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이텔(대표 신동훈)이 개발한 「셀빅」은 PDA라는 초소형컴퓨터다. 크기는 무게 1백50g, 두께 16.5mm로 셔츠주머니에 들어갈 정도로 작지만 일반컴퓨터처럼 다양한 소프트웨어를 활용할 수 있다. 주소록관리, 메모장, 일정관리 등 일반적인 전자수첩기능 뿐 아니라 전자우편 게임 등 소프트웨어만 있으면활용범위를 얼마든지 넓힐 수 있다. 컴퓨터는 컴퓨터인데 손바닥에 놓고 사용할 수 있을 정도로 작다고 해서 손바닥컴퓨터(Palmtop computer)라고 부르기도 하고 개개인이 휴대하고다니며 비서처럼 이용한다 해서 PDA(Personal DigitalAsssitant)라고도 한다.PDA는 이동통신기기와 결부돼 급속하게 성장하는 분야다. 그동안 PDA는 편리한 기능에도 불구하고 가격이 비싸 시장성 확보에는 실패했다. 그러나 미국 유에스로보틱스(스리콤에 합병)가 자사의 PDA인 팜파일롯을 50만원대에 공급하면서 PDA시장이 형성됐다. 현재 팜파일롯은 전세계적으로 3백만명 이상의 사용자층에 수백개의 응용프로그램이 개발돼 있다. 제이텔의 셀빅은 팜파일롯과 크기 기능면에서 비슷한 제품이지만 가격경쟁력이 상당하다. 팜파일롯의 반도 안되는 20만원에 불과하다.신동훈 사장은 97년11월부터 셀빅을 개발하기 시작했다. 이미삼성전자에서 PDA개발 경험이 있기 때문에 새로운 제품개발자체는 어렵지 않았다. 팜파일롯에 사용되고 있는 CPU도 실은신사장이 삼성전자시절에 모토롤라와 함께 개발한 제품이다.문제는 가격이었다. 시장조사를 통해 소비자가 구매할 의향이있는 가격은 20만원이었다. 당시 PDA를 20만원대에 공급한다는 것은 거의 불가능에 가까웠다. 제품개발비를 회수한 팜파일롯의 가격도 50만원이다.그러나 신사장은 직원들과 1년 내내 거의 매일 18~20시간씩일하며 개발에 매달렸다. 제품원가를 낮추기 위한 모든 방법을 동원했다. 우선 메모리를 저렴한 것으로 썼다. 팜파일롯은 메모리로 S램을 이용하는데 셀빅에는 가격이 1/6에 불과한EDO램을 채용했다. 그런데 EDO램을 이용하자 문제가 생겼다.전력소모가 S램보다 심한 것이다. 고민끝에 전력소모문제는소프트웨어적으로 해결했다. 하드웨어구조 역시 전력을 최소화하도록 설계했다. 유통과정도 단순화하고 유통마진도 줄일수 있는데까지 줄였다. 결국 판매가격을 19만원에 맞췄다.그렇다고 셀빅이 경쟁제품인 팜파일롯보다 완벽한 경쟁우위에서있는 것은 아니다. 팜파일롯은 이용할수 있는 응용프로그램이 많다. 이용자층이 두터워 팜파일롯용 프로그램을 개발하는사업자가 많이 생겼기 때문이다.셀빅이 시장에 나온지 1개월 정도밖에 안되지만 벌써 1천2백만달러 규모의 수출계약을 체결했다. 싱가포르에 제이텔의 자체 브랜드로 3년간 공급하기로 했다. 남미시장도 수출협상이진행중이다.신사장은 『CDMA이동전화서비스는 한국이 가장 앞선만큼 셀빅판매전략의 중요한 요소』라며 『이동전화와 결합된 셀빅은노트북컴퓨터시장의 일부를 대체하는 수요를 일으킬 것』이라고 내다봤다.『PDA를 독자적인 기술로 만들 수 있는 업체는 전세계적으로10곳도 안됩니다. 그만큼 PDA시장의 진입장벽이 높습니다.제이텔의 기업가치는 고유한 PDA기반을 갖고 있다는데서 나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