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럽다.』 『은근히 화도 나지만 실력이 있다면 그만한 돈을 받아도 된다.』 『전혀 이상할게 없다.』연봉 36억원(미화 3백만달러)를 받는 경영인이 한국에도 등장했다는 보도에 샐러리맨들이 짤막하게 던지는 한마디다. 시각도 입장만큼이나 천차만별이다. 대기업 등 제조업체의 샐러리맨들은 한탄어린 어조로 「부럽다」란 말을 내뱉는다. 여의도 증권맨들은 증권업계에서 잔뼈가 굵기는 마찬가지인데 단지 한국에서 일했다는 이유만으로 임금이 이렇게 엄청나게 차이가 날 수 있느냐는 반응이다.하지만 이들의 말에는 자신도 억대연봉시대를 맞아 실력을 갈고 닦으면 얼마든지 그 이상도 벌 수 있다는 한가닥 희망이 담겨 있다.외국인기업에서 일하는 샐러리맨들은 억대 혹은 수십억원의 연봉도받을 수 있다고 말한다. 한국도 국제화시대에 접어든만큼 세계적인비즈니스 세계에 동참해야 한다는 의견이었다.이처럼 샐러리맨들 사이에 화제 대상이 된 주인공은 강찬수(39·미국명 토마스 강)씨. 그는 세계적인 헤지펀드인 소로스펀드가 인수한 서울증권의 새 사령탑을 맡을 것이란 소식이 전해지면서 관심의대상으로 떠올랐다. 샐러리맨들은 국내 증권사가 세계적 헤지펀드에 인수됐다는 사실보다는 오히려 젊은 재미교포 청년의 연봉에 더욱 관심이 쏠렸다. 이같은 연봉은 98년 국내 부장급 샐러리맨의 98년 평균 초임임금인약 2천88만원(1만7천4백달러)의 무려 1백70배, 한국 최고경영자의평균 연봉 1억8천만원(15만7백11달러)의 20배에 달하는 액수다. 또한 한국보다 7배가 높다는 미국 최고경영자의 평균 연봉인12억원(1백7만2천4백달러)의 3배나 높은 수준이다.강씨가 미국에서도 인정받는 M&A(기업인수합병) 전문가인데다 소로스펀드가 경영하는 첫번째 기업이란 점을 감안한 것이란게 초고액연봉의 배경이다. 11살 때 미국으로 이민갔던 강씨는 하버드대를졸업하고 와튼스쿨에서 MBA를 취득했다. 그후 그는 미국 뱅커스트러스트의 M&A 자회사인 BT올펜손에서 13년간 재직해오고 있다. 현재 그의 연봉은 2백만~2백50만달러. 서울증권측은 구체적인 연봉협상이 진행중이나 교육비 주택 자동차 보험혜택에다 스톡옵션 등까지 합하면 현재 연봉보다 높아질 것으로 추산한다. 연봉 3백만달러도 이러한 혜택을 합친 액수다.◆ 김정태 주택은행장도 연봉 20억원대국내 전문경영인 중에서도 20억원대 연봉자가 등장할 것으로 보인다. 김정태 주택은행장이 주인공으로 그는 경영실적에 따라 보수를받기로 돼 있다. 3년 뒤 주가가 1만원이 되면 30만주의 스톡옵션을행사해 15억원, 주택은행의 주가가 은행중 최고 수준으로 오르면추가로 10만주를 받아 5억원 등 모두 20억원을 챙기게 된다.그렇다면 외국 기업들은 어떻게 이런 거액의 연봉을 지급할 수 있을까. 선진기업들은 각 직원이 조직에 기여한만큼 급여를 지급하기때문이다. 각 직원의 가치를 판단해 급여를 보장하고 그 대신 그직원이 받은 것 이상으로 조직에 돈을 벌어다 주기를 기대하는 풍토가 자리잡고 있다. 선진 기업의 보수체계는 4가지 요소로 구성된다. 실적에 상관없이 받을 수 있는 기본급과 연간 실적을 평가해받는 보너스 개념의 연간 인센티브, 5년 정도의 장기간 실적에 따라 지급받는 장기 인센티브, 그리고 집이나 자동차를 지급하거나의료보험금을 대신 지급하는 등 복리후생 등이다. 임원들의 임금대부분을 차지하는 것은 장기 인센티브로 이 금액은 보통 기본급의3배가 넘는다. 장기 인센티브는 보통 스톡옵션 형태로 지급되기 때문에 임원들이 기업을 얼마나 잘 경영했는가에 따라 늘어날 수도줄어들 수도 있다.선진 기업들이 경영진들에게 거액의 급여를 보장해주는 이유는 기업의 주가를 올린만큼 금전적으로 보상해줌으로써 좋은 좋은 인재의 이직을 사전방지하기 위해서다. 즉 서구에서는 인재를 확보하기위한 경쟁이 치열해 직원들에 대한 보상체계가 중요했다. 반면 국내에서는 좋은 인재가 선택할만한 기업수가 한정돼 있어 기업 입장에서 굳이 많은 돈을 주면서까지 인재를 확보할 필요성을 못 느꼈다는게 경영컨설턴트들의 분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