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업이민제로 3D직종도 활용할만 ... 싱가포르, 전직종 일자리 골고루

해외취업은 국내 취업과 여러 모로 다르다. 외국에 나가 취업하는 것인만큼 자격조건과 절차 등이 무척 까다롭다. 이력서 작성요령만 봐도 국내 기업에 취업할 때와는 근본적으로 차이가 난다. 또 취업정보를 얻는 것도 현실적으로 상당히 힘들다. 인터넷이 폭넓게 사용돼 예전과 비교하면 상황이 많이 호전됐으나 아직도 벽은 높기만 하다.하지만 체계적인 계획을 세워 해외취업에 나서면 결코 힘든 것만은 아니라는 것이 전문가들의 공통된 설명이다. 외국 업체들의채용패턴과 해외취업 유망분야를 면밀하게 알아본 후 도전하면길은 얼마든지 있다는 얘기다. 특히 면접에서 결정적인 영향을미치는 것이 무엇인지 파악해 이에 대비하면 성공률을 크게 높일수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이에 한국인들에게 취업의 문호가 넓게 개방돼 있는 국가들을 중심으로 이들 나라에 효과적으로 취업할 수 있는 요건을 살펴본다.◆ 미국한국인들이 가장 많이 취업하는 나라가 미국이다. 특히 IMF사태이후 환율이 크게 오르면서 미국 취업에 대한 관심은 더욱 높아지는 추세를 보이고 있다. 여기에다 미국 경제가 사상 최고의 호황을 누리고 있고, Y2k문제로 인한 관련 인력의 수요가 폭발적으로 늘고 있는 점도 한국인 취업희망자를 끌어당기는 요소로 작용하고 있다.미국 취업에서 문호가 가장 넓게 열려 있는 분야는 전산직이다.마이크로소프트, 선마이크로시스템즈 등 미국의 주요 정보통신관련 업체들이 경쟁적으로 외국의 우수 인력을 채용하기 때문이다. 물론 여기에는 자국의 인력만으로는 필요한 인력을 모두 채울 수 없다는 점이 크게 작용한다. 자격은 대졸 기준으로 해당분야에서 보통 3년 이상의 경력을 갖고 있어야 하며, 전문대 출신자는 최소 5년 이상의 경력이 있어야 한다. 급여는 보통 연봉4만~5만달러 수준이며 경력이 많으면 그 이상을 받을 수도 있다.공인회계사, 의사, 오디오 기술자 등의 전문인력도 미국내 수요가 꾸준히 생기는 분야로 꼽힌다. 한꺼번에 대량으로 채용하는경우는 드물지만 한국인들의 우수성이 알려지면서 국내의 헤드헌터 업체 등에 알선을 의뢰하는 사례가 적지 않다. 대학을 졸업하고 5년 안팎의 경력만 있으면 자격조건 면에서는 충분하고, 연봉은 보통 5만~10만달러이며 의사는 최고 50만달러까지도 가능하다. 미국취업에서 한가지 관심을 끄는 대목은 반드시 전문직 종사자만이 취업할 수 있는 것은 아니라는 점이다. 흔히 말하는 3D직종종사자에게도 취업의 길은 열려 있다. 미국에도 한국과 마찬가지로 3D 업종에 취업하기를 꺼리는 풍조가 만연해 있어 각오만 단단히 한다면 일자리 구하기는 그렇게 어렵지 않다는 얘기다. 하지만 이런 경우는 취업하는 방법이 앞서 말한 직종 종사자들과약간 다르다. 해외취업 전문업체 등을 통해 취업하는 길은 사실상 막혀 있고, 대신 아예 미국에 눌러사는 취업이민제를 효율적으로 활용하면 시간은 좀 걸리지만 가능성은 충분히 있다.미국취업에서 영어구사 능력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다.영어실력이 합격여부의 60~70%를 차지하고 있을 만큼 절대적으로중요하다. 아무리 경력이 화려하고 개인적인 능력이 뛰어나다 하더라도 영어로 의사소통이 안되면 입사가 불가능하다. 적어도 직무와 관련된 것을 영어로 주고받을 수 있을 정도는 되어야 관문을 뚫을 수 있다.미국행의 마지막 관문은 비자다. 일반적으로 외국인이 미국에 취업할 때는 단기취업비자(H1B Visa))를 받아야 하는데 이게 생각만큼 쉽지 않다. 