 이같은 업무특성을고려하여 사이버거래 활성화를 통해 대응해 나갈 계획입니다.또 오는 2005년까지 회사 총매출에서 주식위탁매매의 비중을현행 35%에서 25%로 줄일 방침입니다. 이를 위해 수익증권 및뮤추얼펀드판매사업에서 선두자리를 굳건히 지켜나가겠습니다. 기업금융 M&A 등에도 전문인력과 풍부한 경험을 바탕으로경쟁력을 확보해 나가겠습니다.▶ 사이버증권사나 수수료할인증권사의 등장으로 증권사간 수수료 인하경쟁이 한층 치열해질 전망입니다. 삼성증권은 어떻게 대응해 나갈 계획입니까.오는 4월부터 위탁매매 전문증권사의 설립이 허용됩니다.또 7월부터는 전자서명법이 시행되기 때문에 객장에 나가지않고도 안방에서 PC로 계좌를 개설하거나 증권매매 입출금 등모든 증권업무를 신속하게 처리할 수 있습니다. 한마디로 기존 주식매매관행에 일대 변화가 일어날 것으로 보입니다. 특히 조만간 등장할 사이버증권사는 점포망과 영업인력을 필요로 하지 않아 주식위탁매매수수료 인하경쟁을 주도할 것으로예상됩니다. 우리회사는 당장 수수료 인하경쟁에 뛰어들기 보다는 양질의 투자와 다양한 편리를 제공하는 등 서비스차별화로 대응하겠습니다.▶ 지난해 9월말 본지가 실시한 「최고 증권사, 최고애널리스트」조사에 따르면 삼성증권 리서치팀의 약진이 두드러집니다. 증권사 리서치부문에 대한 견해를 들려 주십시오.증권업계에서 리서치는 공항에서 관제탑만큼 중요하다고 봅니다. 고객에게 정확한 투자정보를 제공할 수 있는 리서치 능력이야말로 증권사의 핵심경쟁력이라고 봅니다. 앞으로는 과거와 다른 방식으로 리서치정보가 활용될 것입니다. 거액을들여 생산한 정보를 공짜로 유통시키지 않겠습니다. 회사이익을 창출하는 방향으로 활용하겠습니다. 삼성증권 고객들이 보다 높은 투자수익률을 올릴 수 있도록 이들에게만 리서치 정보를 제공할 방침입니다.▶ 올해 회사경영방침은 무엇입니까.내실을 다지면서 양적인 성장도 동시에 추구하도록 하겠습니다. 지난해 우리회사는 상품주식 파생상품 등 위험자산의비중을 줄이고 지속적인 비용절감 등 내실경영을 추구해 왔습니다. 동시에 사업전망이 밝은 수익증권 판매를 위해 점포수를 늘렸습니다. 또 기업금융과 국공채인수 부문의 확대를 위해 인력과 자본을 투입했습니다. 한마디로 내실을 다지면서양적인 성장도 동시에 추구하는 전략을 구사한 것이죠. 올해에도 이같은 기조를 그대로 유지할 것입니다. 다만 중장기적으로 질적 경쟁력에서 승부가 난다고 보고 전산시스템과 상품개발 그리고 고객서비스 다양화 등에 보다 역점을 두겠습니다.▶ 삼성증권의 미래상은 어떻습니까.5년이내 모든 사람으로부터 「존경받는 회사」를 만들고 싶습니다. 주주 종업원 고객들로부터 인정받는 회사가 되겠습니다. 이를 위해서는 먼저 안정된 수익원을 확보해야죠. 이익을내야 기업의 1차 목적을 달성하는 것이기 때문입니다. 그런다음 사회에 다양하게 이바지 하고 싶습니다. 이같은 계획이 제대로 진행되면 임직원들이 삼성증권에 다니는 것에 저절로 자부심을 느낄 것이라고 확신합니다.인터뷰 후기김현곤 삼성증권 대표이사는 메전략적 사고멕에 능하다는 평을 듣는다. 기업 경영의 핵심 승부처를 정확히 짚어내는 안목이 뛰어나다는 얘기다. 대부분의 직장생활을 반도체제조업체에서 보냈지만 취임 직후 리서치역량을 강화하고 수익구조를다원화시켜 불과 2년만에 삼성증권을 국내 최고증권사의 반열로 끌어올린 것도 이같은 사고에 기인한다는게 삼성그룹 안팎의 평가다.그렇다고 큰 것만을 추구하는 사람같지는 않았다. 장시간의정전등 만약의 사태에 대비하기 위해 업계에서는 유일하게 본사에서 멀리 떨어진 지역에 별도의 전산시스템을 추가설치하는가 하면 술을 못마셔 임직원들의 회식자리에 참석하지 못하는 것을 매우 부담스럽게 생각하는 세심한 면도 갖고 있다.또 매주 일요일 새벽 일찍 가족들과 등산을 함께한 후 오후시간을 자기계발과 경영구상에 활용한다는 김대표의 얘기에서가족에 대한 애정과 분초를 쪼개 활용하는 한국의 최고경영자모습을 엿볼 수 있다.정리·박영암 기자 사진·안도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