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대 초반의 연인인 롤라와 마니. 암거래조직에 연루된 마니는 10만마르크가 든 돈가방을 잃어 버린다. 약속된 시간안에 보스에게 돈을 건네지 못하면 마니는 죽는다. 시간은 20분밖에 남지 않았다. 마니는 겁에 질려 슈퍼마켓을 털려 하고 그의 전화 연락을 받은 롤라는 무조건 은행 간부인 아버지를 향해 베를린 시내를 질주한다. 마니의 머리속엔 사랑하는 사람을 구해야 한다는 한가지 생각밖에 없다.영화는 롤라의 질주와 그 결과를 세가지 버전으로 보여준다. 질주의 미세한 속도 차이와 그 과정에서 무심결에 해야하는 선택에 따라 두 사람의 생사는 판이하게 엇갈린다. 달라지는 것은 롤라와 마니의 운명만이 아니다. 질주하는 마니가 거리에서 스치는 이름모를 사람들의 인생 전체도 완전히 뒤바뀐다.이 영화에서 빼놓을 수 없는 요소는 음악이다. 대중음악 작곡가이기도 한 톰 티크베어 감독이 직접 만든 테크노 댄스 음악은 롤라의 절박한 심정과 롤러코스트를 탄 듯한 영화의 속도감을 뒷받침하고 있다.