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월 중순 엔화가치 약세를 계기로 하락폭이 커지기 시작한 종합주가지수가 등락을 거치면서 하향추세를 보이고 있다. 급기야 주가는 한때 4백포인트대로 주저앉으면서 증시를 급속히 냉각시켰다. 하지만 엔화약세가 다소 안정되자 주가는 5백포인트를 경계로 오르락 내리락 시소를 타고 있는 상황이다.증시 대세가 급상승 후의 조정국면인 만큼 지수가 어느 정도까지떨어질 것인지, 조정은 얼마동안 지속될지가 관심사로 떠오르고있다. 또한 조정 이후의 반등시기에는 어떤 장세가 연출될 것이고 그때에는 어떤 종목을 잡아야 할지가 주요 관심사로 부각되고있다. 조정국면을 맞아 증시전망과 상승기에 대비한 투자전략을알아본다.● 증시 현황과 전망최근의 증시는 호재보다는 악재에 큰 영향을 받는 양상이다.98년 하반기 이후 호재란 호재는 거의 노출되면서 주가가 수직상승한 뒤의 조정국면이어서 조그만 악재도 큰 영향을 주고 있다.현재 증시의 악재는 엔화가치 약세, 노동계의 노사정탈퇴 선언,노동계의 파업소식과 금리상승, 고객예탁금 감소, 3~4월의 유상증자물량 등으로 요약된다. 이러한 불안요인들이 여전히 남아 있어 주가는 당분간 약세를 면치 못할 전망이다.그렇다면 주가는 과연 어느 선까지 내려갈 것인가. 대부분의 증시전문가들은 4백70선을 지지선으로 분석하고 있다. 이동평균선등 추세분석에 의한 지지선으로 여겨졌던 5백선이 무너진만큼 매물대의 층이 두터운 4백70선이 강력한 지지선으로 작용할 것이란분석이다. 일부 전문가들은 상황이 예상밖으로 악화될 경우4백50선까지 내려갈 수도 있으나 악재가 거의 반영되고 반발매수도 만만치 않아 4백50선 이하로 떨어질 가능성은 적다고 주장한다. 실제로 최대매수세력인 외국인과 기관투자가들은 지수가 크게 하락할 때마다 대거 매수에 나서고 있는 실정이다.문제는 조정국면이 언제 끝나 반등세로 돌아서느냐 하는 것이다.전문가들은 증시반등이 1/4분기 이후에나 가능할 것으로 내다본다. 엔화약세의 향방이 여전히 불투명한데다 3월 결산을 앞둔 보험 등 기관투자가들의 악성매물 처리 등으로 증시를 압박할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특히 사상 유례없는 실업자의 발생으로 노사분규가 고조될 것으로 보여 적어도 3월까지는 상승국면으로의전환이 어려우리란 전망이 우세하다.증시전문가들은 3월말 이후부터 증시가 점차 상승세를 탈 것으로예상한다. 현재 최대악재로 등장한 엔화가치약세가 시간의 흐름과 함께 그 향방이 결정되고 그에 따른 기업들의 대응이 정착될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또한 국내외 경제상황을 고려해 볼 때노사분규가 극단적으로 치달을 가능성은 극히 적다고 보고 있다.게다가 국내 경기가 작년 10월을 전후해 바닥을 친 것으로 분석됨에 따라 저점시기로부터 6개월 뒤인 오는 4.5월이후부터는 어느 정도 경기회복이 가시화될 것으로 예상한다.● 실적장세의 징후 감지 요령경기회복이 가시화되면 증시가 본격적인 상승국면을 탈 것이란견해가 우세하다. 국내증시가 작년 9월부터 4개월 동안 금융장세에 의한 강세장을 연출한만큼 이번 조정국면을 거친 이후에 맞는상승장은 실적장세를 보일 것으로 전문가들은 진단한다. 지금이야말로 투자자들이 실적장세를 알리는 징후를 파악하고 그에 대비한 전략을 세울 필요가 있다는 주장이다. 한국투신은 올해초대세상승기의 중간시점으로 판단되는 99년에는 금융장세와 제한적인 실적장세가 출현할 것으로 예상했다.실적장세로 본격 접어들기 이전의 주요한 증시특징은 경기의 앞날에 대한 불안감이 여전히 감돌고 있다는 점이다. 기업의 실적도 계속 악화돼 비관적인 전망이 증시를 지배하는 경향이 강하다고 한다. 