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만도 50여개의 위탁 급식업체가 생긴 것으로 압니다. 주로개인 사업자나 중소업체들로, 하루에 한곳씩 생긴다는 말이 나올정도니까요.』 제일제당 FS사업부 정용채 개발팀장의 말이다. 기업 학교 병원 관공서 등의 구내 식당을 위탁받아 경영하는 위탁급식시장에 뛰어드는 업체들이 놀랄 정도로 늘어나고 있다는 것이다. 실제로 『위탁 급식 업체수를 파악하는 것이 불가능하다』는 것이 업계에서 나오는 말이다.단체 급식시장 특히 위탁 급식을 겨냥한 업체들이 이처럼 속속생겨나는 가장 큰 이유는 시장 전망이 그만큼 좋아 보이기 때문.업계에서 추산하는 올해 단체급식시장의 규모만도 4조∼4조5천억원대. 이 가운데 『급식업체들이 치열하게 각축을 벌이고 있는위탁 급식의 경우 1조∼1조5천억원대에 달한다』는 것이 소덱소코리아 세일즈 앤 마케팅팀 정유석부장의 말이다.게다가 대통령 공약 사항으로 올해부터 실시되는 고교 급식시장만도 8천억∼1조원대로 추산되고, 오는 2002년까지 중학교까지급식을 실시하게 되면 시장 규모는 더욱 커질 전망이다. 한화국토개발 FS사업부 고희준이사는 『위탁급식률이 90%에 이르는 선진국과 비교해 40% 수준으로 직영 방식의 식당이 많은 국내 현실을 감안하면 시장 규모는 더욱 확대될 것』이라고 전망했다.이러한 시장 규모도 규모려니와 시장 전망이 밝다는 점도 업체들의 경쟁을 부추기는 한 요인이다. IMF로 직장인들이 외식을 줄이는 대신 구내 식당을 이용하는 추세가 늘어난데다 기업들도 식당운영을 전문업체에 맡김으로써 식당 운영 등에 따른 관리비를 줄이는 대신 양질의 식사를 제공받을 수 있다는 이유로 위탁경영을확대하고 있다.한화국토개발을 위탁 급식업체로 지정해 지난 3월부터 급식을 하고 있는 동양강철 관리팀의 박재범씨는 『비용 절감과 사원 복지차원에서 사내 식당을 직영에서 위탁 급식으로 바꿨다』며 『시설이 훨씬 개선되고 음식이 맛깔스럽게 나와 직원들이 대단히 만족해하고 있으며 노사관계에도 큰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학교 급식의 경우 주부들의 일손을 덜어준다는 차원에서의 확대불가피론도 나오고 있다. 대한영양사협회 배미용부장은 『중학생만 되어도 도시락 2개가 필요해지는데 이는 주부들로서는 큰 부담이며 결국 위탁급식시장이 커질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실제로 이미숙(한림대 식품영양학과) 교수 등이 지난 97년 조사한 급식만족도 조사에 따르면 학부모들이 급식을 원하는 이유로 「도시락 준비의 번거로움」이 68%로 가장 많게 나타나기도 했다.하지만 학교 급식에 대한 「신중론」도 나오고 있다. 한 학교의위탁 급식시 1억5천만원 정도가 소요되는데 교육부가 제시한 한끼당 1천7백원으로는 수지를 맞추기 어렵다는 것이다. 『한끼에최소한 2천3백~2천5백원이 돼야 균형있는 식사를 제공할 수 있다』는 것이 한화 고이사의 설명이다.현재 위탁급식시장에는 기업, 농협, 외국 기업, 개인 사업자 등사업중인 곳들 외에도 몇몇 외국 기업들이 관심을 가진 것으로업계에 알려져 있다. S사의 한 관계자는 『(한국 시장에 관심을가진) 외국업체들의 경우 전문 기업으로 비용 관리나 위생 관리면에서 경쟁력을 갖추고 있다』며 『컴패스(Compass)나 유레스트(Eurest) 등과 같은 유럽 기업들이 관심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단체 급식시장이 이처럼 뜨겁게 달아오르면서 덩달아 주방 설비를 납품하는 업체들도 분주하다. 종합주방설비업체인 린나이코리아의 장상익과장은 『주방설비의 경우 납품이 크게 늘어나고 있다』며 『업소용 주방설비만 2백억원의 매출을 바라본다』고 말했다. 한대에 약 2백만원 정도 하는 1백50인용 밥솥의 경우 예전에 비해 3배 정도 판매량이 늘어나 월 5백∼6백대씩 위탁 급식업체로 나간다는 것이 장과장의 설명이다.한편 위탁 급식업체들의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그에 따른 문제점도 나타나고 있다. 가장 먼저 거론되는 것은 단체 급식이 규모의경제가 이뤄져야 저가에 양질의 식사를 제공할 수 있는데 그렇지않다는 점.C사의 한 관계자는 『사업자 등록증만 있으면 사업이 가능해 연고 등을 통해 영업장을 확보하려는 개인 사업자나 중소기업들이늘고 있다』며 『이런 업체의 경우 양질의 식사 제공이 힘든 것은 물론 위생 사고까지 우려된다』고 말했다. 소덱소 코리아의정부장은 『위탁 급식을 비용면에서만 고려하는 기업들이 많고급식업체 선정시 인맥 등이 작용한다』는 말로 문제점을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