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텔 욕실에서 격렬히 정사를 벌이던 창녀가 죽었다. 낯모를 목격자는 없다. 의기투합해 「총각파티」에 함께 온 친구 4명뿐이다. 창녀의 죽음은 분명 사고였지만 입증할 도리가 없다. 거실은 온통 술병과 코카인 천지였으니….이럴 때 당신은 어떻게 할 것인가. 선택은 두가지다. 경찰에 신고해 그 친구의 손에 수갑을 채우게 하거나 호텔방을 깨끗이 정리하고 완전범죄를 노리는 것이다.「베리 배드 씽」(Very Bad Things)의 주인공들은 후자를 택한다. 악마적인 심성의 로버트(크리스찬 슬레이터)가 방을 점검하러온 호텔 경비원마저 칼로 살해해 모두가 꼼짝없이 공범이 돼버렸기 때문이다. 이제 남은 일은 두 시체를 감쪽같이 치우는 것.5명이나 죽고 죽이는 끔찍한 영화지만 공포스럽지는 않다. 처음으로 메가폰을 잡은 피터 버그는 「코믹」한 장면 장면으로 살인과 그 후의 스토리를 속도감 있게 잇는다. 그룹 「폴리스」의 창단멤버(드러머)였던 스튜어트 코플랜드의 만화같은 색채의 음악도 피범벅이 된 화면과 기괴한 대조를 이룬다.피터 버그가 이 영화를 통해 드러내고자 했던 것은 「평범한 사람들의 마음속에 내재된 악마성」이라고 한다. 결론은 물론 권선징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