특히 미국이 정부 차원에서 연간 단기취업비자쿼터를 11만5천명 선으로 제한해 놓고 있어 취업희망자 입장에서비자를 따기란 무척 힘들다. 미국기업 입사가 확정됐지만 비자가나오지 않아 미국 취업을 포기하는 사례가 생기는 것도 주로 이런 이유에서다. 최근의 동향을 보면 단기 취업비자 신청 후 적어도 6개월~1년 정도는 기다려야 발급된다. ◆ 캐나다캐나다 고급인력의 상당수는 대학 졸업후 자국에 남지 않고 미국으로 건너간다. 기회가 훨씬 더 많은데다 급여수준 역시 캐나다보다 앞서는 까닭이다. 이에 따라 캐나다에서는 미국으로 빠져나간 인력의 공백을 제3국 출신으로 메우고 있는 실정이다. 캐나다로의 해외취업이 가능한 것도 이런 상황과 관련이 깊다.캐나다 현지 기업들이 한국을 포함한 아시아계 사람들을 많이 채용하는 까닭에 한국인들에게도 취업의 기회는 얼마든지 있는 셈이다. 비록 미국 취업보다 연봉 면에서는 약간 뒤처지지만 생활비가 적게 드는데다 자격조건도 덜 까다로워 잘만 활용하면 자신의 꿈을 펼치는데 조금도 손색이 없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현재 캐나다에서 취업이 가장 잘되는 분야는 미국과 마찬가지도전산과 관련된 직종이다. 프로그래머 뿐만 아니라 데이터베이스,인터넷 관련 인력도 수요가 많은 편이다. 미국이 자체적인 수요가 워낙 많아 전문인력을 많이 뽑는다면 캐나다는 미국으로 빠져나간 유능한 인재의 자리를 메우기 위해 전산인력을 적극적으로채용한다는 점이 다를 뿐이다. 자격요건 등은 미국과 대체로 비슷하다.전산만은 못하지만 다른 전문직종 인력도 부분적으로나마 수요가발생한다. 여기에는 건축 및 건설기술자, 공인회계사, 임상병리사, 미용사, 마사지사 등이 두루 포함돼 있다. 또 사무직도 많지는 않지만 한국 사람들을 채용하는 업체가 간혹 있다. 적어도 해당 분야 경력이 3~5년 이상은 돼야 지원이 가능하고, 갓 대학을졸업한 무경력자는 특별한 경우가 아니면 채용되기 힘들다.캐나다 기업들도 면접 때 어학, 특히 영어 능력을 최우선적으로체크한다. 의사소통을 하는데 별다른 어려움이 없을 정도는 돼야합격권에 들 수 있고, 직무와 관련된 능력이 뛰어나더라도 영어를 구사할줄 모르면 탈락시킨다.또 영어와 불어가 공용어인만큼 일부 지역에 기반을 두고 있는기업에서는 불어를 테스트하는 경우도 있기 때문에 지원할 때 유심히 살펴야 한다. 물론 캐나다에도 취업비자가 있으며 신청자격은 미국과 같다고보면 틀림없다. 다만 취업비자를 받기는 미국보다 상대적으로 용이하다. 또 미국 단기취업비자 취득자들의 부양자들은 미국내에서 취업을 할 수 없지만 캐나다에서는 취업을 원할 경우 이민자들과 동등한 대우를 받으며 일을 할 수 있다. ◆ 동남아시아미국과 캐나다 취업이 전산전문인력 위주라면 동남아는 전 업종종사자가 골고루 나갈 수 있다는 점에서 눈길을 끈다. 어느 업종에 종사하든 해외취업에 대한 의지만 있다면 한번쯤 도전해볼만한 곳이 동남아 지역인 셈이다. 특히 자격조건도 미국이나 캐나다에 비해서는 느슨해 어떤 의미에서는 기회가 더 많다고 볼수도있다.동남아 여러 나라 가운데도 싱가포르는 단연 「기회의 땅」으로꼽힐만하다. 싱가포르 기업 외에 다국적 기업이 많이 진출해 있어 한국인들이 뚫고 들어갈 여지가 충분히 있다.게다가 싱가포르에 아시아 거점을 두고 있는 기업들의 상당수가한국공략에 적극 나서고 있어 한국인 직원을 채용하는 사례가 점점 늘고 있는 추세를 보이고 있다. 한국인 선호도가 높은 직종으로는 금융전문가, 엔지니어, 프로그래머, 마케팅 및 세일즈 매니저 등 전산업 분야에 골고루 걸쳐 있다.