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회사채 금리는 사상 최저 수준인 7%대까지 하락했다. IMF 자금 지원을 받은후인 작년 초 30%와 비교하면 큰 변화가 아닐 수 없다. 금리가 이렇게까지 하락한데에는 여러가지 원인이 있지만 우선 금융시장의 안정을 들 수 있다. 작년 상반기까지는 외화 유입을 위해 18~25%에 달하는 인위적인 고금리 수준을 유지했다.그러나 작년 하반기부터 금융시장이 안정되면서 고금리를 유지할 필요가 적어졌다. 작년 초부터 고금리를 주장했던 IMF측도 금리 인하의 당위성을 인정하게 되면서 정부는 금리의 하향 안정을 통한 경제 회생에 주력했다. 또한 금융기관 부실채권 정리를 위해 대량으로 발행하기로 한 64조원의 국공채를 저렴하게 소화하기 위해서도 낮은 금리가 유리했다. 이에 따라 연말 회사채 금리는 8%까지 하락했다. 올 들어서도 금리는 낮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연초 7%대까지 하락했다가 8%대로 반등했지만 최근 다시 7%대로 진입함에 따라 본격적인 저금리 시대를 열게 되었다.그렇다면 향후 금리는 어떻게 움직일 것인가. 금리 수준을 전망하기 위해서는 먼저 자금의 수급을 살펴 보아야 한다. 기본적으로 금리는 시장 자금 수급에 따라 결정되기 때문이다. 작년에 이어 금년에도 기업들은 구조조정에 전력할 것으로 보인다. 대기업 빅딜, 워크아웃, 부채비율 감축 등 정해진 계획에 따라 재무구조를 개선해야 하기 때문에 대규모 부채를 동반하는 설비 투자는 예년에 비해 감소할 것으로 예상된다. 주식시장을 통해 투자자금을 조달하는 방법도 있지만 재무구조 개선을 위한 증자 물량만 20~30조원에 달할 전망이므로 투자 재원 마련이 용이하지 못하다. 결국 기업 자금수요 확대에 따른 금리 상승 압력은 크지 않을 것이다. 정부의 국고채 발행이 30조원 이상 예정되어 있으나 기관투자가들이 무난히 소화할 수 있을 것이다.둘째로 금리 결정에 영향을 미치는 다른 변수들을 살펴 보자. 정부와 IMF는 이미 금리의 하향 안정을 합의한 바 있다. 정부는 경기 회복과 기업 수익력 제고를 위해 국고채 발행 수익률과 콜금리 등을 통해 시장 금리 인하를 유도하고 있다. 그러나 초단기 금리인 콜금리는 이미 4%대까지 하락해 추가적인 인하에는 어려움이 있을 것이다. 따라서 장기 금리 수준은 장단기 금리의 차이를 통해 예상해 볼 수 있다. 회사채 금리와 콜금리의 차이는 작년 12월에는 평균 1.55% 포인트였으나 금년 3월 중순에는 3.5%포인트 이상으로 확대되었다. 그러다가 4월 들어서는 2.7%포인트로 차이가 점차 축소되고 있어 회사채 금리의 추가 하락 폭은 크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최근 우리 경제는 작년말 예상보다 빠른 속도로 불황을 탈출하고 있어 올해 전체로는 4.2% 정도 성장할 것으로 예상된다. 소비자 물가는 2.5% 정도 상승할 것으로 예상돼 명목성장률은 6.7%가 되는데 현재 금리수준이 7%대임을 감안하면 추가적인 하락 폭은 크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결국 향후 금리 수준은 기업의 자금 수요가 살아나지 않는 이상 정부의 영향력에 따라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낮은 금리가 지속되면 기업의 금융비용이 경감되고 주식시장이 확대되면서 증자가 용이하게 돼 경제성장률이 높아질 수 있다. 반면 저축이 감소하고 부동산 등 위험성 높은 자산에 대한 투자가 확대되며 소비 증가로 물가가 상승하여 경제안정을 저해하는 부작용도 발생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