미국의 전설적인 투자가인 존 템플턴은 이를 「회의 속에서 실적장세는 자란다」라고 표현했다.이 단계에서는 국내 경제의 모든 경제지표 중 출하가 늘고 재고가 감소하기 시작한다는 것이 교과서적인 이론이다. 생산이 전년대비 플러스로 돌아서고 GNP도 회복세를 나타낸다. 이쯤해서 정부나 민간연구기관들도 경기의 바닥진입을 확인하고 경기전망을상향 수정한다. 이 단계에서는 아직 기업실적이 회복되지는 않는다.통상적으로 생산활동이 상승하여 경기가 회복되고 기업실적의 회복이 확인되기까지는 대략 1년 전후의 시간차가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즉 경기바닥의 확인은 금융장세가 종말에 가까워졌다는 사실을 의미하고 증시가 드디어 실적장세로 넘어간다는 것을확인시키는 증표라는 것이다.이 이론대로라면 국내 증시는 전형적인 실적장세를 예고하고 있다. 경기가 지표상으로 회복되고 경기회복에 대한 불안감은 여전하다는 점이 이론과 일치한다. 올들어 정부와 국제연구기관들도한국의 경제성장률을 상향 발표하는 등 많은 현상들이 전형적인실적장세가 다가오고 있는 징후를 나타내고 있다.● 실적장세에서의 투자전략금융장세는 어떤 의미에서「이상매입」인 반면 실적장세는 「현실매입」이라고 한다. 금융장세에서는 경기가 회복되고 기업실적이 좋아질 것이라는 기대감으로 매입하지만 실적장세에서는 경기회복의 확인에 이어 기업실적의 회복확인 등 경영환경의 호전을하나하나 확인하면서 순환상승한다는 것이다. 따라서 실적장세에서는 실적호전이 예상되는 종목을 중심으로 매수에 나서야 한다.일본의 금융전문가 우라가미 구니오는 그의 저서 「주식시장 흐름 읽는 법」을 통해 실적장세 초기에는 소재산업이, 후반에는가공산업이 주도주로 부상한다고 주장한다. 경기확대가 장기화되면 왕성한 최종수요에 힘입어 소재산업이 대형 투자설비에 나섬에 따라 산업용 기계를 비롯한 공작기계, 로봇, 자동창고 등 공장자동화(FA)관련 기업과 공업계기 및 사무기기 등 설비투자관련기업이 주목을 받는다는 것이다. 그러나 시간이 지날수록 소재산업의 이익증가율은 떨어지고 설비를 이용해 제품을 생산하는 가공산업의 이익증가율이 높아져 이들 가공산업주의 주가가 올라가기 시작한다는 것이다. 업종별로 보면 실적장세 전반에는 섬유,제지, 화학, 유리, 시멘트, 철강, 비철금속 등 소재산업주들이주로 상승한다. 물론 이때 기계, 전기, 자동차, 정밀기기 등 가공산업주도 동반 상승하지만 소재산업주에 비해 상승률이 낮다는것이다. 자본규모별로 보면 철강, 화학, 비철금속 등 대형주가주류를 이루고 주가수준에서 보면 저가주 그룹이 대부분인 것으로 분석했다.한국투신이 작성한 「경기회복기의 주가상승 주도업종 전망」에따르면 현재의 증시상황과 유사한 지난 92년 8월부터 94년 11월까지 27개월 동안 국내 주가는 1백48포인트가 상승했다. 당시 주가는 경기저점보다 6개월 선행했는데 초반에는 건설, 증권, 종이, 의약업종이 상승을 주도하였으며, 중반에는 건설, 도소매,철강, 전기기계, 운수장비, 운수창고, 보험 업종이 상승을 주도했다. 후반에는 의약, 철강, 전기기계, 음식료, 운수창고, 종이,화학업종이 주가상승을 이끌었다.한국투신은 오는 99년 상반기에는 건설,전기기계(전자, 통신) 업종이, 하반기에는 도소매, 운수장비, 운수창고, 은행업종이 주가상승을 주도할 것으로 예상했다. 92년과는 달리 철강업종은 전반적인 수급불균형이 예상됨에 따라 주가상승을 주도하기 어려우며보험업은 98년 12월의 급상승으로 주가상승 여력이 둔화될 것으로 분석했다. 은행업은 99년 상반기 구조조정이 마무리되면서 장세를 주도할 것으로 예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