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합적 관점에서 접근하고 생산라인에 의한 주도로 이뤄져야

자산 생산성(Asset Productivity)이란 말이 새로운 개념은 아니다. M&A(기업 인수 합병)를 주선하는 기업 사냥꾼이나 차입 매수(LBO:Leveraged Buyout:외부 차입금으로 조달된 자금으로 기업을 인수, 합병하는 것)가 미국에서 등장한 1980년대 이후 대부분의 대기업들은 주기적으로 자산 생산성을 높이기 위해 노력해왔다. 자산 생산성이란 기업이 가지고 있는 전체 자산을 통해 어느 정도의 이익을 내느냐 하는 자산 대비 산출 이익을 의미한다. 자산 생산성을 높이기 위한 시도로서 기업들은 재고를 획기적으로 줄일 수 있는 저스트 인 타임(Just In Time:원재료를 쌓아두지 않고 즉각 즉각 생산함으로써 재고를 최소화하는 생산성 향상 방법) 시스템을 도입했고 운전 자본 회전을 빠르게 하기 위한 다양한 시도들을 단행했으며 비전략적인 업무는 외부에 위탁하는 아웃소싱(Outsourcing)을 감행했다.이런 노력들은 기업에 필요했고 또 중요한 것이었다. 그러나 이제는 이런 노력만으로는 충분하지 않다. 투자자들은 끊임없이 주주 가치를 높이라고 압력을 가하고 있으며 이러한 현상은 미국을 넘어 아시아 국가들에까지 파급되고 있다. 결국 기업들은 주주 가치 상승을 위한 방법으로 자산 생산성 향상이라는 주요한 과제에 직면해 있다.◆ 비용 절감 한계 부딪혀물론 자산 생산성을 높이기 위한 노력은 과거에도 강조돼왔다. 그러나 앞으로 자산 생산성 향상은 더욱 중요해지는 반면 실행하기는 더욱 어려워질 것이다. 여기에는 다음의 세가지 이유가 있다.첫째, 전통적인 비용 절감 방법들이 한계를 드러내고 있다. 지난 10년간 기업들은 운영 비용을 줄이고 이윤을 높이기 위해 비용을 절감해왔다. 그러나 비용 절감은 가격 경쟁을 심화시켜 많은 산업에서 이윤을 감소시키는 뜻하지 않은 결과를 낳았다. 어떤 기업에도 유리할 수 없는 이런 가격 경쟁으로 인해 기업들은 수익 증진을 위한 마진폭 향상에 제약을 받아왔으며 그 대안으로 비용 절감보다는 자산 생산성 향상에 주목하기 시작했다.둘째, 고속 성장의 신화가 무너지고 있다. 지금까지 많은 기업들은 성장에만 초점을 맞춰왔다. 그러나 성장만을 중시한 나머지 수익을 희생시킨 사례는 너무나 많다. 이제 기업들은 지속적인 성장과 함께 수익성을 조화시키는 것이 중요하다는 사실을 새삼 깨닫고 있다. 기업이 새로운 성장 기회에 투자하기 위한 자금을 확보하고 인수한 기업을 최대한으로 활용하기 위해서는 자산 생산성 향상에 관심을 기울일 수밖에 없게 됐다.셋째, 산업 구조가 근본적으로 변하고 있다. 경제적이고 기술적인 변화로 인해 산업 구조에 장기적인 변화가 일어나고 있다. 규제 완화와 아웃소싱, 정보 시스템 발전으로 인한 산업간 협력 체제 강화 등으로 전체 산업에 분업화가 일어나고 있다. 산업이 세분화됨에 따라 한 산업내에 통합된 가치 사슬들이 다양한 계층의 개별 산업으로 해체되고 있으며 자산 소유 역시 분산되고 있다.이런 산업 세분화의 영향으로 어떤 기업도 통합된 가치 사슬안에 한 부분으로 편입시키는 방법으로 부실 자산을 보유하고 있을 수 없게 됐다. 많은 산업에서 이제 더 이상 수직 통합(Vertical Integration:원재료 생산에서 최종 제품 판매까지 기업의 모든 경영 활동 단계와 관련된 사업을 체계적으로 보유하고 있는 것)이나 단순한 자산 소유가 경쟁력 확보에 큰 도움을 줄 수 없게 됐다. 최근 새롭게 시장에 진출한 기업들은 최소한의 자산 소유와 높은 자산 생산성에 기반을 둔 사업 모델 구축에 성공하고 있다. 물론 이것이 자산이 완전히 사라질 것이라는 의미는 아니다. 그러나 기업들이 소유 자산을 더욱더 생산성있게 사용할 수밖에 없는 환경이 됐다는 점은 사실이다. 최근의 자산 생산성 향상은 다음과 같은 3가지의 특징을 가지고 있다.◆ 자산 생산성 향상을 위한 특징 3가지첫째, 자산 생산성을 개선하기 위해서는 단편적이 아니라 전체적으로 접근해야 한다. BCG의 경험에 따르면 대부분의 기업들은 자산 생산성에 단편적으로 접근하고 있다. 예를 들면 재고라는 한가지 자산을 독자적으로 관리하면서 자산 생산성 향상의 기회를 좁게 잡고 있는 것이다. 또는 자산 생산성 향상을 위한 내부 프로젝트를 수행할 때 프로젝트 사이의 상호 관계나 2차, 3차 파생 효과를 고려하지 않은채 프로젝트를 나열하기만 하는 것이다. 앞으로 기업들은 전체적이고 통합적인 관점으로 자산 생산성 문제에 접근해야 한다. 또 자산 생산성이 주주 가치 창출에 미치는 영향뿐만이 아니라 회사 내부와 산업 전체의 가치 사슬에서 각 자산들이 가지는 구조적인 상호 관계까지도 이해해야만 할 것이다.둘째, 자산 생산성 향상은 임직원에 의해서가 아니라 생산 라인에 의해 주도돼야 한다. 자산 생산성 향상은 내부 자산 운영의 결과이기 때문에 생산 라인 관리를 통해 달성하는 것이 유리하다. 과거에는 자산 생산성을 높이기 위한 노력들이 실질적으로 사업을 관리하는 생산 라인 관리자가 아닌 일반 임직원에 의해 주도됐다. 결과적으로 초기에 나타난 자산 생산성 향상의 결과가 계속적인 관심이나 사후 조치 부족으로 소멸되곤 했다. 앞으로 자산 생산성 향상은 라인 관리자들이 소명감을 가지고 지속적인 노력을 기울일 수 있도록 새로운 역할과 책임의식, 인센티브, 인프라 등을 설계, 실행하는데 초점이 맞춰져야 한다.셋째, 사업 포트폴리오와 자산 배분 결정을 포함시켜야 한다. 기업의 자산 생산성 향상에 가장 크게 영향을 미치는 것은 종종 기존 자산의 효율성 개선이 아니라 미래 투자 기회에 대한 현명한 선택이다. 기업들은 앞으로 상품과 사업 포트폴리오, 또 전체자본 분배 과정에 자산 효율성에 대한 관점을 포함시켜야 한다.운영 과정 개선과 마찬가지로 자산 생산성도 하루 아침에 향상되지는 않는다. 자산 생산성 향상을 꾀하는 기업들은 분석과 운영, 전략에 관한 복잡한 사안들을 해결해야 한다. 자산 생산성 향상이 어려운 과제이기 때문에 일단 실질적인 생산성 개선을 이룬 기업들은 경쟁 기업들이 쉽게 모방할 수 없는 경쟁 우위를 확보하게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