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로 눈을 돌리자」. 실직자가 급증하고 취업난이 갈수록 악화되면서 해외취업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대졸자들 뿐만아니라 기업에서 명퇴를 당한 실직자들도 정보수집에 여념이 없는 모습이다. 여기에다 경제난으로 각 기업들이 급여수준을 크게내리면서 아예 외국기업에 취업하겠다며 직장을 옮길 조짐을 보이는 사람들도 적지 않은 실정이다.이를 감안해 정부에서도 지난해부터 노동부 산하 산업인력공단에해외취업센터를 개설해 본격적인 해외취업 알선에 들어갔다. 공공부문의 해외알선 업무는 지난 95년 중단됐다가 3년만에 부활한셈이다. 87년 이후 자취를 감추었던 민간부문의 해외취업 소개업도 지난해를 기점으로 활기를 띠며 전국적으로 약 10여개의 업체가 활발한 활동을 펴고 있다.이런 노력 덕분인지 지난해 해외취업자수는 5천18명으로 5천명을돌파하는 개가를 올렸다. 비록 단기취업자수가 전체의 90%를 차지, 내용 면에서는 다소 아쉬움을 남겼으나 실업난 해소에도 일정 부분 기여를 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게다가 취업비자 문제로지난해 출국하지는 않았지만 이미 취업허가를 받은 사람들도 상당수에 이르고 있는 것으로 파악되고 있어 기대감을 갖게 한다.그렇다면 올해의 해외취업 기상도는 어떤 모습을 그릴까.◆ 해외취업 여건 크게 호전지금 시점에서 해외에 나가 일자리를 얻을 수 있는 길은 크게3가지로 나눌 수 있다. 먼저 가장 대표적인 것으로는 해외에 있는 기업체에 취업을 하는 형태다. 외국기업과 접촉해 지원서를낸 다음 시험을 거쳐 입사하는 방식이다. 시험은 주로 영어 인터뷰로 치러지고 출국하기 전에 반드시 취업비자를 받아야 한다.다른 하나는 유엔(UN)등 국제기구 취업이다. 외국에 나가서 일을한다는 점에서는 앞서 말한 해외기업체 취업과 대동소이하지만공익성이 강한만큼 전형방법이나 근무조건 면에서는 차이가 많다. 또 정규직원으로의 취업 외에 각종 파견제도가 활성화되어있어 국제전문가를 꿈꾸는 사람들이 한번 활용해볼만하다.마지막으로 정식취업은 아니지만 일하면서 공부도 할수 있는 프로그램도 있다. 요즘 젊은이들 사이에서 많은 인기를 끄는 워킹홀리데이, 우프 등의 프로그램을 잘만 활용하면 경험도 쌓고 돈도 벌수 있는 일거양득의 효과를 누릴 수 있다. 다만 한가지 나가기 전에 염두에 두어야 할 점은 이들 프로그램의 경우 예상외로 노동의 강도가 강한 만큼 각오를 단단히 다져야 한다는 지적이다.그런데 여기서 한가지 분명한 사실은 해외취업 여건이 지난해보다는 훨씬 나아졌다는 사실이다. 우리나라 사람들이 가장 선호하는 미국시장의 경우 2005년까지 계속해서 전산직을 중심으로 외국인을 채용할 여력이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경제위기로 주춤거리지만 동남아에도 전기, 전자, 건축 관련 인력을 중심으로 국내기술인력의 손길을 기다리는 업체들은 많다. 다만 그동안 이들지역에 취업이 부진했던 것은 전문적인 알선업체가 전무해 중간에서 양쪽을 연결시켜줄 곳이 없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한국인에 대한 외국기업체 인사담당자들의 평가가 긍정적인데다정부나 민간 알선업체에서도 지난해의 노하우를 바탕으로 알선에적극성을 보이는 점도 호재로 꼽힌다. 특히 최근 들어서는 해외취업에서 절대적인 영향력을 미치는 영어를 일정 기간 동안 연수시킨 다음 취업을 알선하는 프로그램도 등장, 합격률을 크게 높일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해외취업에서의 유망분야는 지난해와 크게 다르지 않다. 미국과캐나다, 일본 등지를 중심으로 전산인력에 대한 수요가 가장 많은 것으로 평가된다. 특히 밀레니엄버그 분야 전문가나 데이터베이스관리자, 컴퓨터엔지니어, 시스템분석가 등은 상한가를 기록할 정도로 인기가 높다. 물리치료사나 간호사, 자동차기술자, 건설현장기술자 등도 구인요청이 많은 분야로 꼽힌다. 하지만 아무리 유망분야라고 해도 자신이 발로 뛰지 않으면 아무런 소용이 없다. 해외취업 희망자는 넘쳐나고 경쟁률이 하늘을찌를 정도로 높다. 특히 정부기관과 민간의 해외취업 인력알선업체에서 외국 기업체에 사람을 소개할 때 미리 접수된 사람 가운데 적임자를 골라 추천하는만큼 이들 기관이나 업체에 미리 등록을 해놓을 필요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