지원자격은 최소 2년 이상의 실무경력을 갖고 있어야 하며, 근무하고 있는 분야와 전공이 일치해야 취업비자를 받기에 쉽다. 학력에 대한 제한이 있는 것은 아니지만 다국적 기업 등에 취업하려면 대졸자라야 유리하다. 싱가포르 공용어인 광동어를 하면 여러가지로 이점이 있지만 기업에서는 영어도 많이 쓰기 때문에 영어로 의사소통을 할 수 있을 정도면 된다.싱가포르 외에 필리핀이나 인도네시아에도 취업의 길은 적지 않다. 아직 국내에서 활동하는 취업전문 기관들 가운데 이들 지역에 해외취업을 알선하는 곳이 전무해 실제로 나가는 사람들은 극소수지만 가능성만큼은 어느 지역에도 뒤지지 않는다. 오히려 일부 직종 종사자들은 더 유리한 환경에서 일을 할 수 있다.특히 전기 전자 기계 , 건설 관련 기술자들은 어느 나라보다 취업 환경이 유리하다. 자격조건이 까다롭지 않은데다 급여 면에서도 다른 나라에 비해 손색이 없는 까닭이다. 게다가 생활비가 적게 들어 마음만 단단히 먹으면 큰돈도 벌수 있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한결같은 설명이다.◆ 일본일본 기업들의 근무여건은 미국 등에 비하여 좋은 편은 아니다.급여수준만 놓고 보더라도 5년 경력자를 기준으로 할 경우 미국의 약 80% 수준에 불과하다. 대신 생활비는 미국과 비슷하게 들어간다. 따라서 한국인들이 같은 조건이라면 일본보다는 미국을선호하는 것도 이런 근무 및 생활 여건과 관련이 깊다.일본에서 요즘 가장 인기있는 직종은 단연 전산직이다. 최근 들어 국내 신문이나 PC통신 게시판에서 전산직 종사자를 채용한다는 광고를 심심치 않게 볼수 있는 것도 이런 흐름을 대변한다고할 수 있다. 보통 대졸은 3년 이상, 전문대졸은 5년 이상의 경력이면 지원이 가능하다.어학은 일어로 의사소통이 가능할 정도면 충분하다. 최근에는 팀장급에 한해 일어를 테스트하고, 그 이하는 일어를 못해도 문제삼지 않는 경우도 적지 않다고 한다. 영어는 못해도 별다른 문제가 생기지 않는다. 이는 일본인들 자신이 영어를 제대로 못하기때문에 한국인들에게 굳이 영어화화를 요구하지는 않기 때문이다.★ 인터뷰 / 김낙기 HT컨설팅 대표올해로 3년째 전산인력 전문 헤드헌터 업체를 운영하고 있는 김낙기 HT컨설팅 대표. 해외취업을 너무 쉽게 생각하거나 반대로너무 거창하게 여기는 사람들이 적지 않아 안타깝다는 김대표는시간적인 여유를 갖고 착실하게 준비하는 사람만이 좁은 관문을통과할 수 있다고 말했다.▶ 해외취업의 최근 동향은.미국과 캐나다를 중심으로 전산인력에 대한 수요가 꾸준하다. 하지만 반드시 이들 나라를 고집할 필요는 없다고 본다. 동남아에도 알고 보면 일자리가 많다. 게다가 전직종에 걸쳐 고루 선발하기 때문에 어떤 면에서는 기회가 더 많다고 할수 있다.▶ 해외취업 지원 때 가장 중점적으로 테스트하는 것은.역시 어학능력이다. 특히 미국과 캐나다의 기업들 같은 경우는전체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60~70%에 이를 정도로 거의 절대적이다. 따라서 영어를 못하면 관문을 통과하기가 거의 불가능하다.▶ 직무능력에 대한 평가는.해당 분야에 대한 직무지식을 물어보는 정도다. 간혹 실무능력을간단하게 테스트하는 경우도 있지만 구두로 설명하라고 요구하는경우가 더 많다.▶ 취업비자 문제는 어떻게 해결해야 하나.나라마다 취업비자를 발급해주는 자격조건이 있다. 따라서 취업하기 전 반드시 해당 국가의 자격조건을 미리 파악해둘 필요가있다. 특히 미국은 취업비자발급에 시간이 많이 걸리는만큼 시간적인 여유를 갖고 준비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