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부시설 양호ㆍ기존 공장과 10분거리 ... 요즘 주문물량 쇄도

반월공단내 한국기계화학의 정창무 사장(53)은 뚝심의 기업인으로 꼽힌다. 조달청에서 공직생활을 하다 지난 84년 독립을 감행한 정사장은 그후 줄곧 볼 밸브(Ball Valve) 만들기에 전념해오고 있다. 한국기계화학이 볼 밸브 하나로 국내 시장을 넘어 세계로 뻗어나갈 수 있는 토대를 마련한 것도 이렇듯 정사장이 한우물을 파온 결과다.한국기계화학은 전형적인 중소기업이다. 직원이라고 해봐야 아직1백명이 채 안된다. 매출액도 대기업과는 비교가 되지 않을 정도다. 하지만 볼 밸브의 기술력만큼은 국내 최고를 자랑한다. 지난89년 국내 최초로 매몰용접형 볼 밸브를 개발했고, 94년에는 보온용 볼 밸브를 역시 국내에서 처음으로 내놨다. 또 지난해에는영국의 로이드로부터 ISO 9001 인증을 받기도 했다.IMF의 영향을 거의 받지 않고 성장을 거듭하고 있는 것도 기술력덕분이다. 지난해의 경우 국내 매출이 조금 줄긴 했지만 수출실적이 호조를 보여 IMF충격을 최소화했다. 이런 기세를 몰아 올해는 수출비중을 전체 매출액의 50% 수준까지 끌어올리는 등 해외시장을 적극 공략할 방침이다. 매출액도 지난해에 비해 30% 이상늘린다는 복안을 갖고 있다. 공장증설 계획도 척척 진행되고 있다. 이미 공매를 통해 시화공단에 2천평짜리 공장을 하나 장만했고, 바로 그 옆에 3천여평 규모의 공장부지도 마련해 놓고 있다. 주변에서는 IMF불황이 끝나지 않은 상황에서 무슨 투자냐며 고개를 갸웃거리지만 외국에서주문물량이 쇄도하고 있는 지금 상황으로서는 전혀 무리한 투자가 아니다.◆ 공매 활용 20% 이상 싸게 구입사실 정사장은 IMF사태 이전부터 확장을 준비해왔다. 주문은 꾸준히 늘었지만 공장이 비좁아 생산을 늘리는데 한계가 있었기 때문이다. 게다가 제2공장은 임대공장이라 임대료 등 유지비만도적잖이 나갔다. 하지만 국내에서 새로 공장을 짓는 것은 비용 등여러가지 면에서 그리 간단하지는 않았다.그때 미국이 대안으로 떠올랐다. 자료를 수집해본 결과 국내보다는 오히려 미국이 투자비용 등 여러가지 부분에서 유리하다는 결론이 났다. 수출을 하기에도 미국이 더 나을 것이라는 판단이 섰다. 이에 따라 정사장은 직접 미국을 오가며 적당한 후보지를 물색하기도 했다. 그러나 IMF 사태를 전후해 환율이 급등하면서 이계획을 전면 취소했다.대신 빈 공장이 많은 반월공단과 시화공단으로 눈을 돌렸다. 부도가 났거나 사정이 여의치 않은 회사의 공장을 인수하려 했다.그러나 조건이 맞는 곳을 찾기가 쉽지 않았다. 게다가 가격 면에서도 원래 생각했던 것보다 결코 싸지 않았다. 그래서 생각해낸것이 공매를 통한 공장매입이었다.지난해 하반기 들어 마침 괜찮은 공장이 공매에 나와 참여했다.특장차 부품을 만드는 공장으로 내부시설이 괜찮아 활용가치 면에서 후한 점수를 줄만했다. 게다가 거리상으로도 이점이 많았다. 시화공단에 위치해 있어 기존의 공장이 있는 반월공단에서불과 10분이면 이동할 수 있었다. 가장 중요한 가격도 괜찮았다.20억원을 호가하는 공장이었지만 공매의 특성을 잘 활용해 20%이상 싼 가격에 낙찰받았다. 미국에 진출하지 못한 아쉬움을 달래기에 부족함이 없었다.정사장은 요즘 제2의 창업에 대한 기대감으로 들떠 있다. 낙찰받은 공장과는 별도로 공장을 하나 더 짓기 위해 3월중에 신축작업에 들어간다. 만약 예정대로 공장이 준공되면 올해 10월쯤 새로사들인 공장과 묶어 한국기계화학의 시화공단 시대를 열어갈 수있을 것으로 확신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