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기업센터/346쪽/1만2천원

정치와 경제는 불가분의 관계에 있다. 서로 떼어놓고 생각할 수없는 존재임에 틀림없다. 하지만 두 단어 사이에는 많은 괴리감이 있다. 정치와 경제 사이에 어떤 관계가 정립되어야 하는가라는 과제가 제기되는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이 책은 제목에서 암시하듯 시장경제와 자유민주주의의 올바른관계는 어떠해야 하는지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이를 좀더 구체적으로 보면 현대 민주주의와 시장경제는 근원적으로 어떤 관계를 갖고 있는가, 민주주의와 시장경제 사이의 갈등을 해소할 수있는 가능성은 없는가, 갈등을 해소하기 위해 무엇을 어떻게 해야 하는가를 깊이 있게 다루고 있다.이 책은 크게 5장으로 짜여져 있다. 먼저 1장의 「시작하는말:몰락의 지름길」에서는 우리나라의 체제와 국민들의 삶에 포커스를 맞춘다. 체제와 인간의 삶의 상관관계를 살펴보면서 한국의 체제가 기업을 운영하기에 얼마나 많은 한계를 갖고 있는가를구체적인 사례를 들어가며 설명한다.2장의 「민주주의와 체제」에서는 질서와 행동규율 시스템, 그리고 정치와 관료 등의 시스템을 폭넓게 나열하면서 역사 속에서민주주의 체제와 경제성장이 어떤 상관관계를 가지면서 발전했는가를 비판적으로 검토한다. 결과적으로 경제민주주의가 얼마나무모한 환상인가를 밝히고 있는 셈이다.3장 「민주주의와 자유주의」의 핵심은 민주주의와 그 한계다.현대판 민주주의는 사회의 모든 분야에 다수결의 원리가 광범위하게 적용되는 것으로 이해되지만 이런 경우 발생할 수 있는 여러가지 부작용 또한 만만치 않음을 설명한다. 이어 정치가와 다수결원리, 노동법 파동과 민주주의 그리고 삼권 분립 등에 대한저자 나름의 주장을 펼친다. 이밖에 민주주의를 극복하는 대안으로서 자유주의 원리를 소개한다.여기서 잠깐 저자가 밝히고 있는 자유주의의 원리를 정리하면 이렇다. 첫째 자기 선택의 원리, 둘째 교환 자유의 원리, 셋째 지적 재산권의 원리, 넷째 자유기업의 원리, 다섯째 경쟁의 원리,여섯째 인센티브의 원리, 일곱째 자기 책임의 원리, 여덟째 작은정부의 원리, 아홉째 법치의 원리 등이다.4장 「흥망성쇠의 정치학」에서는 정치와 경제의 발전 4단계론을설명하면서 현대판 민주주의의 위력을 비판한다. 즉 현대판 민주주의의 변질은 경제성장을 뒤따르는 정부의 성장과 정부가 좌지우지할 수 있는 자원의 양이 증가함에 따라 이익집단 활동의 증가, 그리고 이를 뒷받침하는 인간의 인지구조와 민주주의의 변모를 부추기는 다양한 지식인 계층의 등장 등으로 더욱 가속화된다는 것이다.마지막으로 5장 「맺는 말:번영의 길」에서는 시장경제를 향한올바른 방향을 모색해본다. 특히 저자는 하이에크의 말을 인용하면서 자기선택과 자기책임이라는 행동규율이 지배하는 사회가 진정한 의미에서의 자유사회임을 분명히 하고 있다.이 책은 민주주의의 한계를 명확하고 예리하게 지적하면서 자유주의에 토대를 둔 시장경제만이 한국을 번영의 길로 이끌 것임을주장하고 있다. 이와 함께 민주주의와 시장경제의 병행발전은 정치적 수사로서는 의미가 있지만 현실 세계에서 민주주의와 시장경제의 갈등은 불가피하다는 점을 분명히 한다. 또한 법의 지배에 의해 제어된 민주주의만이 온전한 시장경제와 병행 발전을 도모할 수 있다고 강조한다. 따라서 제한적 의미의 민주주의를 이땅에 뿌리내리기 위해 지속적인 제도개선과 구성원들의 사고와의식의 개선을 위한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는 것이 저자의 일관된주장이다.또하나 거대 정부와 자유주의 원리는 결코 조화를 이룰 수 없다는 점도 눈길을 끈다. 시장경제에 대한 정치권력의 영향력을 최대한 줄여야 하며, 제왕적 대통령에 필적할만한 권한을 가진 행정부 수장의 힘을 줄이고 실질적인 삼권분립이 가능하게 해야 한다는 얘기다. 또한 이 책은 한 나라의 번영은 자유주의 원리가하나의 시대정신으로 자리잡을 때 가능하다며 툭하면 정부개입을요구하고, 툭하면 다른 사람들 탓으로 돌리는 대다수 구성원들을설득하고 교육시키는 일이 중요하다고 말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