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술환자 몰라봐야 정상 ... 대머리치료에도 발벗고 나서

「성형미인」. 「인조미인」. 요즘 여성치고 얼굴이나 몸에 칼을 대지 않은 사람이 드문 현실을 빗댄 말들이다. 그만큼 수술을 통해서라도 아름다워지고자 노력하는 여성들이 많다. 여성만이 아니다. 면접만 보면 떨어지는 입사지망생, 보다 활동적인 모습을 원하는 비즈니스맨, 외국에 나가는 경영자, 연예인지망생 등 성형외과를 찾는 남성들의 발걸음도 잦다. 그만큼 성형수술은 보편화됐다.◆ 무턱댄 성형수술 ‘금물’『성형수술에 대한 신기루 같은 것을 갖고있는 사람들이 많으며 그런 환자들에게 환상을 버리라는 말을 항상 합니다. 성형수술은 「밸런스」를 찾아주는 일입니다. 쌍꺼풀이 없더라도 균형을 갖춘 얼굴이라면 굳이 수술을 할 필요가 없잖습니까.』 서울 강남구 압구정동에서 10년째 성형외과를 운영하고 있는 엄익태(47)원장의 말이다. 무턱대고 수술을 원하는 세태는 잘못 됐으며 외적인 아름다움을 추구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균형미가 더 중요하다는 말이다.엄원장이 설명하는 균형미 즉 밸런스는 간단하다. 이목구비가 적당한 크기로 제 위치에 자리잡고 있으면 된다는 것이다. 미남미녀의 기준도 서구형이니 동양형이니 하는 말은 의미가 없다.미남미녀의 기준으로 삼는 균형미에 대해 엄원장은 코가 눈동자의 중심선(외국은 속눈썹선에서 시작한다)에서 시작하고 눈과 눈 사이의 거리가 눈길이랑 같아야 하고 또 모발선에서 눈썹하단, 눈썹하단에서 인중의 시작부분, 인중시작선에서 턱끝까지의 길이 등 3부분의 길이가 같아야 한다고 설명했다. 이는 단순히 계산한 수치나 비율이 아니라 『미술에서 말하는 황금분할의 원리가 적용된 것』이라고. 황금분할은 황금비율로 불리기도 하며 흔히 1대 0.618의 비율을 말한다. 담배곽이나 명함 등이 황금분할을 이용한 것으로 가장 아름답고 안정됐다고 인정되는 비율이다.이런 황금비율을 적용해 얼굴의 균형미를 살펴 밸런스가 크게 어긋나지 않으면 수술이 필요없으며, 아무리 수술이 잘 됐더라도 밸런스가 깨졌다면 성형수술의 의미가 없다는 것이다. 『수술후 의사가 자신의 환자를 몰라봐야 성형수술이 제대로 된 것』이라는 말에서 밸런스에 대한 엄원장의 고집을 엿볼 수 있다.엄원장이 이런 말을 하는 것은 그만한 이유가 있다. 고등학교 재학시 미술대학에 진학하려고 했을 정도로 미술을 좋아하고 재능이 있다는 소리를 듣던 「수험생 엄익태」는 이런 미에 대한 관심과 달리 부모님의 뜻에 따라 의대에 진학해야 했다. 하지만 의대에 진학해서도 미에 대한 관심은 여전해 결국 진료과목중 아름다움을 추구하는 성형외과를 선택하고 박사학위까지 취득했다는 것이다. 미를 추구하는 여성들 못잖게 아름다움을 추구한다는 설명이다.때문에 『환자의 결과에 대해 어느 정도 자유로운 대학병원과 달리 모든 것을 책임져야 하는 개인병원을 차렸으며, 그만한 자신감이 있어서였다』고.◆ 아름다움 추구코자 성형외과 택해엄원장의 이런 성격을 드러내는 에피소드가 있다. 개업한지 얼마 안되어서였다. 수술을 했던 한 여성을 수술 후에 보니 아무래도 맘에 들지 않았다. 다시 수술을 하자는 말이 입안에서 맴돌았으나 쉽게 권할 수 없었다. 환자 자신이 수술결과에 만족해하는 데다 수술한지 얼마 안돼서 다시 하자면 불신감과 불안감이 커지는 것이 걱정돼서다. 하지만 결국 환자에게 털어놨다. 수술은 제대로 됐지만 전체적인 균형미가 자신의 의도대로 살아나지 않았으니 기회를 한번 더 달라고. 결국 수술결과에 만족했던 환자의 동의를 얻어 다시 메스를 잡았다. 그후 소문이 빠르게 돌았다. 「저 병원은 의사가 자기 맘에 들 때까지 수술하는 집」이라고. 음식집과 병원만큼 입소문이 빨리 도는 곳이 없다. 그 소문의 힘도 엄청나다. 덕분에 엄원장의 병원은 남녀노소를 불문하고 환자들이 늘어갔다. 단골도 생길 정도였다. 동네가 동네인만큼 연예인들도 많이 찾았다. 연기자협회의 지정병원으로 지정되기도 했을 정도다.이처럼 미용성형에서 잘 나가던 엄원장은 6년전부터 개별식모술(단일모 식모술)을 통해 대머리나 무모증 환자들을 치료해 왔던 수술경험을 살려 최근 모발성형에도 적극 나서고 있다. 『모발성형이나 미용성형이나 아름다움을 추구하는 점에서 같은 것으로 미용성형에서 모발이라는 한 종목을 보탠 셈』이라는 게 엄원장의 설명. 모발성형에 나선 특별한 이유가 없다는 말이다. 대신 『성형수술은 병원을 찾는 사람이 가진 「정신적인 문제를 외과적인 수술로 치유」하는 것』이라는 말과 함께 환자의 사례를 들려줬다. 남편에게서 무모증이라 사업이 안된다는 핀잔을 듣고 살았던 중년여성과 나중에 죽어서 염을 할 때 평생 자신만의 비밀로 지켜온 무모증이 알려질까 두려워 수술을 받았던 60대 할머니의 경우 수술후 엄청 기뻐했다는 것이다.◆ 대머리, 개별식모술로 완치가능『사실 유전성 대머리나 무모증은 약으로 치료가 불가능합니다. 하지만 아무리 대머리라도 뒷머리나 옆머리의 모발은 남아 있습니다. 이 부분을 떼어내 털이 없는 부분에 특수 주사기로 한가닥 한가닥씩 심어주는 수술이 개별식모술(단일모 식모술)입니다.』 엄원장이 시술하는 치료법에 대한 간략한 설명이다. 흉터가 거의 없고 한가닥씩 심기 때문에 모발의 방향이나 분포를 조절해 자연스런 모발형태를 유지할 수 있다는 게 엄원장의 말이다. 특히 여러 개의 머리카락을 한번에 옮겨 심는 다발형 식모술에 비해 모발이 살아서 자라나는 확률이 90% 정도로 높다는 것이 엄원장의 자랑이다. 따라서 『나이가 젊은 대머리환자나 부분탈모증, 화상·사고 등으로 인한 대머리, 무모증 등에 효과적』이라고. 엄원장은 또 개별식모술은 국소마취후 3시간 정도면 수술이 끝날 정도로 간편하고, 수술후 1주일이 지나면 일상생활에 전혀 지장이 없고 수술후 4∼5개월 후면 모발이 자라는 효과를 볼 수 있다고 부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